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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라이프치히' 경남, 그들은 아직 목마르다

조남기 입력 2018.07.2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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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라이프치히' 경남, 그들은 아직 목마르다



(베스트 일레븐)

매 경기 ‘매력’을 쌓아가는 클럽이 있다. ‘K리그 라이프치히’라고 불러도 좋을 경남 FC 이야기다. 2018시즌이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이 클럽의 질주가 어디까지일지 몹시 궁금하다.

경남은 지난 27일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 20라운드 FC 서울전에서 3-2로 역전승했다. ‘거한’ 말컹이 기막힌 시저스킥과 멋진 헤더로 멀티골을 뽑았고, 미드필더 최영준이 한 골을 보태며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경남은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휴식기 이후 재개된 K리그1에서 여섯 경기 무패 행진(4승 2무)을 달리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인천 유나이티드·상주 상무·FC 서울을 꺾었고, 제주 유나이티드·수원 삼성과 같은 상위권 클럽과 경기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K리그 20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재, 경남의 승점은 36점이다. 1위 전북 현대와 차이는 있지만, 수원·제주와 2위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며 그들의 자리를 ‘꿋꿋이’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것이 있다. 경남은 ‘승격팀’이라는 사실이다.

경남은 몇 시즌 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파란을 일으켰던 클럽 RB 라히프치히를 연상케 한다. 2015-2016시즌 분데스리가2에서 2위에 올라 1부리그로 진입한 라히프치히는 다이내믹한 축구로 독일을 휘어잡으며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분데스리가 2위를 차지했다. 승격팀이 이뤄낸 ‘믿기 힘든 결과’였다. 경남은 K리그에서 ‘라히프치히의 길’을 걷고 있다.


경남의 장점은 수두룩하다. 그들은 4-4-2 포메이션을 밑천삼아 지난 시즌부터 다져온 팀 컬러를 유지하고 있다. 정현철과 정원진 같은 핵심 멤버들이 팀에서 이탈했지만, 스타일을 체계적으로 정비해둔 덕에 1부리그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중심축 최영준을 포함한 두 명의 볼란테가 지속해서 중원을 휘젓고,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한 전원이 수비에 충실한 것이 경남의 기본 골격이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경남의 빈틈을 찾고 싶지만, 응집력과 집중도가 상당해 여간해서는 경남 골문으로 가는 샛길을 발견하기 힘들다.

말컹과 네게바는 더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거한’ 말컹은 K리그2에 이어 K리그1까지 삼킬 기세다. 서울전에서 2득점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고, K리그1 수비수들조차 그에게 쉽게 대항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매 경기 입증하고 있다. 네게바의 공헌도 대단하다. 브라질리언답지 않게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네게바는 수비 기여도가 상당하고, 공격 시에는 포기를 모르는 크로스로 말컹을 측면에서 지원한다.

이런 강점들은 세 시즌에 걸쳐 김종부 감독이 직접 빚었다. 김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는 약한 수비력으로 고전했지만 ‘화력’만큼은 제대로 보여줬으며, 두 번째 시즌에는 K리그2의 다른 클럽을 훨씬 앞서는 조직력으로 리그를 평정했다. 그리고 세 번째 시즌엔 올라간 리그 레벨에 발맞춰 끊임없이 체질 개선을 시도하며 팀이 2위를 달리게 만들었다. 시즌 초반의 ‘4연승 행진’은 놀라움을 자아낼 정도였다.

김 감독은 팀의 단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데 빼어난 능력을 지녔다. 1부리그 타 클럽에 비해 스쿼드 수준이 높지 않은 경남의 현황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그들이 잘하는 것’을 부각하는 방안을 고민한다. 최근엔 말컹에 쏠리는 시선을 분산하기 위해 파울링요를 데려왔고, 유지훈과 이광진을 얻으며 측면을 강화했다. 이런 식으로 김 감독은 한 번 더 ‘스쿼드 최적화’에 성공했다.

이젠 경남이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리그 3위까지 주어지는 ACL 티켓의 한 자리는 전북의 차지가 될 확률이 높은 상황인데, 남은 두 자리 중 한 곳은 경남이 탐할 만하다. 수원·제주·울산 현대·강원 FC와 벌일 경쟁에서 지금껏 보였던 경기력만 유지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팀, 정말 ‘매력 넘치는 클럽’이다. 언제 지켜보아도 흥미로운 ‘승격팀 동화’를 써 내려가는 중이고, ‘비운의 천재’였던 김 감독의 성공 스토리가 축적되고 있으며,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K리거들의 성장 이야기와 번뜩이는 외인들이 하나 되어 ‘다채로운 빛깔’을 뿜어내고 있다.

김 감독은 서울전에서 승리한 직후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가 플랫 4에 투 볼란치를 활용하는 것은 개인 능력과 스쿼드에서 부족하기 때문이다. ACL에 갈 능력도 ‘아직’이라고 본다. 그래도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무장하면 개인 능력이 더 좋아질 수 있다. 이런 점들을 보완한다면 가능성이 생기고, 욕심도 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분하고 겸손한 김 감독도 ACL을 향한 열망은 숨길 수 없는 듯했다. 김 감독은 ACL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오는 8월 5일 벌어질 K리그 21라운드 전북전도 잘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위협적인 얼리 크로스와 말컹의 제공권, 그리고 필드 플레이어들이 만드는 오밀조밀한 두 줄 수비까지, 경남은 훑으면 훑을수록 ‘강함’이 엿보이는 집합이다. 상대가 패턴을 파악할 듯하면, 한 발 더 나아가며 그들의 약점마저 지워버린다. 김 감독의 혜안과 선수들의 노력은 팀을 하늘로 인도하고 있다.

경남의 진군이 여기서 멈출 것 같은 느낌이 들진 않는다. 그들은 ‘목마른 영혼들’이다. 서울전에서 팀의 동점골을 터뜨렸던 캡틴 최영준은 경남 스피릿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는 골을 터뜨린 뒤 근처에 있는 물병을 주워들어 음료를 마시는 셀레브레이션을 선보였다. 그동안 꽤 목이 말랐던 모양이다. 경남도 최영준과 마찬가지다. 아직 풀어야 할 갈증이 남았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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