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투구기계' 꿈꾸는 2000년생 김현수

조회수 2018. 7. 9. 15: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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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유망주 리포트] 신인 2차 지명 유망주 투타만능 장충고 김현수

'2019 KBO리그 신인 1차 지명' 선수 명단이 발표된 지난 6월 25일.

장충고등학교 3학년 김현수(183cm/85kg, 우투우타, 투수/외야수)는 조용히 입술을 앙다물었다. 올해 최우선 목표였던 '1차지명자'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 친구들이고 또 정말 될 만한 친구들이 되었기 때문에 전혀 서운하지 않습니다”라고 담담히 입장을 밝혔지만 못내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분명 투수로서, 타자로서 김현수보다 뛰어난 선수는 있다. 하지만 올해를 기준으로 투·타·수비에서 모두 수준급 이상의 기량을 갖춘 것은 김현수라고 봐도 무방하기에 1차 지명 실패는 그에게 큰 아쉬움이다.

장충고 김현수 (사진: 전상일)

2015년 이후 고교 야구를 포함 아마야구 전반을 취재하고 있는 [케이비리포트]에서는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주목할 유망주로 꼽히는 장충고 김현수를 만나봤다. (기사 제보: kbr@kbreport.com)


1. 평범했던 중학시절 그리고 2018년 비상

장충고등학교 3학년 김현수(183cm/85kg, 우투우타, 투수/외야수) 

김현수는 효제초등학교-홍은중학교를 거치며 야구 선수로 성장했다. 3남1녀 중 둘째다(동생인 김우빈 역시  홍은중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는 그래도 나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승도 4번 정도했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때는 평범한 편이었습니다”

라는 말로 자신의 초·중 시절을 떠올렸다.

김현수는 고교 2학년이던 2017년 7월 9일 청룡기 16강 충암고 전을 통해 전국대회 데뷔를 했다. 3이닝 동안 6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은 없었다. 고교 1학년 때는 U15 세계청소년야구대회 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2017년 기록] 
30.1이닝 8자책 2승 2패 평균자책점 2.40 1피홈런 사사구 5개 사구 1개 26탈삼진 1피홈런
WHIP: 0.93,  피안타율 0.215, 9이닝당 탈삼진율: 7.8개 

2016년 U15 세계청소년야구대회 당시 

그러나 잘나가던 김현수에게 한차례 브레이크가 걸렸다. 부상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김현수는 작년 가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다. 재활기간이 짧은 수술이라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몸에 메스를 댄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마음이 편치않았습니다. 작년 추계리그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다른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을 때 벤치에 앉아있어야 한다는 것에 화가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겨울에 이를 악물고 보강훈련을 열심히 해서 이제는 연투도 부담이 없고 팔이 수술 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2018년 투구성적]  
20.2이닝 82타자 302투구 10피안타 2실점 2자책 17탈삼진 8볼넷
평균자책점 0.86 WHIP 0.86 피안타율 0.147

[2018년 타격성적] 
47타석 41타수 16안타 타율 0.390 1루타 14개, 2루타 2개 타점 11개
출루율 0.463  BB/K 0.57 4볼넷 7삼진

김현수의 올 시즌 기록이다.  투타에서  좋은 선수들이 몰려있는 서울권에서 낸 기록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고교 선수 중에서는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김현수처럼 야수까지 겸하면서 투타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흔치 않다.


2. 롤모델은 삼성 양창섭

# 6.24 주말리그 서울고 4번타자 송승환과의 승부

투수 김현수의 가장 큰 장점은 '제구력'과 일정하고 예쁜 '투구 폼'이다.

제구는 몸의 기억력이다. 일정하고 흔들림이 없는 투구 폼을 갖춘 투수면 제구가 좋을 수밖에 없다.  스스로도 “어떤 상황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이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다.

투타에 외야까지 겸하고 있기에 올해 투구 이닝(20.1이닝)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이 0.86이다. 볼넷은 8개에 불과하고 피안타율은 0.147, WHIP(이닝당 출루허용) 0.86, 타자당 3.68개의 투구 수 등 세부 기록도 훌륭하다.

또 하나 그의 장점은 몸 쪽 승부를 잘한다는 것이다. 제구된 강한 속구를 타자 몸쪽으로 뿌릴 줄 안다. 여기에 그는 고교 레벨에서는 수준급으로 평가받는 슬라이더를 구사할 수 있다.

