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조 독일: 4년 동안 더욱 풍요로워진 디펜딩 챔피언

김정용 기자 2018. 6.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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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마르코 로이스, 부상이 그치길 기도하는 독일의 로켓

마르코 로이스는 또래 중 가장 재능 넘치는 공격수였으나 부상 때문에 중요한 국제 대회를 여러 번 놓쳤다. 그러나 이번엔 희망을 품는다. 마침내 상황은 달라졌다.

전반전 종료가 겨우 3분남은 시점이었다. 2014년 6월 열린 독일과 아르메니아의 그리 중요하지 않은 친선경기에서, 여전히 양 팀은 무득점이었다. 이날은 만샤프트(독일 대표팀의 별명)가 브라질로 떠나기 전날이었다. 선수들은 약간 조심스럽게 경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로이스는 아르메니아 수비수를 추격해 페널티 지역 근처까지 따라붙었고, 잠시 후 관중들은 끔찍한 장면을 봤다. 로이스가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지르고 잔디를 손으로 내려치고 있었던 것이다.

보루시아도르트문트의 공격수인 로이스는 그날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 10시간 뒤 독일은 로이스 없이 브라질로 떠났다. 5주 뒤, 그들은 월드컵을 들어올렸다. 여전히 독일 선수들은 로이스의 유니폼을 흔들고 있었다.

브라질월드컵만 그랬던 게 아니다. 부상에 이어 또 부상을 당하면서, 로이스는 그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이라고 불렸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엔 가장 불운한 재능이 되어 버렸다.

로이스는 이제 29세다. 독일 대표팀을 위해 뛴 경기는 고작 30회에 불과하다. 그가 들어 올린 트로피라고는 국가대표와 프로를 통틀어 2016/2017 DFB포칼이 전부다. 아직은 그렇다는 거다. 이제 로이스는 월드컵에 참가한다. 이젠 로이스에게도 행운이 찾아올 거란 희망이 생겼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로이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로이스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술이 뛰어나고, 지적이고, 언제나 상대팀을 놀라게 하는 선수죠. 로이스에겐 그런 게 참으로 쉽습니다. 그의 남다른 타이밍 때문이죠. 그는 굉장한 패서이며 굉장한 득점원입니다."

뢰브는 로이스를 "로켓"이라고 불렀다. 속도를 중시하는 감독에게 이보다 더 큰 칭찬은 없다. 로이스와 뢰브의 호흡은 훌륭하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더 많은 결실을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2010년 5월, 뢰브가 로이스를 처음으로 대표팀에 소집했다. 그때 로이스는 근육 부상으로 소집을 포기해야 했다. 뢰브는 그해 8월 또 로이스를 소집했고, 로이스는 이때 앓아 누웠다. 이듬해 5월과 9월에도 두 번 소집 시도가 있었지만 둘 다 부상 때문에 무산됐다. 로이스가 처음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뒤 데뷔전을 치른 2011년 10월까지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로이스는 마침내 진짜로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터키를 상대로 유로 2012 예선전을 뛸 수 있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유로 2012`를 거쳐, 로이스는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했으나 본선에 가지 못했다. 로이스는 2014년 9월 부상에서 복귀했으나 또 쓰러졌다. 이번에도 대표팀 경기였다.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또 인대 부상이었다. 그리고 이런 부상이 그 뒤로 계속 이어졌다.

프랑스에서 열린 `유로 2016`을 앞둔 마지막 프로 경기에서 로이스는 내전근 부상을 당했다. 바이에른뮌헨을 상대한 DFB포칼 결승전이었다. 로이스는 희망을 품고 대표팀과 함께 프랑스로 날아갔으나, 허사였다. 뢰브는 이 일을 "내겐 개인적인 비극"이라고 말했다.

부상은 로이스의 프로 경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재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부상으로 자꾸 활약이 멈췄다. 한스요아힘 바츠케 도르트문트 CEO는 언제나 로이스에게 큰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한번은 "로이스는 우리 구단의 한 세대를 정의하는 선수입니다. 함부르크의 우베 젤러라든가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처럼 말이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스는 열쇠공과 사무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도르트문트에서 자랐고, 도르트문트의 서포터였다. 그러나 가슴 아픈 소식을 들어야 했다. 도르트문트가 그를 방출한 것이다. 당시 도르트문트가 보기에 그는 너무 작고 약한 소년이었다. 처음에 로이스가 향한 팀은 2부 리그의 알렌이었다. 차로 한 시간 반을 달리면 나오는 곳이었다. 그리고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로 팀을 옮겼다. 그는 점점 더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었고 2012년 독일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뒤 도르트문트에 다시 영입됐다.

