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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서 진화하는 케빈 리, 챔피언 하빕 대항마로 급부상?

김종수 입력 2018. 04. 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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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파워·탄력 겸비한 레슬링 기반 선수, UFC 라이트급 '최대복병' 될까

[오마이뉴스 김종수 기자]

최근 UFC 라이트급은 새롭게 개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지 않는 '민폐' 챔피언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으나 왕좌의 주인이 새로이 바뀌며 또 다른 전환점을 맞게 됐다.

맥그리거는 라이트급은 물론 UFC 전체급을 통틀어 최고의 흥행메이커다. 사사건건 사고를 치는 골치 덩어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에서 특별대접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명분이 정도를 넘어서게 되면 방법이 없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주최 측은 맥그리거의 타이틀을 박탈했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알 아이아퀸타(31·미국)를 제압한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가 새로운 왕좌의 주인이 됐다. '엘쿠쿠이(El Cucuy)' 토니 퍼거슨(34·미국)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빅매치가 날아가 버린 것이 아쉬웠으나 이를 감안해도 충분히 만족스런 결과라는 분위기다. 그만큼 맥그리거의 비상식적 행보가 체급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케빈 리는 진작부터 UFC 라이트급
누르마고메도프의 첫 타이틀 방어전 상대는 누구?

누르마고메도프는 챔피언에 등극하기 이전부터 실질적 최강자로 불리고 있던 무패강자다. 부상이 잦고 무슬림 종교 행사 라마단으로 인한 변수를 가지고 있었지만 적어도 맥그리거만큼 체급에 진흙탕을 끼얹을 가능성은 낮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올 겨울쯤 타이틀 방어전을 가지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제 관계자와 팬들의 관심은 누르마고메도프의 다음 도전자에 쏠리고 있다. 최상의 결과는 맥그리거 혹은 퍼거슨이 누르마고메도프와 붙는 것이다. 잠정챔피언 출신 퍼거슨은 기량적인 면에서 유일한 맞수로 꼽혔던 만큼 경기만 치를 수 있다면 최고의 명승부가 기대된다. 맥그리거 같은 경우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흥행이라는 측면만 놓고 봤을 때 그보다 더한 빅매치는 없다.

하지만 무난하게 둘 중 하나와 누르마고메도프가 타이틀전을 치르는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퍼거슨은 누르마고메도프와 이미 수차례 대진이 잡혀 있었으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문제를 일으키며 경기를 취소시켰다.

연이은 사고에 팬들 역시 지쳐버린 분위기다. 누르마고메도프 또한 퍼거슨을 향해 "나와 싸우고 싶다면 한 경기 정도 치르고 와야 될 것이다"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전 챔피언 출신 에디 알바레즈(34·미국), '더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28·미국) 등이 각각의 이유를 내세워 누르마고메도프와의 대결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맥그리거 같은 경우 장외에서는 진작부터 누르마고메도프와 설전을 벌이고 있으나 실제로 경기를 가질 공산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페더급 챔피언 시절에도 레슬링이 출중한 프랭크 에드가를 피하는 기색이 역력했던지라 그보다 크고 파워풀한 누르마고메도프와 맞붙는 모험은 벌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런 가운데 또 다른 변수로 주목받고 있는 도전자 후보가 있으니 다름 아닌 라이트급 '넘버2' 레슬러로 불리고 있는 케빈 리(26·미국)가 그 주인공이다.

케빈 리는 자신의 그래플링이 누르마고메도프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케빈 리 트위터
누르마고메도프와는 또 다른 색깔의 파워레슬러

리는 지난 22일 있었던 UFC FIGHT NIGHT 128 대회서 체급 내 최고 타격가로 불리던 '주니어' 에드손 바르보자(32·브라질)와 격돌했다. 바르보자는 이전 경기에서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완패를 당한 바 있다. 때문에 이날 경기는 리와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래플링을 간접비교하는 의미까지 포함된 승부로 주목을 받았다.

시작하자마자 타격을 잠깐 섞어주는 듯하던 리는 이내 바르보자의 허리를 잡고 뽑아들며 단박에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이어 사이드와 탑을 자유롭게 오가며 강력한 압박을 거듭했다. 펀치와 팔꿈치를 통해 무수한 파운딩 공격으로 바르보자의 안면에 데미지를 줬다. 어지간한 선수 같았으면 그대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던지라 버티고 있는 바르보자가 대단해 보일 정도였다.

2라운드에서도 리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펀치와 킥을 자신있게 내며 바르보자를 압박했다. 바르보자는 테이크다운이 부담되어 밀고 들어오는 리에게 제대로 타격을 못냈다. 그럼에도 그립을 단단하게 잡고 들어메치듯 시도되는 리의 테이크다운을 막아내기 힘들었다.

리는 상위 포지션을 차지한 상태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파운딩을 쳤다. 파운딩의 숫자만 보면 이전 누르마고메도프보다도 더 많았다. 끊임없는 파운딩 세례에 2라운드를 마친 바르보자의 얼굴은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다.

리는 스탠딩에서도 파워풀한 압박을 뽐냈다. 잽으로 거리를 재다가 훅과 어퍼컷을 내는가하면 강하게 단발 하이킥을 찼다. 바르보자는 사이드를 돌며 테이크다운 방어에 신경을 쓰기에 급급했다.

그런 가운데 3라운드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바르보자의 예상치 못한 뒤돌려차기가 리의 머리 쪽에 제대로 들어갔던 것이다. 예상치 못한 충격을 받은 리의 다리가 휘청거리며 풀렸다. 하지만 후속타가 아쉬웠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물고 늘어지는 리를 뿌리치고 타격을 내야 했으나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엉키며 다시금 그라운드로 끌려가고 말았다. 바르보자 입장에서는 유일한 승리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4라운드에서 기운을 차린 리는 또다시 바르보자를 케이지 쪽으로 압박해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다. 긴 리치로 허리를 감싸 안고 뽑아들어 메치는 방식의 테이크다운은 바르보자로서 답이 없었다. 바르보자는 조금의 틈만 보이면 리의 바디 쪽에 날카로운 미들킥을 날렸다. 만만치 않은 충격이 느껴질 수도 있었으나 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전진스탭을 멈추지 않았다.

리의 테이크다운 공격은 단순했지만 막아내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태클을 스프롤 등으로 방어해내면 케이지 쪽으로 밀어붙인 후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곳에서 들어메치는 식의 테이크다운을 구사했다. 이른바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마의 패턴'이었다.

바르보자는 집중력을 발휘해 5라운드에서 리의 테이크다운을 어느 정도 잘 막아내는 듯싶었으나 거듭된 파운딩으로 생긴 상처로 눈을 못뜰 만큼 안면 부상이 심했고 결국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적어도 바르보자전만 놓고 보면 리의 파워 그래플링은 누르마고메도프에 못지않았다. 누르마고메도프와의 그라운드 승부에서 우세를 점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디펜스라도 된다면 승부의 향방은 복잡해진다. 의외로 타격전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갈 수도 있다.

물론 바르보자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온전히 현재의 리에게 대입하기는 힘들다. 리는 바르보자전에서 감량에 실패한 채 계약체중으로 경기를 가졌다. 막판까지 무리해서 체중을 맞추려다 컨디션이 엉망이 되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 이익을 본 부분도 분명 있다. 이래저래 누르마고메도프의 적수로 견적을 쉽게 내기 힘든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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