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페루 축구영웅' 게레로, 40년 만의 승리 선사하다

김현민 2018. 6. 2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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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호주전 2-0 승. 게레로, 1골 1도움. 게레로 만 34세 176일에 골을 넣으며 남미 선수 역대 월드컵 최고령 3위 기록. 페루, 40년 만에 월드컵 승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페루 축구 영웅 파올로 게레로가 호주와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와 함께 조국 페루에 40년 만의 월드컵 본선 승리를 선사한 게레로이다.

페루가 소치에 위치한 피슈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강 조별 리그 B조 최종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페루는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전체적으로 공격을 주도한 건 호주였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었던 호주는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나서며 골 사냥에 나섰다. 실제 호주는 점유율에서 58대42로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14대4로 3배 이상 많았다. 코너킥 역시 8대2로 페루를 압도한 호주였다.

하지만 페루엔 간판 공격수이자 주장 게레로가 있었다. 페루는 영리하게 역습을 감행하면서 적은 공격 찬스에서도 게레로의 뛰어난 마무리 능력으로 호주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

페루는 전반 17분경 수비형 미드필더 요시마르 요툰의 롱패스가 호주 수비수 트렌트 셰인스버리 맞고 뒤로 흐른 걸 게레로가 잡아선 반대편 측면으로 정교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측면 미드필더 안드레 카리요가 환상적인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는 페루에게 있어 1982년 스페인 월드컵 폴란드와의 경기(1-5 패)에서 공격수 기예르모 라 로사가 골을 넣은 이래로 무려 36년 만의 월드컵 본선 골이었다.


사진캡처: OptaJose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건 다름 아닌 게레로였다. 후반 4분경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쿠에바의 돌파에 이은 패스가 호주 주장 마일 예디낙 다리에 맞고 뒤로 흐른 걸 게레로가 감각적인 터닝 슈팅으로 쐐기 골을 성공시켰다.

이는 게레로가 만 34세 176일에 기록한 월드컵 본선 데뷔골이었기에 한층 의미가 있었다. 이와 함께 게레로는 우루과이 전설 오브둘리오 바렐라(만 36세 279일)와 2000년대 아르헨티나 정통파 공격수로 유명했던 마틴 팔레르모(만 36세 227일)에 이어 남미 선수 역대 월드컵 최고령 골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사진캡처: OptaJoe

사실 게레로는 월드컵 참가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게레로는 러시아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에서 5골을 넣으며 36년 만에 조국 페루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으나 2017년 10월, 도핑 검사에서 코카인 양성 반응을 보여 FIFA로부터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게레로는 대표팀 소집 당시 감기로 인해 의무팀에서 아니스차와 홍차를 받아 마셨는데 코카잎이 들어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페루 축구협회와 그의 변호인 역시 게레로의 소변에서 검출된 벤조일엑고닌 성분은 코카인 복용 때문이 아닌 페루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즐기는 코카잎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실제 페루는 이미 8천년 전부터 고산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코카잎을 차로 마시거나 직접 씹는 전통이 있다. 결국 FIFA는 게레로의 징계를 6개월로 감면하면서 게레로에게 월드컵 참가 가능성이 다시금 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반도핑기구 WADA와 스포츠중재재판소 CAS가 FIFA의 징계 감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게레로의 징계는 14개월로 다시 늘어났다. 이대로 게레로의 월드컵 꿈은 끝나는 듯싶었다.

이에 페루 축구협회는 제소에 나섰고, 페루와 함께 B조에 속한 프랑스 주장 우고 요리스와 덴마크 주장 시몬 키예르, 그리고 호주 주장 예디낙이 모두 게레로가 월드컵에 출전했으면 좋겠다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스위스연방법원에서 월드컵 개막 2주일을 앞둔 시점에 게레로의 자격정지 징계를 일시적으로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게레로는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었다.

문제는 6개월 넘게 정상적인 경기를 소화할 수 없었기에 그는 실전 감각 부족을 이유로 덴마크와의 조별 리그 1차전에서 교체 출전에 만족해야 했다. 주포 게레로가 선발 출전하지 않은 페루는 결국 덴마크에게 0-1로 패했다. 게레로는 조별 리그 2차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상대는 한수 위의 프랑스였기에 이번에도 0-1로 패했다. 하지만 최종전에서 게레로는 1골 1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2-0 승리를 선사했다.

게레로는 페루를 대표하는 축구 영웅이다. A매치 90경기에 출전해 36골을 넣으며 페루 대표팀 역사상 최다 골 기록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게레로이다. 물론 소속팀에서도 바이에른 뮌헨과 함부르크, 코린치안스, 그리고 플라멩구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대표팀에만 오면 유난히 더 힘을 내는 애국자 유형의 공격수로 2011년 코파 아메리카와 2015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연달아 득점왕을 차지하며 페루의 3위 등극을 이끈 바 있다.

이번에도 그는 천신만고 끝에 어렵게 참가한 러시아 월드컵에서 마지막 순간 페루에 값진 월드컵 승리를 안겨주었다. 이란과의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4-1 승리 이후 무려 40년 15일 만의 승리다. 이것이 그가 페루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이유이다.


사진캡처: OptaJoe


# 페루 역대 A매치 최다 골 TOP 5

1위 파올로 게레로: 36골
2위 테오필로 쿠비야스: 26골
3위 헤페르손 파르판: 25골
4위 테오도로 페르난데스: 24골
5위 클라우디오 피사로: 20골
5위 놀베르토 솔라노: 20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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