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추락하는 KIA, '동행야구'가 문제?

조회수 2018. 5. 18. 11: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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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할 승부 못하는 KIA, 2017시즌 후반기 이후 내리막 행보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2018시즌 행보가 심상치 않다.

고척돔에서 펼쳐진 5월 셋째 주 주중 3연전에서 주축 전력이 빠진 넥센 히어로즈에 루징 시리즈에 그쳤다. 16일 경기에는 마운드가 무너져 7-8로 역전패했다. 17일 경기에는 팻딘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2-8로 완패했다.

박병호, 서건창에 이어 김하성과 이정후까지 주축 타자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넥센을 상대로 1승 2패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2018시즌 부진한 KIA 타이거즈 ⓒ KIA 타이거즈

17일 현재 KIA는 20승 22패 승률 0.476으로 7위로 밀려나 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으로, 올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반타작 승부에도 실패한 초라한 성적이다. 

KIA의 부진, 지난해 후반기부터 시작

KIA의 부진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지난해 후반기 이후 줄곧 하향세였다는 시각이 있다.

KIA는 2017시즌 전반기에 57승 28패 승률 0.671로 1위에 올랐다. 승패 마진은 무려 +29에 2위 NC 다이노스와는 8경기차였다. KIA는 전반기 유일한 승률 6할 대 팀으로  시즌 종료 시점에서 90승 이상이 예상됐다.

2017시즌 이후 KIA의 팀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하지만 후반기 KIA는 30승 1무 28패 승률 0.517에 머물렀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10개 구단 중 4위에 불과했다. 전반기 엄청난 승수를 벌어놓고도 후반기 부진으로 인해 KIA는 정규 시즌 최종전에야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가까스로 1위를 확정지었다. ‘KIA는 역대 우승팀 중 최약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한 이유다. 

지난해 후반기 부진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희석되었고  약점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올 시즌까지 그대로 이어진 것이 KIA의 하위권 추락의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 야매카툰 영상: 김기태 감독과 작가주의 야구


전력 온존 택한 KIA의 추락

우승팀은 당해 리그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난해 KIA는 프런트의 작품이라 할 수 있는 FA 대어 최형우 계약, 김민식, 이명기, 김세현의 트레이드 영입, 그리고 외국인 선수 헥터, 팻딘, 버나디나의 전원 맹활약 외에는 리그를 선도할 만한 새로운 트렌드를 보이진 못했다. 

2017시즌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전술한 요소들이 올 시즌에는 재연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KIA는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정성훈을 제외하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트레이드도 없었다. 지난해 우승팀 KIA의 가려운 곳을 트레이드를 통해 긁어줄 팀이 남은 올 시즌에 나올지 의문이다. 

KBO리그 3년차에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KIA 헥터 ⓒ KIA 타이거즈

외국인 선수는 3명 모두 재계약했으나 믿었던  헥터(200만불)와 버나디나(110만불)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헥터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5.29로 지난 2년 간에 비해 부진하다.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합한 피OPS는 0.839에 달한다. 

버나디나는 타율 0.290 7홈런 23타점 OPS 0.823을 기록하다 허벅지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되었다. 버나디나 역시 공수에서 지난해만 못하다는 평이다.

반면 올시즌 1위 두산은 노쇠화와 부상 부진을 드러낸 외인 투수 전원 물갈이를 단행한 끝에 새로운 원투펀치 린드블럼(6승 2패 평균자책점 3.14)과 후랭코프(6승 무패 2.82)로 철옹성을 구축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SK 와이번스는 에이스 김광현(5승 1패 평균자책점 2.78)이 부상에서 복귀했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산체스(4승 1패 평균자책점 2.77)의 가세로 2위에 올라있다. 약점이 뚜렸했음에도 전력 온존에 치중했던 KIA와는 과정과 결과가 모두 사뭇 대조적이다.   

40대 마무리가 지키는 KIA 불펜의 현실

KIA 김기태 감독은 ‘동행’으로 대변되는 베테랑에 대한 존중을 통해 그들을 커리어하이로 이끌었다는 점은 인정받아야 한다. 선수를 단순히 나이로만 판단하는 최근 KBO리그의 풍토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동행’ 외에는 새로운 비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정 팀이 지속적으로 우승 도전이 가능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성적 못지않게 육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 부임 후  베테랑에 방점을 둔 팀 운영으로 인해 KIA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디편에 속한다.

2018시즌 KBO리그 불펜 평균자책점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IA의 최대 약점은 불펜이다. 올 시즌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15로 리그 6위다. 피OPS는 0.820으로 리그 8위로 더욱 좋지 않다. 

2018시즌 마무리에서 낙마한 KIA 김세현 ⓒ KIA 타이거즈

KIA의 마무리는 당초 김세현이 낙점되었지만 부진 끝에 한동안 1군에서 제외되었다. 17일 경기에서 1군 복귀전을 치렀으나 등판하자마자  피홈런을 기록하며 난조를 이어갔다. 김세현은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FA로이드’조차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은 심각하다. 

