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KBO 중독".. 워싱턴DC서 18시간 날아왔다, 잠실 야구보러

윤형준 기자 입력 2018. 4. 2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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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광팬 리퍼트 前대사, 인천공항 도착하자마자 "잠실로"
"일어나면 한국야구 결과부터 확인.. 두산 이겼다면 그날은 좋은아침"

"잠시만요, 제가 좀 급해서요."

21일 오후 4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 내린 워싱턴DC발(토론토 경유) 항공기에서 한 남자가 분주히 움직였다. 승객들을 비집고 공항 밖으로 나온 그는 차를 타고 서울로 내달렸다. 목적지는 잠실야구장. KIA와 두산전 5회쯤 도착한 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치맥'을 즐기며 경기를 관전했다. '진퉁' 한국 야구팬, 마크 리퍼트(45) 전 주한 미국 대사 이야기다.

얼핏 보면 한국 프로야구와 ‘치맥’을 좋아하는 평범한 외국인 아저씨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가 22일 KIA-두산전(잠실)에서 두산 유니폼을 입고 한 손에 치킨을 든 채 포즈를 취한 모습. /이태경 기자


22일 KIA―두산의 잠실 경기에 앞서 그를 만났다. 리퍼트 전 대사는 자신을 'KBO 중독'이라고 칭했다. "한국 재임 2년 반 동안 야구장만 40번 넘게 온 것 같다"고 했다. "한국 야구는 쉴 새 없이 응원전을 펼치기 때문에 신납니다. 음식도 정말 맛있고요." 그는 10개 구단 홈 야구장(총 9개) 중 안 가본 곳이 없다고 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지금도 한국 야구를 보러 18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올 정도다.

리퍼트 전 대사에겐 잠실야구장만의 '루틴'이 있다. 일단 야구장에 도착하면 지하철역 쪽으로 가서 맥주 한 캔을 산다. 500mL 한 캔을 마시면서 야구장 밖을 한 바퀴 걷는다. 중간 중간 만나는 야구 팬과 인사하고, 사인이나 사진 촬영 요청에도 흔쾌히 응한다. 이날도 그렇게 만난 사람만 30명이 넘었다. 이어 단골집에서 순살 프라이드 치킨을 한두 마리쯤 산 뒤 경기장에 입장한다. '치맥'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그는 두산 베어스의 팬이다. 원래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출생으로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의 팬이었다는 그는 "레즈의 팀 컬러가 '허슬 플레이'인데, 두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선수 중에선 두산 오재원(32)을 가장 좋아한다. 그 역시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란다.

경기 시작과 함께 응원가가 울려 퍼지자 바로 한 소절 뽑았다. "오! 재원이 안타 날려버려~." 그는 대사 이임식 때 오재원과 함께 찍은 사진이 '보물'이라고 했다.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폰으로 한국 야구 결과부터 찾아봅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두산이 이겼다면 그날은 좋은 아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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