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미디어] 'DUGOUT People'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조회수 2018. 4. 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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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기근이요? 저 강민호인데요?

시대를 대표하는 포수를 떠올려보면 항상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기 마련이다. 10년 단위로 잘라서 생각해 봤을 때, 가장 최근인 2010년대를 대표하는 포수라 하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누구를 생각하겠는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얼굴, 바로 한 장만 앞으로 넘기면 나오는 사진 속 그 사람 아닌가? 그렇다. 바로 강민호다. <더그아웃 매거진>이 포수 특집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표지의 주인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심지어 ‘강구못(다른 팀은 강민호 구경도 못 해볼 것)’이라는 4년 전의 말이 무색하게 푸른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그를 안 만나볼 수 없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LEE HANEUL   Location Akama Sports Park


새로운 시작

새 시즌이 시작됐다. 팀 적응은 잘 되고 있는지?

적응은 이미 다 끝났다. (웃음) 첫 며칠이야 어색한 감이 없을 수는 없다. 그래도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 금방 또 적응이 되더라. 다들 많이 도와줘서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지난 비시즌, 어떻게 시즌을 준비했는가?

항상 미국에서 1차 훈련을 했는데, 올해는 오키나와에서 시작을 했다. 일단 시차 적응을 할 필요가 없어 준비하기에 수월했다. 또한 올해는 스프링캠프 전 개인훈련도 오키나와에서 했기 때문에 심적으로도 편했다.


밖에서 본 삼성의 모습과 안에서 본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누가 뭐래도 삼성은 명문팀이다. 최근 10년간 한국시리즈에 가장 많이 올라간 팀, 우승도 가장 많이 했던 팀이지 않나. 물론 최근 2년간은 부진했지만, ‘삼성 왕조’의 문화나 분위기는 여전한 것 같다. 우선 프런트나 코칭스태프 모두가 확실히 선수를 위하고 대우해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결국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고, 그만큼 우리의 역할을 팀이 인정해준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로서도 이렇게 존중받으면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밖에서 지켜봤을 때도 ‘삼성은 참 멋있는 구단이다’라고 생각했는데, 들어와서 봐도 역시 그렇다. 안과 밖이 다르지 않다.


팀 동료 중 가장 친해진 선수는 누구인가?

이적을 하고 부쩍 친해진 건 구자욱. 원래 사적으로는 연락을 잘 안 했는데, 와서 많이 친해졌다. (이)원석이나 (김)상수, (조)동찬이 형은 오랫동안 같이 야구를 해 와서 원래부터 친했다. 친한 사람들이 팀에 같이 있으니 확실히 적응이 편했다.


이제는 대구에 익숙해져야 할 텐데, 대구에 대한 원래의 이미지는 어땠는지?

덥고 추운 곳? (웃음) 이제는 라이온즈파크가 새로이 생겨서 괜찮지만, 옛날 시민구장 때는 워낙 더웠다. 인조잔디가 깔린 낡은 구장에서 대구의 더위를 맞는 건 상상 이상으로 고역이었다. 지금은 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게 되었으니, 그것도 기대가 된다.


강민호의 ‘포수론’

포수는 어려운 자리다. 수많은 선수, 심지어 실력으로 이름을 날리는 선수 중에서도 포수라는 자리에서 버티지 못하고 다른 포지션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래서 리그는 그야말로 ‘포수 기근’을 겪고 있다. 그렇기에 강민호에게 포수라는 자리는 애틋하고, ‘포수 강민호’의 가치는 더욱 높다.


벌써 15년 차다. 프로에서 포수로 살아남은 만큼 포수라는 자리에 애정이 있을 것 같다.

일단 포수라는 자리가 참 재미있다. 경기를 치를 때마다 희열을 많이 느낀다. 다른 포지션의 1승과 포수의 1승은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다. 물론 반대로 1패로 받는 데미지도 포수가 보통 선수보다 훨씬 크다. 그만큼 희로애락이 많다. 승리의 기쁨이 큰 만큼 패배의 쓰라림도 크다. 그게 매력인 것 같다.


15년간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강민호가 생각하는 ‘포수’란 무엇인가?