지난해 이후 전가의 보도처럼 중용되는 김윤동은 16일 경기에서 초이스에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 투수가 되었다.

40대의 임창용이 고육지책으로 마무리를 맡고 있는 KIA 불펜은 현재는 물론 미래마저 어둡다는 비관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재 KIA의 불펜에는 1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20대 필승조 요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타선도 젊은 피가 보이지 않는다. 20대 초중반의 야수 중 꾸준한 기회를 받으며 특정 포지션에 정착하는 선수가 없다. 17일 현재 규정 타석을 채운 7명의 KIA 야수 중 1990년생으로 29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안치홍이 가장 나이가 젊다. 

# 2018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KIA 타자 7인

올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KIA 타자 명단 (출처: 케이비리포트)


김기태 감독의 ‘감 야구’ 패착 아닌지 되돌아봐야

최근에는 메이저리그처럼  각종 통계 지표와 이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구단들이 KBO리그에도 늘어나고 있다.

‘동행’ 외의 비전이 절실한 KIA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기보다 순간의 감에 의존한 야구를 펼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야수 엔트리를 매 경기 총동원하는 바람에 경기 후반이나 연장전 박빙 승부에서 1점차 패배나 어이없는 역전패가 잦다.

일찌감치 대수비-대주자를 기용하다 경기 후반 득점 찬스에서 타석에 서야할 타자가 이미 교체된 경우도 자주다 . 이 같은 ‘엔트리 올인’ 야구는 김기태 감독과 인연이 깊은 김성근 전 감독을 연상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김기태 감독의 선수 교체는 상대의 허를 찌르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부메랑처럼 돌아와 KIA의 패착이 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4월 29일 수원 kt 위즈전 8회초 3-4로 뒤진 1사 만루 상황 황윤호 타석 볼 카운트 1:1서 대타 정성훈 기용을 그 단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카운드 도중에 대타를 기용하는 일은 결코 흔치 않다. 정성훈이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며 KIA는 이날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타자 뿐이 아니다. 16일 넥센 전에서는 선발 한승혁이 흔들리자  1사 1-2루 볼카운트 투 볼 상황에서 구원투수 이민우를 투입했다.  한승혁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라 투수 교체 자체는 납득할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한승혁에 보다  볼넷 허용비율이 높은 이민우(BB/9 5.4개)를 기용한 것은 결국 독이 되고 말았고  밀어내기와 연타가 이어지며 대량실점하고 말았다.  중반 이후 타선의 분발로 동점을 만들기도 했지만  그 차이를 넘지는 못했다.  감에 의존한 교체가 결국 패착이 되고만 대표적인 사례다.

#볼카운트 1-1에서 대타를 기용한 KIA 벤치

LG에서 2013시즌을 끝으로 1루수로 전업한 정성훈의 잦은 3루수 기용도 불안 요소다. 정성훈은 핫코너에서 87이닝 동안 3개의 실책을 저질러 수비율 0.885로 저조하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는 KIA가 8-7로 앞선 9회말 3루수 정성훈의 실책으로 인해 선두 타자 러프가 출루해 동점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다행히 KIA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되었지만 뒷맛은 결코 개운치 않았다. KIA는 경기 후반 이후 수비 위치 변동도 잦다. 수비수의 포지션 변경을 지나치게 가볍게 여긴다는 평이 나오기도 한다.  

젊은 야수의 육성은 단순히 야수 엔트리를 소진하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타자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는 선구안이 중요하듯 감독이 현장의 책임자로서 옥석을 구분해 육성해야 할 선수에 보다 많은 기회를 꾸준히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외야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3년차 유망주 KIA 최원준 ⓒ KIA 타이거즈

하지만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하는 김기태 감독의 임기 동안 주전을 꿰찬 젊은 야수는 꼽기 어렵다. 2016년 KIA에 입단한 최원준은 타격에 대한 재능으로 주목받았지만 내야와 외야를 전전하다 어디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현재는 2군에 내려가 있다.

군 제대 복귀 후 예리한 변화구로 주목을 받았던 박정수의 경우 1이닝 한정으로 활용할 경우 필승조로 활약이 가능하다는 평이었지만 멀티 이닝 투구와  후속 투수들의 실점 허용이 자주 이어지며  ERA가 7.30까지 치솟고 말았다. 

지난해 통합 우승 뒤 김기태 감독은 재계약을 통해 KIA의 사령탑으로서 3년의 새로운 임기를 보장받았다. 올해는 집권 2기의 첫 해다. 

팀 매니징에 있어서는 강점을 가졌다는 평을 받는 감독인 만큼  현재 KIA의 전력과 문제점에 대해 냉정한 진단을 내리고 매년 우승 도전이 가능한 장기적인 강팀의 토대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관련 칼럼:  역전패 단골 KIA, 불펜만 문제인가? )


글: 이용선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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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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