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넥센 '안우진 급작스런 1군 복귀 결정'도 거짓이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2018. 5. 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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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트레이드 이면 계약에 따른 ‘뒷돈’ 논란은 그동안 계속된 의혹의 시선에도 “뒷돈은 없다”던 구단의 일관된 거짓 대응이 뒤집힌 것이라 파장이 더 크다. 야구계와 팬들을 기만한 ‘거짓말’로 넥센은 스스로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고교 시절 후배를 폭행한 것에 따른 구단 징계로 프로 입단 직후 5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이 지난 25일 끝난 신인 우완 투수 안우진(19)을 기습적으로 1군에 올린 것 역시 넥센의 도덕 불감증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례다. 당시 끊이지 않는 구단 내 잡음을 아랑곳하지 않은 초강수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넥센은 안우진 1군 복귀를 ‘어려웠던 급작스런 결정’으로 포장했다.

넥센 안우진(가운데)이 지난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장정석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넥센히어로즈 제공

그러나 스포츠경향 취재 결과, 안우진 복귀를 위한 넥센의 시계는 이미 작동 중이었다. 넥센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약 한 달 전에 이미 “안우진의 복귀 날짜가 결정됐다”며 5월25일을 언급했다. 구단 안팎 측근을 통해서도 확인된 안우진의 복귀 날짜도 이 때였다. 이후 안우진의 몸상태에 따른 복귀 일정과 보직에 약간의 차이가 생겼지만 출전 징계가 끝나는 23일 직후 곧바로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었다.

넥센은 이 사이 거짓 입장으로 일관했다. 징계가 끝나는 안우진의 복귀 여부에 쏟아진 취재진의 관심에 “당분간 안우진을 1군에 등록할 예정이 없다”며 숨기기 급급했다. 앞서 23일 마무리 조상우와 포수 박동원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는 급작스런 ‘대형 변수’에도 넥센의 구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징계가 끝난 선수를 1군에 등록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 묘한 시점 속 넥센의 ‘큰 그림’에는 야구팬도, 선수에 대한 배려도, 팀의 미래도 없었다.

구단 생활비를 직접 벌어야 하는 넥센은 어쩌면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다른 구단보다 이미지가 중요하다. 순간의 실수가 구단 운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불과 얼마 전 이장석 전 대표의 구설수가 빌미가 돼 메인 스폰서의 지원을 한동안 받지 못하면서 얻은 교훈도 있었다.

고척 스카이돔. 연합뉴스

그럼에도 넥센 이미지는 벼랑 끝까지 이르러있다. 지난 몇 년간 이장석 전 대표의 사기 혐의로 시끄러웠던 넥센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피츠버그)의 넥센 시절 음주 사고 문제 등으로 구단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안우진 1군 등록과 트레이드 ‘뒷돈 논란’까지 더해졌다. 여론이 부정적으로 바뀔수록 향후 스폰서 유치에 좋은 영향을 줄리 없다.

해당 선수의 미래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보기도 쉽지 않다. 넥센은 안우진의 복귀를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한 것으로 보이지만 안우진에게 쌓인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과정은 전혀 없었다. 불과 이틀 전 터진 성폭행 혐의로 여론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안우진의 1군행은 향후 선수에게 더 큰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넥센이 보여주는 일련의 행보는 일반적인 상식과도 거리가 멀다. 넥센은 계속되는 논란의 이슈에 거짓 대응으로 이제 ‘사고뭉치’ 구단으로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 불안한 넥센을 주시하던 야구계, 야구팬들의 시선은 차가워지고 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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