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엄격했던 이강인..'번역기도 두고 다녔다'

2018. 7. 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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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지역 신문 수페르데포르테가 최근 1군 무대에 데뷔한 이강인을 대서특필했다.

수페르데포르테는 가족들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이강인의 데뷔 무대를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지는 "한국의 어린 선수는 1군에서 데뷔하는 원대한 꿈이 실현되자 가족이 자신에게 모든 걸 희생했던 과거를 필름처럼 떠올렸다. 2018년 7월 24일은 언제까지나 가족의 달력에 붉은 원이 그려진 채 기억될 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스위스 로잔을 상대로 17살에 발렌시아 1군에 데뷔한 이강인은, 구단의 100여 년 역사 가운데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아시아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이 모든 영광은 대한민국에 모든 걸 두고 어린 아들의 꿈을 좇아 함께 스페인으로 이주한 가족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알렸다.


(▲2010년, KBS2 날아라 슛돌이 출연 화면)

수페르데포르테는 이강인의 KBS2 리얼리티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 출연 경험도 소개했다. 신문은 "이강인은 2001년 2월 19일, 만 5세 나이에 처음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한국에는 5살 아이가 경쟁할 수 있는 공식 대회가 없다. 이강인은 학교에 들어가서야 축구를 배웠고, 거기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면서 수백만이 시청하는 리얼리티 TV 쇼(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이강인의 가족은 이 무렵 아들의 축구 실력이 범상치 않음을 알아차렸고, 이후 이강인은 다른 10명의 소년과 함께 발렌시아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당시 2000년대 태생 가운데는 페난 토레스, 아벨 루이스, 빅토르 추스트, 우고 기야몬이 있었다. 이강인은 이들보다 한 살 더 어렸지만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이강인이 특별한 플레이어라는 점은 단지 몇 번의 터치에서도 드러났다고 한다. 그는 재능과 자신감뿐 아니라 성격도 남달랐다.

테스트를 진행한 모촐리(당시 발렌시아 유소년 책임자)는 이강인이 의심할 여지 없는 선수라고 생각했으나 발렌시아는 단순한 계약이 아닌 그 이상을 원했다. 10살밖에 되지 않은 한국인을 영입하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었다. 구단과의 몇 번의 미팅 끝에 이강인의 아버지는 발렌시아와 사인을 위해서는 온 가족이 스페인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가족의 터전은 한국에 있었고, 이강인은 학교도 다녀야 했다. 발렌시아는 구단이 가족에게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강인을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약 일주일 뒤, 사무실의 벨이 울렸다. 이강인의 아버지였다. 그는 말했다. "우리는 발렌시아에서 살 겁니다."

가족은 발렌시아에서 뛰고 싶은 아들의 꿈을 위해 모든 걸 남겨두고 스페인으로 향했다. 그야말로 가족의 인생을 건 도박이자 모험이었다.

위 내용이 발렌시아가 이강인과 계약하게 된 과정이다. 몇 년 뒤, UEFA가 계약 과정을 감찰했지만 모든 게 규정대로였고 이강인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당연히, 스페인에 정착한 초기 몇 년은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 어린 소년은 번역기가 내장된 휴대폰을 들고 훈련장으로 향했다. 가족들은 오히려 "그럼 적응을 못 한다. 번역기를 두고 다녀라"며 아이의 적응을 도왔다.

이강인은 스스로 매우 엄격한 선수였다. 그는 마치 군인처럼 절제했다. 오랜 태권도 훈련에서 배운 사고방식이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스페인 학교에서 단 한 과목도 낙제를 받지 않았다. 어느 날은 아들이 숙제를 하지 못하자 아버지가 양손에 공책을 잔뜩 든 채 훈련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두 누나는 여전히 스페인에서 학업의 길을 걷고 있으며 한 명은 가족의 통역을 담당한다. '훈련'은 이강인 가족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한다.

이번 특집기사는 이강인에 거는 발렌시아 구단의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발렌시아는 이강인과의 재계약에서 8,000만 유로(약 1058억 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책정했다. 바이아웃이란 소속팀 간 '이적료 협상'을 생략할 수 있는 조항이다. 한국의 희망이자 발렌시아의 희망으로 떠오른 이강인이 다음 시즌 발렌시아 A팀에 정식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위 기사는 'SUPER DEPORTE' 기사 일부를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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