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손흥민, 양 발목에 붕대를 하고 나타난 이유

조회수 2018. 5. 10. 13: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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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발목에 붕대를 한 사연
90분을 달리고 싶은 선수
부상은 절대금물
스타들의 버킷리스트 손흥민
경기 후 불편한 걸음으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는 손흥민 선수의 모습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나옵니다. 신발도 제대로 신고 있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다가오면서 미소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의구심이 들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오늘 경기가 맘에 안 들었나? 더 뛰고 싶은데 못 뛰어서 그런가? 아니면 어디 아픈가?’

가까이에서 본 그의 발을 보면서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상황을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그런 그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언론이나 네티즌들의 경기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까지 받아야 하는 그의 상황이…


발목에 붕대를 한 사연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했던 것은 붕대를 감은 발 때문이었습니다. 그것도 한 쪽 발이 아닌 양쪽 발이었습니다. 왜 붕대를 감았을까요? 그 시작은 지난 첼시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첼시전에 왼쪽 발목이 접질렸는데 지금까지 통증이 계속되네요. 지금은 심한 상태는 아니에요.”

지난 4월 1일 첼시원정 경기가 끝난 후에 아이스박스를 들고 나온 손흥민 선수의 모습에 대해 칼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셀프 치료를 위해 아이스박스를 들고 다닐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발목이 부었다고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왼쪽 발목이 접질려서 부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자그마치 한 달전부터 그 통증을 가지고 경기를 해 온 것이죠. 얼음찜질을 하고 붕대를 감고 붓기가 조금 빠지고 통증이 조금 완화되면 참고 경기를 한 것입니다. 전혀 몰랐습니다. 그저 그 때 피로로 인해 얼음찜질을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는 아픈 내색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발목에 붕대를 한 상태임에도 한국언론들을 보고 웃어주는 손흥민 선수

오늘 경기에서도 손흥민 선수는 유난히 많이 차이고 그라운드에 쓰러집니다. TV를 시청하신 분들은 어떻게 보셨을지 몰라도 현장에서 직접 보니까 그가 많이 뛰고 열심히 하니까 그런 상황이 자주 연출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경기력도 뭐라고 할만큼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른 토트넘 선수들보다 나은 모습이었습니다. 저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경기를 본 많은 한국기자들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평점이 낮은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그의 경기력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여지는 것도요. 우리가 현장에서 볼 때는 정말 나쁘지 않았는데…

공격 장면에서 상대 수비수와 충돌하며 쓰러진 손흥민 선수

 “경기 중에 많이 차이고 밟히고 했더니 오른쪽도 많이 부었어요. 그래서 붕대를 했어요.

알죠.  경기 중에 그렇게 차이고 넘어지고 절뚝이는 것을 봤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오늘은 양발이었습니다. 왼쪽 만이 아닌 오른쪽도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하고 붕대를 감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표정이 좋을 리가 있나요? 하지만 프로는 프로였습니다. 인터뷰를 기다리는 한국 언론들을 보면서 미소를 짓더라구요. 기분좋게 인사도 하구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니 붕대를 양쪽에 다 감고 다리도 절뚝일만큼 아프면서도 웃으며 인사를 하다니 참 안쓰럽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단 한번도 발목의 통증에 대해 표현한 적이 없습니다. 경기장에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달립니다. 늘 경기력에 대한 욕심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라운드 위에 더 있고 싶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그렇게 아픈지 몰랐습니다. 오히려 부진할때면 ‘폼이 떨어졌다’,’예전같지 않다’ 라며 비판을 하기 일쑤였으니까요. 괜시리 미안하더라구요. 그 모습과 상황을 들으니까요.

오늘만 하더라도 손흥민 선수는 그렇게 차이고 넘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많이 아프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요. 그에게 힘든 것은 아쉬움이었습니다. 넘어지든지 차이든지 밟히든지 그라운드에서 90분을 달리고 싶은데 교체되어 나오는 그 순간이요.

라멜라와 교체되어 나오는 손흥민 선수. 교체는 늘 아쉽다고 한다.

“어느 선수나 그렇겠지만 저는 90분을 그라운에서 뛰고 싶은 선수에요. 교체되어 나오는 순간이 아쉽죠. 물론 감독님의 뜻이니까 따라야죠.”

경기 후에 늘 듣는 말입니다. 오늘도 그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부상이 아닌 교체에 대한…


나라를 위해서도 부상은 금물

붕대하고 다리를 절면서 나오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당연하죠. 월드컵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부상을 당하면 선수 본인에게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게도 큰일이니까요. 더군다나 최근 김진수, 김민재 선수에 이어 염기훈 선수까지.. 대표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고 있는 상황인데 팀 공격의 핵심인 손흥민 선수마저 부상을 당하면 큰 위기가 될테니까요.

더 큰 부상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면 좋겠어요. 성용이 형이랑 자주 연락하는데 형이 부상만 조심하라는 말만 해요. 우리나라 대표팀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스쿼드가 열악하기 때문에 부상당하면 안되는 상황이죠.”

대표팀 캡틴인 기성용 선수도 손흥민 선수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듯 합니다. 캡틴이기에 모든 선수들을 챙기면서도 대표팀을 위해서 손흥민 선수의 부상에 대해 더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이네요. 서로 알겠죠. 손흥민 선수나 기성용 선수나 부상당하면 본인 뿐만 아니라 대표팀도 힘들어진다는 것을…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도 잘 챙기시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표팀의 에이스니까’


밟히고 넘어지고 발목이 부어도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기에 많은 팬들이 그를 사랑하는지 모릅니다. 손흥민의 축구에 대한 욕심과 열정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붕대를 하고 절뚝거리며 나오는 그의 모습에 담긴 그의 스토리를 알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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