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퇴직금 더 받으려다 선수 거래 '뒷돈' 발각

[매경닷컴 MK스포츠 최민규 전문위원] 퇴직금 더 받으려다 선수 거래 뒷돈이 적발됐다.

KBS는 28일 넥센 히어로즈 구단이 지난해 두 건의 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6억원을 이적료로 받았고, 이 금액의 0.5%인 300만원이 이장석 전 대표와 고형욱 단장에게 지급됐다고 보도했다.

넥센은 지난해 7월 kt에 윤석민을 보내고 정대현과 서의태를 영입했다. 이에 앞선 3월에는 강윤구를 NC로 보내고 김한별을 받아왔다.

이장석 전 서울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퇴직금 300만원을 더 받으려다 지난해 트레이드 과정에서 이적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혔다. 사진=옥영화 기자

선수 트레이드가 발생하면 해당 구단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선수계약서 및 양수도계약서를 제출한 뒤 총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당 구단들은 당시 트레이드 머니, 즉 이적료가 발생한 사실을 은폐했다. 허위 양수도계약을 총재에게 승인해달라고 신청한 것이다.

넥센과 kt 구단은 보도 이후 KBO에 공문을 보내 해당 사실을 시인했다. NC 구단은 전화 통화에서 사실을 인정했다. 29일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넥센은 창단 이후 활발하게 선수 트레이드에 나섰다. 뒷돈이 오갔다는 소문은 무성했지만 실체가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이 밝혀질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이장석 전 대표의 욕심 때문이다.

사기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대표는 올해 2월 구단으로부터 퇴직금 5억9131만원을 수령했다. 이 전 대표는 퇴직금과는 별개로 상여금 3억3230만원도 받았다. 거액의 상여금 때문에 퇴직금 금액도 따라 올라갔다. 퇴직금 산정 기준이 급여와 상여금이기 때문이다. 상여금과 퇴직금을 더한 금액은 9억2361만원이다.

70억원이 넘는 배임 및 횡령을 저지른 당사자에게 넥센 구단은 거액의 상여금을 지급했다. 이 전 대표가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서류상 지급 기준이 필요했다. 구단은 이 전 대표의 상여금을 늘리기 위해 문서에 여러 항목을 기재했다.

상여금 항목 중 하나가 ‘선수 트레이드 현금 발생액’이었다. 윤석민과 강윤구를 이적시킨 2017년 6억원이 구단에 입금됐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 300만원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2017년 임원 인센티브 지급안에 기재됐다.

이 서류가 공개됨에 따라 비밀로 부쳐왔던 현금 트레이드가 드러나게 됐다. 이 전 대표가 꼼꼼하게 300만원 인센티브를 더 챙기려 한 결과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28일 “공문을 접수한 뒤 KBO의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O의 징계 여부와는 별도로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변호사는 “상여 지급 관련 내규를 파악해야겠지만, 구단 자산인 선수를 팔고 그 대가를 챙겼다면 배임죄 성립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didofidom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