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조 멕시코: 예측불허, 변화무쌍 '16강 전문팀'

김정용 기자 입력 2018. 6. 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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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이르빙 로사노, 상대 수비수 괴롭히는 `사탄의 인형`

처음 본 순간, 이르빙 로사노의 별명에 의구심이 생겼다. `처키`는 영화 `사탄의 인형`에 나오는 엄청나게 무서운 인형이다. 22세 공격수 로사노가 상대팀 수비진에 그만큼 위협적이라는 뜻의 별명일 것이다. 그런데 로사노가 활짝 웃을 때면 로사노가 처키와 좀 닮은 것 같다. 거친 머릿결, 주근깨, 짓궂은 눈매까지.

그 미소는 이제 친근해졌다. 가장 친근하게 퍼진 계기는 2014년 2월 8일 열린 경기였다. 로사노는 파추카의 홈구장 에스타디오 아즈테카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 경기장은 두 번의 월드컵 결승전이 열렸고 각각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가 지구상 가장 중요한 트로피를 따낸 곳이다.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준비하는 동안, 그는 이 장소에서 벌어진 두 번의 희열에 대해 혼자 생각했다. 며칠 전, 만 18세인 로사노는 아빠가 됐다. 이제 터치라인에 선 로사노는 자신의 어린 시절 꿈을 이루고 프로 선수 신분을 획득하기 직전이었다.

로사노가 경기장에 들어서고 단 5분이 지나자, 그가 기뻐할 이유가 두 개에서 세 개로 늘어났다. 그 성스러운 경기장이 새로운 스타 로사노의 탄생을 목도했다. 후반 38분 투입된 로사노는 후반 43분 미드필드에서 전방까지 최고 속도로 달려가 18m 거리에서 로켓포를 날렸고, 멕시코에서 가장 유서 깊은 구단에 승리를 선사했다.

이 플레이를 통해 멕시코의 모든 축구 팬은 처키가 누군지 알게 됐다. 이제 로사노는 PSV에인트호번의 뛰어난 공격수로서 탁월한 스피드,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처럼 정교한 마무리 능력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빛내고 있다. 그는 러시아에서 멕시코 대표팀의 가장 큰 희망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누구에게나 어려웠던 사정이 있는 법이다. "10살 때 집을 떠나 저의 첫 클럽에 입단했죠. 저와 가족에겐 힘든 시간이었어요. 그러나 클럽에 머무르기로 결정했어요." 로사노는 파추카에 입단했을 당시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러나 축구에 대한 자신의 진지함이 보상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첫 경험`은 계속 이어졌다. 2016년 2월 로사노가 멕시코 대표팀 소속으로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이때부터 로사노는 멕시코의 주전이었다. 코파아메리카, 컨페더레이션스컵(이 대회에서 개최국 러시아를 상대로 골을 터뜨렸다), 월드컵 예선 경험이 이어졌다.

그동안, 로사노는 파추카 소속으로 활약하며 PSV의 주목을 받았고, 2017년 800만 유로(약 101억 원) 이적료에 팀을 옮겼다. 그는 이적 당시 22세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유명한 선수가 된 뒤였고, 유명한 PSV 유니폼을 입은 뒤 딱히 당황하지 않았다. "매일 훈련하러 가서 모든 걸 쏟아낼 뿐입니다. 저는 초조하지 않아요. 약간 불안하고 조금 더 흥분되긴 하지만요." 이런 감정은 PSV 데뷔전에서 31분 만에 넣은 데뷔 골로 이어졌다. 새로운 환경에서 또 한 가지 꿈이 이뤄지고 있었다.

PSV에서 첫 시즌에 17골을 터뜨렸다. 이 시즌이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즌이 될 거라고 짐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는 이미 PSV의 최다득점자이며 뛰어난 경기력은 빅 리그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재능은 어느 팀에나 매력적인 법이다. 비록 한쪽 아킬레스건이 지속적인 관리를 받아야 하지만 말이다. 로사노는 네덜란드에서 괴팍한 성격 때문에 비판받곤 했다. 그리고 사고를 칠 뻔 한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 그는 도발을 당했을 때 발끈하는 행동을 해 두 번 퇴장 당했고, 딱히 자극될 만한 상황도 아니었는데 상대 수비수와의 싸움에 가담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언론이 이런 성격을 알아챈 뒤, 로사노는 루이스 수아레스와 비교되기 시작했다. 둘 다 다채로운 재능을 갖고 있으면서 정신적으로는 불안정한 선수들이다.