팬들은 그를 사랑하고, 그와 함께 아파했다. 로이스는 도르트문트로 돌아온 뒤 99경기를 결장했다. 2014년 4개월간 결장했다. 2년 뒤 반년 동안 결장했다. 그리고 2017년 DFB포칼 결승전에서 십자인대가 찢어졌다. 이후 8개월은 로이스의 많은 부상 중에서도 가장 긴 결장 기간이었다. 그때 로이스는 "건강을 되찾고 내 일로 복귀할 수만 있다면 모든 돈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것, 내가 사랑하는 축구로 돌아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로이스는 러시아로 가는 독일 선수 중 가장 큰 열망을 품고 있다. 그게 독일 사람들이 그를 원한 이유다. 모든 사람들이 로이스가 훌륭한 대회를 치르길, 그의 육체가 다시 쓰러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

(역주 : 원래 이 시리즈에서 독일 대표팀 중 가장 주목할 선수로 선정된 건 르로이 자네였다. 독일인들에게도 자네는 본선행이 확정된 선수처럼 취급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자네가 최종 명단에서 탈락한 뒤 로이스로 기사가 바뀌었다.)

#전력 분석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2014년보다 더 두터운 선수단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마르코 로이스, 일카이 귄도간이 결국 기회를 잡았다. 그들에겐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회 취지와 다르게 받아들여지곤 한다. 월드컵이 1년 남은 시기, 컨페더컵은 개최국과 6개 대륙 챔피언과 디펜딩 챔피언이 맞붙는 대회다. 이 사실에 관심이 있는 건 보통 주최 측뿐이다. 주최 측은 경기장과 인프라를 점검할 수 있다. 심지어 독일 대표 선수들조차 기나긴 시즌을 마친 뒤 또 대표팀에 불려가야 되는지 눈알을 굴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때, 요아힘 뢰브 감독은 그들에게 휴가를 줬다. 컨페더컵에 2군을 데려가기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주전 선수들은 집에서 TV로 컨페더컵을 보며 정신을 바짝 차렸을 것이다. 뢰브의 선택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레온 고레츠카, 라스 슈틴들, 티모 베르너, 안토니오 뤼디거와 같은 선수들은 컨페더컵에서 우승했을 뿐 아니라, 휴식을 취하고 있는 주전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경쟁상대로 다가왔다.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후보 선수들은 독일 대표팀을 따분해하던 팬들을 다시 흥분시켰다.

그래서 `2017 컨페더컵`은 독일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대표팀 주전 경쟁을 촉발시켰다. 이를 통해 뢰브는 아주 방대한 선수단을 갖게 됐다. 그 선수단에는 뢰브가 신뢰하는 베테랑도 있지만, 국가대표 경력이 비극으로 점철된 선수도 두 명 있다.

한 명은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간이다. 귄도간이 해외 구단 맨체스터시티에서 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대표팀 서포터들은 귄도간이 심각한 부상을 털고 시즌을 제대로 소화했다는 걸 기뻐했다. 무엇보다 귄도간이 부상을 피할 수 있다면, 2014 브라질월드컵과 유로 2016을 놓쳤던 것과 달리 많은 A매치를 소화하며 어쩌면 월드컵 우승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귄도간의 옛 보루시아도르트문트 동료 로이스 역시 비슷한 길을 걸어 왔다. 발이 빠른 공격수 로이스는 귄도간과 마찬가지로 2011년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로이스 역시 2014 월드컵을 놓쳤다. 대회 전 마지막 연습 경기에서 당한 부상이었다. 그리고 사타구니 부상으로 유로 2016 역시 참가하지 못했다.

이는 뢰브가 두 명의 비범한 선수를 가졌으며, 두 명 모두 독일 대표로서 증명할 게 남았다는 뜻이다. 뢰브는 이런 상황에 아주 행복할 것이다. 최소한 많은 옵션을 갖게 될 테니 말이다. 뢰브는 상대 전술에 맞춰 독일의 기본 전술인 4-2-3-1을 4-3-3이나 심지어 3-4-3, 3-5-2로 바꾼다. 그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선수를 투입함으로써 경기의 방식까지 바꾸기도 한다.

#예상 베스트11

(4-2-3-1) 테어슈테겐(GK) - 킴미히, 보아텡, 훔멜스, 헥토어 - 케디라, 크로스 - 뮐러, 외질, 로이스 – 베르너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레온 고레츠카는 육체적 능력과 전략적 사고력을 결합시킨 선수다. 그는 샬케에서 바이에른뮌헨으로 갈 거라고 발표한 뒤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가대표팀의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능력을 다시 꽃피울 수 있다.

-독일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공격적이고 조직적인 축구를 통해 독일은 2014년보다 더 잠재력이 큰 팀이 됐다. 그러나 핵심 선수들을 잃기도 했다. 특히 필립 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페어 메르테사커 같은 리더가 없어졌다. 여전히 독일은 4강에 갈 만한 충분한 수준을 갖추고 있다. 2006년 이후 모든 메이저 대회에서 이룬 성적이다.

글= 크리스토프 비어만(11 프로이데)

에디팅= 김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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