이전에 대표팀에서, 지금은 코치가 된 박경완 선수가 당시에 ‘포수는 엄마다’라고 했는데 그게 이제 서야 와 닿고 있다. 정말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점점 ‘엄마’라는 말뜻이 무슨 얘기구나 하는 걸 알겠다. 전에 어렸을 때는 선배, 형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따라가는 입장이었다. 이젠 나이가 30대고, 선배보다 후배가 훨씬 많은 나이가 되고 나니 챙길 게 많다. 어린 투수들, 팀 작전 등을 챙겨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 팀을 옮긴 게 마치 살림 바뀐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일 때는 워낙 익숙하고 오래 있었으니 어떻게 팀이 굴러가는지를 다 아는데, 삼성에 와서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래서 당장에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선수 각자의 버릇이라든가 성격부터 파악해야 한다.


포수로 지명되어도 여러 이유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선수들을 많이 봐왔다. 긴 시간 포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크게 다친 적이 없다. 부모님이 워낙 건강하게 낳아 주셔서, 큰 부상 없이 경기를 소화해낸 것이 포수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 생각한다. 포수는 보통 청년기를 넘어가면서 큰 부상을 한 번씩 겪게 되는 포지션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그런 고비가 없이 매년 풀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 그만큼 경험도 많이 쌓이고, 성장할 기회가 많았다. 운동선수에게는 자기 몸이 역시 가장 큰 자산이지 않은가. 최고의 재산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가장 자신 있는 점과 아직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가장 자신 있는 건 투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투수의 장단을 빠르게 파악하는 센스가 있다. 그래서 경기에서 투수가 올라왔을 때, 그 선수에 맞게 멘탈을 잡아주고 리드를 한다. 투수도 자기의 상황을 알고 이끌어 주는 포수가 마음이 편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점은 블로킹을 민첩하게 못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린 친구들에 비해서는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이 핑계를 대고 싶은 마음은 없다. 현실이 그렇다고 해서 그냥 약점인 채로 놔둘 건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 보완해야 하고, 보완할 것이다.


삼성의 어린 포수들이 강민호 선수를 롤모델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 베테랑이니만큼 후배들을 위한 멘토 역할도 해주어야 할 텐데, 후배들에게 딱 하나만 조언을 한다면 무엇일지?

안 그래도 이적하면서도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그런 역할을 하겠구나’ 싶었는데 아직 많이 안 물어보더라. (웃음) 굳이 먼저 나서서 조언을 하자면, 투수의 장단점이나 순간의 상황, 느낌 같은 것을 파악하는 감각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이론적인 부분을 공부하고 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뛰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느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이게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만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친화력의 화신

야구판에는 ‘선수 강민호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인간 강민호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강민호의 친화력은 이미 많은 사람에게 검증되었다. 그의 친화력은 팬, 선수, 코치를 가리지 않는다.


팬이 많기로 워낙 유명하다.

아이고, 아니다. (겸손) (민망)


에이, 듣는 팬 서운하다. (웃음) 인정할 건 인정하자. 스스로가 생각하는 팬이 많은 이유는?

일단 팬들을 야구장에서 만나면 밝게 인사한다. 경기 전 워밍업 시간에도 일찍 나오셔서 사진 찍으시는 팬들이 있다. 그런 분들 보이면 뛰다가 근처에 다가가서 ‘오늘 이길 수 있게 응원 잘 좀 부탁드려요’하고 장난스럽게 말을 건다. 내가 그 한마디 하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팬들은 선수와 하는 대화 한마디를 크게 생각해 주시지 않나. 그래서 그걸 알고 난 뒤에는 인사 한 번, 말 한마디 같은 작은 것부터 시도해왔다. 이렇게 팬들과 마주하게 되면 ‘강민호가 멀리 있는 게 아니구나’하고 조금 더 친근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결국 우리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고, 해 드릴 수 있는 건 다 해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미 삼성의 공식 온라인 굿즈샵에서 마킹이 품절되었더라. 팬들의 기대감이 상당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싶다.

부담감… 당연히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때까지 프로야구 선수로 살면서 항상 부담을 가지고 생활해왔다. 그렇기에 이적한 이후에 특별히 부담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그렇게 보내주시는 기대감 덕분에 욕심이 생기는 건 있다.


욕심이라면?

