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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쿠션 괴물' 고상운 "우승순간 심장 튀어나오는줄"

입력 2018.07.16. 11:18 수정 2018.07.1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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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등록 후 첫 출전 전국당구대회서 우승 '대형사고'
중압감속 마지막 이닝서 동점 만든 조명우 "역시 대단"
"김형곤 황형범 오성욱 형님들 놀래켜보자" 경기 임해
아마무대 평정한 '재야고수'..큐놓았다가 5년만에 복귀
"세계대회서 '우상' 브롬달 만나 꺾어보고 싶다"
지난 14일 강원도 춘천시 봄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 결승전에서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국내 6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고상운(성남)이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춘천=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아마추어 당구무대를 평정하면서 ‘재야고수’로 통하던 동호인이 있다. 바로 고상운(성남연맹)이다. 2010년부터 3년간 활약한 ‘한국당구 3쿠션 실업리그’ 시절을 비롯, 아마추어 무대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든 그였다. 하지만 2013년 이후 동호인대회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를 기억하는 동호인들은 물론 일부 선수들도 “고상운이 전국대회에 등장하면 수많은 선수들을 긴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말, 5년여만에 동호인 무대에 컴백했다. 이후 1월 ‘제7회 대구 캐롬연합회장배 국제식3C대회’, 2월 ‘2018 인제캐롬3쿠션 전국당구아마추어 최강자전’을 연거푸 우승했다.

그는 결국 지난 4월 ‘선수데뷔’를 선언했고, ‘제4회 한밭 파이브배 전국동호인 국제식3C 대회’(5월)를 석권한 끝에 이번 달(7월) 성남연맹 선수로 정식 등록했다.

그리고 지난 14일, 자신의 첫 전국대회 출전 무대인 춘천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춘천 봄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이하 대한당구연맹회장배) 남자3쿠션 결승에서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국내6위)와 명승부를 펼친 끝에 정상에 오른 것. 이번 대회를 512강부터 시작한 고상운은 결승까지 9연승을 내달렸다. 그 과정에서 황형범(32강) 김형곤(16강) 오성욱(8강) 등 한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물리쳤다.

선수데뷔후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고상운은 “(결승에서)괴물같은 조명우를 꺾었으니 자기도 괴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그와 봄내체육관에서 일문일답을 나눴다.

강원도당구연맹 배동천(오른쪽) 회장으로부터 우승 상장을 받고 있는 고상운.

▲첫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우승까지 거뒀다. 이런 결과를 예상이나 했나.

=전혀 생각지 못했다.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라고 수차례 되물으며 이번 대회에 나왔다. 사실 금방 떨어질 줄 알고 선수복도 한 벌만 준비했다. (검정색 선수복을 만지며)이 옷을 512강 예선 시작한 12일부터 3일째 입고 있다. 하하.

▲우승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승부치기에서 (조)명우의 마지막 샷(세번째 공격)이 빗나가는 순간, 너무 기뻐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그때 대회장에서 저를 끝까지 응원해준 동호회(수내SBS) 사람들, 성남당구연맹 식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제 멘토인 임철 형님(성남연맹 선수) 등 성남연맹 분들에게 “성남연맹 역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자가 나왔습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 또한 후원사인 김치빌리어드 김종률 대표님께도 감사드린다.

고상운이 동호회(수내SBS) 회원들과 우승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결승전을 되돌아보겠다. 13이닝까지 27:7로 크게 앞서다 조명우에게 9점(14이닝), 하이런 16점(15이닝)을 맞으며 역전(26:32)을 허용했다.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았나.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결승까지 올라온 마당에 (우승을)포기하긴 싫더라. 이번에 무너지면 평생 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결과가 어찌되든 최선을 다해보자”고 마음먹고 6-5-2-1점(17~20이닝)을 내며 내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조명우가 후구공격에서 6득점해 승부치기로 들어갔다. 당시 심정은.

=조명우 선수가 그 어려운 걸 해내더라. 후구공격에 대한 압박감이 컸을텐데. 속으로 “괴물같은 선수다(대단한 선수다)”라고 계속 생각했다. 다행히 승부치기에서 5득점한 뒤 조명우 선수가 2득점에 그쳐 우승했지만, 조명우 선수가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이번 대회 결승전은 내 생애 최고의 경기였던 것 같다. 또 우승도 했다. 그러니 오늘(14일)만큼은 나도 ‘괴물’(같은 선수)이지 않을까. 하하.

▲이번 대회를 512강부터 출발해 결승전까지 9연승을 거뒀다. 이 가운데 황형범(32강) 김형곤(16강) 오성욱(8강) 등 강자들을 차례로 꺾었다. 이들과의 대결이 부담스럽진 않았나.

=(김)형곤이 형은 친분이 있었지만, 황형범 오성욱 등 형님들은 TV로 보던 분들이다. 128강부터 한계단씩 올라설 때마다 “유명한 그 형님들을 놀래켜보자”고 마음먹었다. 다행히 목표했던 바를 조금이나마 달성한 것 같아 기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전체적으로 돌아봤을 때 여러면에서 ‘천운’이 따랐다. 특히 수비가 잘 되더라.

▲이번 대회에서 선수로 처음 데뷔했지만, ‘고상운’이란 이름은 아마추어때부터 ‘재야고수’로 유명했다. 하지만 2013년까지 3년간 활약하던 ‘한국당구 3쿠션 실업리그’ 떠난뒤 5년간 당구대회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유는.

=당구를 진지하게 직업으로 생각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러다 최근 국내에 일고 있는 ‘당구붐’을 느꼈고, 지난해 말 “큐를 다시들자”고 마음먹었다. 다행스럽게 5년만에 출전한 전국규모급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좋은 성적이 따랐고, 올해 4월 당구선수가 되기로 결심을 굳혔다.

▲수많은 동호인 고수 중 지난 3월 MK빌리어드뉴스의 [당구 在野고수] 시리즈 첫 주인공으로 소개됐다.

=동호인 중에 강호들이 많은데, 첫 번째로 나가 영광이었다. 쑥스럽지만 그 기사 나가고 알아보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직접 제게 말을 걸진 않고, 제가 연습장(성남 수내SBS클럽 등)에서 연습할 때 뒤에서 “그 재야고수 고상운이야?” 하고 수근댔다. 큐를 든 이후 처음 받아보는 관심에 기분은 좋았다.

▲여러 선수들이 “고상운은 벌써 선수로 데뷔하고도 남을 실력”이라고 평가했다. 본인의 생각은.

=과찬이시다. 형님들 따라가려면 멀었다. 그래도 저를 그렇게 높게 평가해 주시니 기쁘다.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자신의 큐를 정리하면서 웃고 있는 고상운.

▲첫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선수로선 이제 시작이다. 본인의 첫 전국무대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산한 선수 고상운의 목표는.

=부담될 정도로 스타트를 잘 끊었다고 생각한다. 자만하지 않고 더욱 노력하고 싶다. 또한 세계대회도 욕심이 난다. 언젠간 꼭 출전해 제 우상인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을 상대해보고 싶다. 또 누가 아나. 내가 브롬달을 꺾을지. 하하.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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