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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추월 사태' 진술이 아닌 진실을

입력 2018.03.21. 17:46 수정 2018.03.21. 20:36

지난달 19일 강릉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팀추월 '팀워크 불발' 논쟁은 하루 새 20만명, 한달간 청와대 청원 역대 최다인 61만여명의 서명으로 이어졌다.

청원인은 "단체경기인데 개인의 영달에 눈이 먼 선수들이 노선영을 버리고 갔다. 대표선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올림픽 출전 자격을 미처 확인하지 못해 노선영이 팀추월에 나갈 수 없을 뻔했던 상황에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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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
국민청원 61만명 어어졌지만
해명 갈리고 억측·예단 난무
문체부 감사서 진상규명 해야

[한겨레]

지난달 21일 강릉빙상장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7~8위 결정전에 출전한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강릉/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진실은 무엇인가?

지난달 19일 강릉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팀추월 ‘팀워크 불발’ 논쟁은 하루 새 20만명, 한달간 청와대 청원 역대 최다인 61만여명의 서명으로 이어졌다. 청원인은 “단체경기인데 개인의 영달에 눈이 먼 선수들이 노선영을 버리고 갔다. 대표선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달이 지났지만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애초 팀추월 예선 다음날 백철기 빙상대표팀 감독은 “노선영이 마지막 3번 주자로 나선 것은 본인이 뛰고 싶다고 해서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기자들이 100명 안팎 모였으니 그야말로 국민을 상대로 한 회견이었다. 그런데 감기몸살을 이유로 이날 회견장에 나오지 않은 노선영은 특정 방송사를 통해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완전히 상반된 진술이었고,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노선영은 최근 같은 방송사의 시사 프로그램에도 등장했다. 자신의 발언이 불러온 진위논쟁의 파장을 생각하면 팀추월 작전에 대한 진실을 말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노선영은 “팀추월은 버리는 경기였다” “메달을 못 따는 선수도 챙겨야 한다”는 얘기만 하고 입을 다물었다.

팀추월 작전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억측과 예단, 자극적인 발언이 난무했다. 한 시사 프로그램의 패널은 “팀추월을 보면서 모욕감을 느꼈다”(유시민)고 했고, 국회 토론회에서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해체해야 한다”(안민석)는 주장까지 나왔다. 의견은 자유롭지만 사실 관계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

지금까지 벌어진 혼란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올림픽 출전 자격을 미처 확인하지 못해 노선영이 팀추월에 나갈 수 없을 뻔했던 상황에 책임이 있다. 백철기 감독은 평소 해오던 팀추월 방식을 올림픽 때 바꾸면서 결과적으로 ‘작전의 실패’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매년 올림픽 때마다 현 집행부를 흔드는 불만 세력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자칫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6일부터 대한빙상경기연맹 감사를 한다. 팀추월 작전의 진상규명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 대표팀 감독과 코치, 선수 셋을 모두 불러 모아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그래도 판단하기 어렵다면 사정당국에 맡겨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 한달 이상 팬들을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간 팀추월 사태의 원인 추적이 흐지부지된다면 허탈할 것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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