‘강민호가 와서 삼성 야구 참 재미있어졌다. 활기차게 한다’라는 인상을 가지실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사실 나 하나 추가되었다고 팀플레이인 야구에서 드라마틱한 성적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교만이다. 하지만 이적 당시에 단장님이 처음 말씀하시기를 삼성이 새롭게 만들어가는 변화의 첫걸음에 중심이 되어서 어린 투수들과 같이 커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 말은 나에게 당장 올해의 성적만을 요구하는 게 아니고, 쭉 동행하고 싶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나로서도 바라는 바인 만큼, 어린 투수들이 앞으로 활기차게 잘 해서 삼성이 다시 왕조 시절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돕고 싶다.


새로운 응원가를 받을 예정이다. 과거 응원가가 워낙 명곡이었는데 아쉽지는 않은가?

정말 아쉽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10년도 넘게 야구를 해왔다. 안 아쉬울 수가 있나. 하지만 롯데에 있으면서 부산 팬들에게 받았던 응원을 생각하면, 구단명만 바꾸어서 같은 노래를 쓰는 것은 응원해주었던 팬들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미 나 혼자에게만 속한 노래가 아니다. 그 노래는 이제 추억 속에 묻히지 않을까 싶다. 그 노래는 앞으로 누가 또 안 쓰지 않을까. 또, 대구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 곡을 받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어떤 응원가가 되었든 내가 잘하면 그 곡이 또 새로운 명곡이 될 거라고 믿고 있다.


삼성에 와서 상대하지 않아 좋은 선수가 있다면?

구자욱도 있고… 아, 박해민! 이제 도루를 안 줘도 된다. (한숨) 주자로 나가면 항상 신경이 쓰이는 선수였는데, 이제 우리 팀이니 든든하다.


그렇다면 반대로 롯데에서 꼭 한번 상대해보고 싶었던 선수가 있다면?

(망설임 없이) 손아섭! 도루 저지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아섭이, 전준우… 모두 잘 치고 잘 달리는 선수들이니만큼 타석에서나 2루에서나 재미있게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에 와서 반가운 인연이 또 있다. 진갑용 코치와 국가대표 이후 다시 재회했다. 같이 해보니 어떤가?

일단 나나 진갑용 코치나 성격이 비슷하다. 둘 다 장난도 많이 치고, 투수에게 말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원래부터 친했고, 와서도 반갑고 좋다.


안 그래도 이번에 같이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매우 밝아졌다고 주변에서 입을 모아 얘기하더라. 진갑용 코치도 신임 코치인 만큼 베테랑 포수가 합류한다는 점이 의지가 될 것 같은데 내색은 안 하던가?

아무래도 나이도 이제 어느 정도 먹었고 베테랑 소리를 듣게 되어서 그런지 훈련하면서도 나를 믿어주신다. 선수 때도 서로 어떻게 하는지를 보면서 잘 알다 보니 더욱 그게 가능한 것 같다. 그냥 매번 ‘알아서 잘 해라’ 하시니까,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부담도 주나?) 전혀 안 준다. 그냥 ‘노땅 저리 가라 훠이훠이’하고 쫓아낸다. (웃음)


그에게 주어진 4년이라는 시간

오랜 부산 생활을 마치고 이제 새로운 야구 인생을 대구에서 시작하게 된 강민호. 시작점은 14년 전에 지나온 줄만 알았지만, 또 한 번의 시작이 눈앞에 있다. 삼성은 그를 믿었고, 그 자신도 스스로를 믿었다. 34살의 새 도전은 그 자체로 자신감의 표현이다.


두 번째 FA 기간을 맞았다. 남들은 한 번 하기도 어려운 걸 두 번이나 했다.

세 번 하겠다. (단호) 4년간 몸 관리 잘 하고 더 좋은 선수 되어서 3번째 FA 계약을 할 수 있게 달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새로운 팀이라는 변수는 선수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사람이라면 응당 걱정이 될 법도 하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삼성이랑 계약을 하고 나서는 한동안 두려움이 있었다. 부산 길을 걷고, 부산 바다를 보면서 출퇴근한 게 14년이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는 당연히 생각해 본 적도 없다. 프로 선수가 된 이후 막연하지만 당연하게 롯데에서 은퇴를 하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적을 했고, 생각지 못했던 상황이었던 만큼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런데 그런 말이 있더라. ‘사람은 어디에 가든 자기 할 것만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살아진다.’ 그래서 금방 적응할 거라고 믿었다. 실제로 또 지금 훈련하면서는 또 아무렇지 않게 야구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이든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겠나 싶다. 물론, 사직에 첫 원정을 가면 얼마나 낯설지 상상이 잘 안 된다. 하지만, 그것도 곧 무뎌질 것이다.


