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수, 시니어 데뷔전 '금메달'.. 김연아 이후 최초 우승

박영진 2018. 8. 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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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수, 김연아 이후 최초 ISU 주관대회에서 시니어 금빛 장식.. 점프-프로그램 모두 '완벽'

[오마이뉴스 박영진 기자]

'피겨 기대주' 임은수(한강중)가 김연아 이후 최초로 국제빙상연맹(ISU) 주관 시니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시니어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임은수는 지난 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18 ISU CS 아시안 트로피 대회 시니어 여자싱글 부문에서 총점 184.33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피겨 선수가 ISU가 주관하는 대회의 시니어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김연아 이후로 임은수가 최초다.

임은수는 지난 두 시즌 주니어로 국제대회에 참가해 모든 대회에서 톱5에 이름을 올리며 높은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올 시즌 시니어로 올라오기 위해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 남자피겨 대표주자인 네이선 첸의 코치인 라파엘 아르투니안과 함께 훈련해 온 임은수는 차별화된 점프와 기존의 이미지를 깬 새로운 프로그램 등으로 첫 대회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임은수의 연기 모습
ⓒ 대한빙상경기연맹
반전의 프로그램, 최고 성적 갈아치우다

임은수는 아시안 트로피를 통해 새 시즌 쇼트프로그램인 'Somewhere in time'과 프리스케이팅 영화 <시카고> OST를 새롭게 공개했다. 주니어 시절 그는 주로 끼가 많고 카리스마가 있으면서 강렬한 음악을 주로 선택해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시니어로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에 맞춰 임은수는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택했다.

쇼트프로그램 'Somewhere in time'은 잔잔한 배경 속에 세련되면서도 감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겼다. 이는 그동안 임은수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사용했던 음악과는 대조되는 것이다. 여기에 토리노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제프리 버틀이 안무를 더하면서 섬세한 느낌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결과는 '대적중'이었다. 임은수는 쇼트프로그램에서 68.09점(기술점수 37.09점, 구성점수 31.00점)을 받았다. 이는 김연아 이후 한국 여자피겨 사상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수였다.

프리스케이팅 '시카고 OST'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도도하면서도 도시적인 느낌과 발랄하고 귀여운 느낌 두 가지를 조합한 이 프로그램은 일본의 전 피겨선수 스즈키 아키코가 안무를 맡았다. 임은수는 프로그램 연기 도중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거나 당찬 여성의 모습을 스텝연기에 맞춰 표현하는 등 기존에 봤던 연기와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담아 준비한 연기는 구성점수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임은수는 쇼트프로그램에서 구성점수 30점대를 넘었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60점대를 뛰어넘었다. 특히 쇼트프로그램에서 일부 심판은 그에게 4개 영역에서 8점대를 주는가 하면, 곡 해석 부문에서는 무려 9점대의 점수를 줬다. 지난 시즌 6~7점대의 점수를 받던 것과 구성점수 부문이 단기간에 쉽게 올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놀라운 일이다.

다만 옥에 티로 프리스케이팅 점프에서 실수가 많았다는 것이다. 임은수는 프리연기에서 전반부 더블악셀 점프와 후반부 트리플 살코 점프에서 넘어지는 실수가 나왔고, 트리플 루프 점프는 착지가 불안해 감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연결 점프를 놓치는 일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구성점수를 받으면서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였다.

 임은수의 연기모습
ⓒ 대한빙상경기연맹
더욱 견고해진 점프, 최고 가산점

임은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점프에서도 매우 질이 좋은 기술을 보여줬다. 특히 주특기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가산점은 놀라웠다. 임은수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이 점프 가산점으로 1.89점을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무려 2.24점을 받았다.

올 시즌 ISU가 기술 규정에 대폭 변화를 주면서 심판들이 선수가 수행한 각 기술요소에 부여하는 수행등급(GOE)이 7단계(-3~3)에서 11단계(-5~5)로 늘어나면서 4,5등급이 새로이 만들어졌다. 임은수는 이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수행등급 3~5점을 받았다. 임은수의 점프는 상당한 비거리와 연걸 점프가 오히려 앞 점프보다 더 높은 높이를 자랑한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런 점이 시니어 첫 대회에서도 이어지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 외에 러츠 점프의 에지와 트리플 플립 점프의 연결동작 등 세밀한 부분에서도 이전 주니어 시즌과는 많이 달라졌다. 또한 점프에 비해 다소 약하다고 평가됐던 비점프 부문에서 스케이팅 스킬을 비롯한 기초 요소들이 미국 전지훈련 등을 통해 조금씩 개선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선수의 약점으로 꼽히는 스핀에서는 이전보다 레벨 등급이 조금씩 올랐지만 스핀 가산점 부문에서는 아직까지 부족한 모습이었다. 또한 쇼트프로그램의 스텝시퀀스에서 레벨2를 받아 본격적인 그랑프리 경기를 앞두고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임은수는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시즌 첫 시합을 금메달로 시작하게 되어 좋은 힘을 받은 것 같다"며 "프리에서 준비한 것을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아 많이 아쉬웠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준비해 쇼트와 프리 모두 더 좋아진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임은수는 6일 국내로 들어와 오는 9월 12일~16일에 열리는 ISU CS US International Figures Skating Classic(US인터네셔널클래식) 대회에 참가해, 그랑프리 개막을 앞두고 한 차례 더 실전 점검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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