그의 슬라이더는 우타자 바깥쪽에서 떨어지는 궤적을 보인다. 우타자에게 적극적으로 몸 쪽 승부를 하면 타자는 당연히 바깥쪽 슬라이더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그가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구력에 가장 자신이 있다는 김현수(사진: 전상일)

“작년까지는 슬라이더가 커브 같은 궤적을 그렸다면 올해는 속구랑 비슷한 궤적에서 떨어지게 슬라이더를 교정 한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밥만 다르게 잡을 뿐 느낌은 속구랑 똑같이 때려줍니다”

라고 본인의 슬라이더를 설명한다.  커브와 투심도 실전에서 활용하고 있다. 많이 던지지는 않지만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데 제격이다.

그의 롤모델은 올시즌 삼성 선발 투수로 활약 중인  양창섭이다. 현재도 꾸준히 연락하면서 조언을 받는 너무 좋아하는 형이라고 한다.

“만약 가능하다면 창섭이 형이랑 한 팀에서 뛰게 되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웃음)” 라며 선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김현수. “늘 하던 대로 해라.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어느새 잘 되어있다

조언을 받았다며 김현수는 웃으면서 전했다.

(관련 기사 다시보기 :  덕수고 양창섭, '완벽한 에이스'를 꿈꾼다)


3. 야구를 알고 하는 김현수

#김현수의 불펜 피칭

김현수는 흔히 말하는 ‘야잘잘’ 이다.

야구를 알고 하는 선수라는 평을 받는다. 그는 훈련이나 타자와의 승부에 대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타자와의 승부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고 변화구는 어떻게 다듬어야 하고 투구 시 공은 어떤 포인트로 놔야 하는지 등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제구를 다듬기 위해 쉐도우를 정말 많이 합니다. 캐치볼을 할 때도 제 리듬에 맞춰 공을 던지는 것에만 온 신경을 집중합니다. 

제구는 가장 중요한 것이 연습량인 것 같습니다. 공도 많이 던져야 하고 자기만의 리듬과 밸런스가 있어야 하고 시합 때 그 감을 이어가서 내 포인트를 확실히 잡아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라고 설명한다.

구속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그는 ‘보여주기식 스피드’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속은 신경쓰지 않습니다. 나올 때가 되면 나올 것이고 저는 아직 고등학생이니까요.  프로 선배님들 또한 무조건 제구가 우선이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구요”

날씨가 더워지면서 구속도 올라오고 있다. 지난 6월 24일 서울고와의 주말리그에서 직접 측정한 그의 최고 구속은 146km/h이 나왔고 144km/h도  2번 기록됐다


4. 타격도 고교 정상급 ..컨택도 뛰어난 김현수

고교 정상급의 컨택능력을 자랑하는 김현수 (사진: 전상일)

투수로서 역량도 뛰어난 김현수지만 타격능력 역시 고교 수준에서는 최상위클래스다. 타격 폼도 안정적이고 컨택 능력은 고교 수준에서는 적수가 없는 수준이다.

스카우터들 사이에서 투수보다 타자로서의 재능을 높게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의 타격은 한마디로 다부지다. 공을 때리는데 있어서 확실한 노림수를 가지고 자기 스윙을 한다. 밀어치는 능력, 잡아당기는 능력, 변화구를 치는 능력 등 모두 우수하다. 카운트 싸움도 잘한다.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놓고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하며 중거리 타자로서  장타력도 갖췄다는 평이다.

“저는 변화구·속구는 안 가립니다. 타석에 들어가면 우중간으로 치자는 마음으로 포인트를 잡습니다. 저도 멀리 칠 줄은 알거든요(웃음).

그런데 전국대회에서 에이스 급 투수들의 공을 치기 위해서는 포인트를 뒤에 놓고 치는 편입니다. 다만 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적극적으로 나가는 편입니다”

#김현수 타격 영상

가장 좋아하는 타자는 역시 동명이인이자  올시즌 LG 타선의 변신을 견인한 '타격기계' 김현수다.

김현수는 2016년  8월 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U15 세계청소년야구대회 첫 날 A조 조별리그 일본A팀과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루타 2개, 3루타 1개) 7타점의 괴력을 뽐낸 바 있다.

지난 5월 22일 2018 황금사자기 세광고와의 32강에서는 3타수 3안타 3타점을 뽑아내며 1-4로 뒤지고 있는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도 했다.

그에게 살짝 타자에 대한 속내를 물었다

“저는 정말 타격은 못합니다. 최근 치고 있는 안타들은 전부 다 운입니다”

라며 본인의 타격 능력을 심하게(?) 평가절하 한다. 현재 김현수는 투수가 되길 원한다. 장충고 송민수 감독 또한 투수로서의 재능이 좀 더 뛰어나다고 평했다.