삼성이 최근 2년간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그 2년을 밖에서 보고 새로이 합류했다. 삼성이 가진 문제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최근 2년을 보면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이 쉽게 무너졌다. 외국인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고, 어린 투수들은 빠르게 1군에 적응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지지 않게만 한다면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작년에 내가 경험한 롯데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지난 시즌 내내 롯데는 5선발이 확실히 고정되었다.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고정되면, 전반기가 어찌 되었든 후반기에서 분명히 반등할 기회가 온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도 있고, 2년간 경험을 쌓은 투수들에 신인들까지, 삼성에 좋은 투수가 많다. 선발 로테이션만 잘 이뤄지면 충분히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FA 첫 시즌인 만큼, 이번 시즌을 맞으면서 세운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해 놓은 목표는 진짜 없다. 아무런 목표 없이 시작한다. 다만, ‘장필준을 세이브왕으로 만들겠다’는 인터뷰를 이미 많이 했는데, 그건 단지 (장)필준이가 잘해서 세이브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세이브왕이 나오는 팀이라면 그 팀은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 세이브는 곧 승리다. 세이브를 많이 한다는 건 접전 상황을 포함해서 많이 이긴다는 얘기인 것이다. 이기는 경기를 시즌 내내 하고 싶다는 뜻으로 세운 목표이다.


그렇다면 조금 장기적인 목표를 묻고 싶다. 4년 후 스스로의 모습을 상상하고 미리 ‘나에게 쓰는 편지’를 써 본다면 어떨까.

민호야, 4년 전 생각지도 못한 큰 변화가 있었는데도, 원래 하던 대로 열심히 잘 이겨냈구나. 장하다. 3번째 FA 계약한 거 축하한다. 삼성에 와서도 잘할 거라고 나는 믿고 있었어. 네가 열심히 한 만큼 보상받는 거니까,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이 보상을 즐기자!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할 시간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두 팀의 팬들에게 따로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다. 우선 롯데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강민호입니다. 이번에 이적하면서 다시 한번 ‘내가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적 발표날에 많은 분이 SNS에서 계약 소식 듣고 속상해서 술 먹었다고 올리시는 것을 봤습니다. 그거 보면서 마음속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내가 이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아도 되는 선수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고요. 부산에서의 기억과 롯데 선수로 느꼈던 감정들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자식이 컸을 때 ‘이만큼 사랑을 받았다’고 자랑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크고 멋진 추억 주신 만큼, 영원히 잊지 않고 잘 간직하겠습니다. 이제 롯데의 강민호는 아니지만, 그라운드에서 야구 선수 강민호가 변함없이 열심히 뛰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이제 그럼 정말 마지막으로, 새롭게 만나게 될 삼성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입니다. 정말 많은 분의 축하를 받으면서 대구에 왔습니다. 보내주신 기대와 성원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시즌, 새로운 시작이 저는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라이온즈파크가 재작년에 지어져서 야구장도 참 좋아졌는데, 작년 이승엽 선배 은퇴식 때만 매진이 되는 걸 보고 많이 아쉬웠습니다. 옛날 우스갯소리로 ‘삼성은 야구장 빼고 다 좋다’는 얘기를 생각해보면, 최근 2년간 많이 실망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다시 대구 시민들께 즐거운 야구 보여드리기 위해 앞장서서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시즌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 주실 거라 믿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와 저 강민호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혹자는 대형 FA 계약을 도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길지 않은 FA 역사 속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선수들이 여럿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의 팬들은 4년 전, 첫 FA 당시부터 강민호를 기다려왔다. 만나보니 그 이유를 더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삼성 팬들에게 강민호는 이미 변수가 아닌 확실한 전력 상승의 상수가 아닐까. 서로를 향한 이끌림과 확신으로 맞이하게 된 새 시즌, 품에 들어온 그 카드의 위력을 경험할 날이 곧 다가온다. 강민호는 이제, 대구의 안방을 지킨다.


                                                 더그아웃 매거진 84호(4월호) 표지

위 기사는 대단한미디어에서 발행하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8년 4월호(84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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