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F조 스웨덴: 16강에 간다면 큰 성과다

김정용 기자 입력 2018.06.11. 12:02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 30대에도 여전히 성장하는 남자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는 일생일대의 경기력을 발휘하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그가 충분히 활약한 날, 그는 약속을 지켰고 머리를 싹 밀어버렸다.

2017년 11월 13일, 밀라노의 밤은 조용했다. 그란크비스트는 먼 길을 돌아 거기까지 왔다. 포압스GIF에서 데뷔해 위건(위건 임대 시절 경기 중 졸다가 폴 주얼 감독에게 호통을 들은 적이 있다)을 비롯해 여러 팀을 거쳤다. 이탈리아와 러시아 구단에서 뛰었다.

그는 이제 33세다. 분명 지금 기량이 최고다. 그는 스웨덴의 주장으로서 모두의 존경을 받는다. 지난 주장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조금 달랐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자만심에 차 있었고, 외향적이고, 화려한 사람이었다. 그란크비스트는 여러모로 즐라탄과 정반대다. 새로운 리더 그란크비스트는 스웨덴 사람들이 다시 대표팀을 사랑하게 만들었다.

산 시로에서 이탈리아와 거둔 엄청난 0-0 무승부를 통해, 스웨덴은 홈팀 이탈리아를 떨어뜨리고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란크비스트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엄청난 중압감 속에서도 스웨덴은 단단한 방어를 해냈다. 이탈리아가 뭘 어쩌든 그란크비스트와 중앙 수비 파트너 빅토르 린델로프 닐손은 자기 일을 해냈다.

"나 같은 노장들에게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기회였다. 축구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업적 말이다. 그러니 아주 감동적일 수밖에. 우리는 월드컵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세계 최강 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꺾었다. 그리고 솔직히 동료들이 내 약속을 잊은 것 같긴 한데, 나는 본선에 진출하면 삭발하겠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달라. 그들이 기억해낼 테니까. 젠장."

그 다음주, 그란크비스트는 2017년 스웨덴 최고 축구선수를 의미하는 굴드볼렌(`골든볼`의 스웨덴어)을 수상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이 상을 타지 못한 건 10년 만이었다. `그라넨(크리스마스트리)`라는 별명이 있는 그란크비스트는 구식 수비수다. 그는 단 한 가지 일에 집중하다. 방어 말이다. 슬라이딩 태클이건, 슛을 몸으로 막는 플레이건, 공중 볼을 향한 헤딩이건 개의치 않는다. 그는 언제나 무실점을 갈망한다.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스웨덴 사람들은 트리를 장식할 때 그란크비스트를 썼다. 말하자면 `트리 위에 트리` 장식이었다. 심지어 스웨덴의 범죄 드라마 `벡`도 그란크비스트에게 출연 제안을 했다. 배역은 스톡홀름에 사는 탐정이었다. 1970년대에 시작된 이 드라마는 그란크비스트도 애청하는 작품이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행운아인지 믿을 수 없었다.

그란크비스트에겐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의 연속이다. 2006년 20세 나이에 대표팀에 데뷔했지만 주전이 되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을 보냈다. 때론 올로프 멜베리, 페테르 한손, 다니엘 마이스토로비치와 같은 선수들에게 밀려서 후보조차 되지 못했다.

그란크비스트는 헬싱보리(스웨덴 남서부의 대표적인 도시) 근교에 있는 작은 동네 포압스 출신이다. 그는 헬싱보리의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했고 대단한 재능을 인정받아 10대 때 1부 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21세에 위건으로 임대됐고 2008년엔 완전 이적했지만, 그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았다. 그는 임대 형식으로 헬싱보리에 돌아간 뒤 흐로닝언, 제노아를 거쳤다. 그는 계속 발전했다. 러시아의 크라스노다르로 이적하기 직전에는 해리 레드납의 퀸스파크레인저스와 사인할 뻔했다. 그는 크라스노다르에서 주장이 됐다.

국가대표로서 그란크비스트는 2009년 에릭 함렌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선발로 뛴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때 이후로는 2010년 네덜란드를 상대로 고전하고, 유로 2012에서 라이트백으로 전환 배치되는 일을 겪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에서는 뛰지 못했다.

그란크비스트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에 조금 더 집중하고, 남들이 하라는 일은 조금 덜 신경쓰기로 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스웨덴이 유로 2016 본선에 진출했을 때, 그란크비스트는 수비의 중심이 되어 있었다. 프랑스에서 열린 유로를 일찍 마친 뒤, 함렌은 자신의 후임인 야네 안데르손 감독에게 그란크비스트가 차기 주장감이라고 조언했다.