5. 현실과 가능성의 괴리 - 체격, 구속, 포지션

체격과 구속이 아쉬운  김현수 (사진: 전상일)

‘고교 기준'에서 김현수는 0점대 평균자책점과 4할에 가까운 타율을 동시에 기록하고 있는 특급선수다. 다만 프로의 기준은 다르다.  현재  ‘체격’ 과 ‘구속’에  아쉬움을 표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투타 모두 빼어나가는 하지만 프로에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표도 있다. ‘현실’과 ‘가능성’의 괴리라고 표현할 수 있을 듯 싶다.

본인 스스로도

“내 체구가 작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올해 3학년 투수들의 체격이 다들 무시무시합니다”

라고 말하며 웃는다.

속구 평균 구속도 1차지명,  2차1라운드에서 거론되는 선수들과 비교하면 느린 축에 속한다(선발로 등판 했을 시 평속 138km/h ~ 141km/h, 최고구속 144~146km/h).

투수로 전향한 지 1년여 가량인 덕수고 홍원빈이 1차지명 후보로 거론된 것은 무시무시한 피지컬(195cm-103kg)에 기인한다. 올해는 체격이 좋고 구속이 빠른 선수들이 많아 김현수의 이런 단점이 더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타격하기 전 심판에게 인사하는 김현수 (사진: 전상일)

거기다가 올해는 투구 수 제한이 본격 실행되었다.

(관련 기사: '투구수 제한' 고교야구, 보완 조치도 시급해 )

긴 이닝을 통한 완투능력·경기운영능력 등은 전국대회 결승에 가지 않는 이상 보기 쉽지 않다. 따라서 지난해 양창섭의 경우 처럼  확실한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는 상황이 아니라면 구속과 체격에 좀 더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타격도 마찬가지다.

김현수의 타격 재능은 분명 뛰어나다. 하지만 그는 거포형 타자는 아니다. 투타겸업을 하지 않는 이상 각 프로팀에는 컨택 능력을 갖춘 외야수가 이미 많아 김현수가 경쟁력을 갖기가 쉽지 않다. 김현수를 향한 우려섞인 평가 중 다수는 투타 모두 특급으로 보기에는 애매하다는 시각이다.

이미 1차지명 선수들이 걸러진 상황에서 분명 김현수는 2차 1라운드에서 지명이 예상되는 유력 후보중 한 명이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2차 지명까지 남은 기간,  애매하다는 평을 지우는 확실한 활약을 보여야 한다.

6. 청소년 대표 김현수 “목표는 2차 1라운드 지명”

"목표는 2차 1라운드에 지명되는 것입니다"

1차 지명에서 호명되지 못한 6월 25일.

운명의 장난일까? 불과 몇 시간 뒤  김현수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올해 9월 일본 미야자키에서 개최되는 제12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대표로 당당히 선발된 것이다. 이번 대표팀에는 10명의 1차지명 선수 중 고작 4명(서준원, 원태인, 김기훈, 김대한)밖에 못 들어갈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기쁜 소식에도 그는 크게 웃지 않았다. 아직 목표를 절반 밖에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표팀에 뽑힌 소감도

“기쁘지만 우리 팀에 뽑힐만한 선수들이 많은데 혼자 뽑혀서 부담도 됩니다”

라고 밝힐 뿐 이다.

그는 보이는 것 이상으로 야구 욕심이 많다. 그만큼 자존심도 강하다. 그런 그가 이정도에 만족할리가 없다. "이제 목표는 2차 1라운드에 뽑히는 것 입니다" 라며 오히려 더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김현수는 이번 청룡기를 잔뜩 벼르고 있다. 지난 황금사자기에서 고작 1.2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던 것이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다.

“다 똑같은 고등학생이고 전부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야구를 해왔던 친구들이기 때문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투수 김현수를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라는 각오로 자신감을 표현한 김현수. 과연 그가 청룡의 여의주를 입에 물고 2차 지명의 주인공으로 웅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다음스포츠 독자에게 보내는 장충고 김현수의 영상 편지

[기록 출처 및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국고교야구]


[고교 유망주 리포트 다시 보기] 

1)  '153Km' 잠수함 서준원, 2019 신인 최대어?

2) '최고 151Km' 경북고 원태인, 삼성의 미래?

3) 장충고 송명기, 인성도 최고

4) [1차지명] 한화-KIA-롯데-삼성-NC, 1차지명 주인공은?

5) [1차지명] 두산-LG-SK-넥센-KT, 1차지명 주인공은?


글/취재/촬영: 전상일 아마야구 전문기자,  감수 및 편집: 김정학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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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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