한 신문 기사는 로사노가 공격성에 낭비하고 있는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놓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필립 코쿠 PSV 감독은 지난 3월 로사노에게 더 사려 깊은 행동을 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사건들은 차차 성숙해지면서 줄어들 것이다. 로사노는 이번 여름부터 극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 로사노가 독일, 스웨덴, 한국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수많은 예측이 쏟아진다. 로사노는 매 경기 라인업이 자주 바뀌는 멕시코에서도 선발 멤버가 될 것이며, 멕시코가 대회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로사노의 마법에 의지하게 될 것이다. 로사노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낸다면, 그의 처키 같은 미소는 전세계에 퍼질 것이다.

#전술 분석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압박과 유연성을 추구한다. 그러나 수비적으로는 그리 강하지 못하다. 이 점이 16강에서 다시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오소리오 감독은 기본적인 방침이 확실하다. 선수들은 매 경기 바뀔 수 있으며, 멕시코는 전술적으로 유연한 팀이다. 멕시코가 상대할 팀들은 멕시코가 어떤 전술로 나올지 예상하기 힘들 것이다.

오소리오의 팀은 카멜레온처럼 상대팀에 따라 적응해 나간다. 오소리오 감독은 축구가 서로 상대팀에 영향을 받는 종목이라는 걸 잘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오소리오의 경기 방식과 라인업은 상대팀의 강점에 따라 바뀌게 된다. 오소리오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우리는 두 가지 요소를 가진 팀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장점을 발휘하는 팀이어야만 하죠. 동시에 우리 상대팀을 존중해야만 합니다. 분명 우리 스타일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죠. 그게 우리가 득점 기회를 만드는 방식이니까요. 우리가 옳은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소리오는 보통 4-3-3 포메이션을 쓴다. 멕시코가 역사적으로 3-4-3 포메이션을 통해 성공을 거둬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2016년 대회)에서 우루과이를 꺾었던 경기는 좋은 예다. 멕시코는 수비라인을 앞으로 끌어올렸다. 멕시코가 이런 식으로 경기하는 건 드문 일이었다. 멕시코는 포백이 거의 하프라인까지 전진했고, 공격 진영에서 점유율을 높였다.

그러나 이처럼 공격적인 접근법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수비 자원이 언제 압박하고 언제 후퇴해야 할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해 위치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드필드에서, 오소리오는 아직 이상적인 6번(수비형 미드필더)을 찾아내지 못했다. 오소리오는 제공권과 수비진에서 전방으로 공을 전달할 만한 기술을 겸비한 선수를 원한다. 라파엘 마르케스가 은퇴할 듯 보이는 상황에서, 오소리오는 이 역할을 엑토르 에레라에게 맡겼다. 불운하게도, 포르투 소속으로 활약 중인 에레라는 경기 내내 제대로 된 위치선정을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에레라는 종종 수비진과 미드필드 사이에 거대한 공간을 남겨두곤 했다.

멕시코의 공격 전략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크로스를 올릴 수 있고 대각선 전진 패스를 할 수 있는 윙어 두 명이 언제나 기용된다. 그리고 페널티 지역 안에 있는 원톱은 공을 낚아채 득점도 할 수 있고,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위한 공간을 창출할 줄도 아는 선수여야 한다.

#예상 베스트11

(4-3-3) 오초아(GK) - 살시도, 레예스, 모레노, 라윤 - 조나탄 도스산토스, 에레라, 과르다도 - 벨라, 에르난데스, 로사노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유럽으로 진출한 뒤 말썽을 일으키고 있긴 하지만, PSV의 이르빙 로사노는 멕시코의 득점력을 높이고 경기력을 개선할 수 있는 선수다.

-멕시코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멕시코는 월드컵에서 6회 연속 16강 탈락을 기록했다. 이제 조별리그 통과보다 나쁜 성적은 멕시코 사람들에게 용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조별리그에서 독일에 이어 2위로 16강에 오른다면, 브라질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8강 진출은 아주 어려울 것이다.

글= 로드리고 멘도사(텔레비사)

에디팅= 김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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