함렌은 옳았다. 33세 센터백 그란크비스트는 스웨덴을 러시아월드컵으로 인도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신뢰에 화답했다. 월드컵이 끝난 뒤 그는 헬싱보리로 돌아갈 것이다. 헬싱보리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2016년 강등된 뒤 2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팀이다. 크라스노다르의 구단주인 세르게이 갈리츠키는 그란크비스트를 붙잡기 위해 2년간 세후 700만 유로나 되는 연봉을 제안했다. 그러나 그란크비스트는 마음을 굳혔다. 그는 월드컵에서 스웨덴을 대표해 활약한 뒤 그의 첫 클럽을 돕기 위해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란크비스트가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무엇도 그를 바꿀 수 없다. 그가 지난 몇 년간 이뤄 온 것들이 그랬듯이.

#전술 분석

스웨덴이 월드컵에 반드시 진출해야 한다는 압박 따위는 없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유로 2016`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했고 러시아월드컵 예선에서 프랑스, 네덜란드와 한 조에 편성됐다. 그럼에도 스웨덴은 예선을 조 2위로 마친 뒤 이탈리아와의 플레이오프까지 통과해냈다.

아름답지는 않지만 효과적인 축구다. 스웨덴 사람들의 가슴에 다시 불을 지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오랫동안 스웨덴은 즐라탄의 팀이었다. 그러나 지금 대표팀은 2000년대의 모습, 특히 `유로 2004`에서 8강에 진출했던 모습으로 돌아갔다. 많이 뛰는 축구 말이다.

스웨덴엔 세 명의 특출한 선수가 있었다. 이브라히모비치, 프레데릭 륭베리, 헨리크 라르손. 지금은 RB라이프치히의 에밀 포르스베리가 `스타`라고 불릴 만한 선수에 가장 가깝다. 이 점은 스웨덴이 홈에서 더 많은 칭찬을 받는 이유다. 센터백 그란크비스트(위건에서 실패했던 선수)와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라르손(EPL에서 뛴 적이 있지만 지금은 챔피언십의 헐시티 소속인 선수)과 같은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이탈리아의 총공격을 견뎌냈다는 건 참으로 대단한 일이었다.

예선에서 스웨덴의 가장 큰 장점은 그란크비스트를 중심으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린델로프가 짝을 이루는 중앙 수비였다. 그란크비스트는 리더였다. 수비에서 걱정거리가 있다면 왼쪽 측면 정도다. 포르스베리가 굉장히 공격적이기 때문에 레프트백 루드비히 아우구스틴손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문제를 겪곤 했다.

공격을 전개할 때 스웨덴은 올라 토이보넨을 빠르게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토이보넨은 후방으로 물러난 뒤 포르스베리와 마르쿠스 베리의 전방 질주를 돕는 플레이를 즐긴다. 또 다른 공격 전략은 윙어의 활용이다. 보통 포르스베리와 빅토르 클라에손이 중앙으로 파고들며 풀백들이 공격에 가담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준다.

스웨덴은 중앙 미드필드의 창의성이 부족하다. 특히 함부르크 소속인 알빈 엑달이 부상당했던 최근에 부각된 문제다. 토이보넨과 베리의 공격 조합은 즐라탄만한 카리스마가 없지만 14세 시절부터 각종 연령별 팀에서 호흡을 맞추며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노력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으며 누가 뛰든 그 철학은 바뀌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준비를 잘 해야 하고, 잘 조직된 상태에서 아주 좋은 마음가짐을 갖고 러시아에 가야 한다." 안데르손 감독의 말이다.

#예상 베스트11

(4-4-2) 로빈 올센 - 미카엘 루스티그, 빅토르 린델로프,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 루드비히 아우구스틴손 - 빅토르 클라에손, 알빈 엑달, 세바스티안 라르손, 에밀 포르스베리 - 올라 토이보넨, 마르쿠스 베리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빅토르 클라에손은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러시아에서 뜻밖의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크라스노다르 소속인 클라에손은 러시아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아주 빠르고, 이번 시즌 미드필더로서 꾸준한 득점력을 유지해 왔다.

-스웨덴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독일과 한 조에 묶인 순간 스웨덴은 조 2위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멕시코와 한국을 상대로 조 2위를 따내는 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스웨덴은 반드시 16강에 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다. 16강 진출은 스웨덴에 아주 좋은 결과다.

글= 올로프 룬드, 안드레아스 순베리(포트볼스카날렌)

에디팅= 김정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