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바꾸는 김기태 감독, 안 바꾸는 류중일 감독

2018. 8. 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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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한쪽은 너무 '자주 바꾼다'고 말이 많다. 한쪽은 너무 '안 바꾼다'는 말이 나온다. 김기태 KIA 감독과 류중일 LG 감독과 최근 선수 기용을 두고 취재진에게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감독의 고유 권한인 라인업 구성을 두고 주위의 반응에 대한 설명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7일 고척 넥센전에 앞서 취재진에게 내야수 최원준(21)의 활용법을 두고 이야기를 꺼냈다. 유망주 최원준은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프로 3년차인 최원준은 타격에 재능을 갖춘 우투좌타 내야수. 고교 시절 주포지션은 유격수였다. 지난해 주로 백업으로 72경기에서 출장해 타율 3할8리(156타수 48안타) 3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우익수, 유격수,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올해는 내외야 전천후 백업 멀티 플레이어로 기용폭이 더 넓어졌다. 주전이 잔부상으로 결장하면 최원준이 대체 1순위다. 올해는 외야 3개 포지션과 내야 4개 포지션 모두 선발로 출장했다. 7월 25일 한화전에서는 경기 도중 1루수-우익수-유격수를 차례로 소화하기도 했다.

한 두 포지션이 아닌 내외야 전체를 번갈아 출장하면서 수비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외야 수비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니다. 최원준은 7일까지 타율 2할6푼2리(202타수 53안타) 3홈런 20타점을 기록 중이다.

김기태 감독은 ‘최원준에게 어느 포지션이 최고인가?’라는 질문에 “기자들이 보기에는 최원준을 어디다 두어야 할 것 같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최원준이 200타석이나 뛰었다. 한 포지션에서 뛰었다면 가능했겠는가. 이범호, 김선빈, 안치홍, 이명기, 최형우가 아프고 안 좋았을 때 뛰었다. 그래서 200타석이 넘어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27명의 엔트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멀티 포지션을 요구하고, 최원준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여러 포지션에 뛰어서 말이 나오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라는 의견을 내세웠다.

최원준은 지난 4일 두산전에는 1회 헤드샷을 당한 버나디나 대신 중견수로 교체 출장, 5일 두산전에는 2루수, 7일 넥센전에는 우익수, 8일 넥센전에는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8일 넥센전에서 8회 우익수로 옮긴 최원준은 연장 10회 2사 후 김규민의 우중간 안타를 뒤로 빠뜨리는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시켰고, 김재현의 끝내기 안타로 KIA는 패했다. 이날 5타수 4안타를 친 최원준은 하필 옮긴 수비에서 뼈아픈 실수로 고개숙였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고정 라인업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LG는 109경기에서 45개의 라인업을 사용, 대부분 팀들이 80~90개 라인업에 비해 절반 정도다. 그만큼 타순의 변화가 거의 없다.

주전이 조금 부진해도 웬만하면 바꾸지 않는다. 시즌 초반 중견수 안익훈, 2루수 강승호는 타율이 1할대로 내려간 뒤에 다른 선수로 교체됐다. 꾸준한 출장 기회를 얻은 채은성, 이형종, 양석환 등은 예년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명타자는 베테랑 박용택(39)이 붙박이다. 후반기 LG가 부진하면서 타격 슬럼프에 빠진 박용택이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9년 연속 3할타자인 박용택은 후반기 타율이 2할을 겨우 넘는다. 박용택이 부진해도 지명타자에서 빠지지 않아, 최악의 폭염이 닥친 올 여름 주전들이 한 번씩 지명타자로 출장하며 체력 안배를 못한다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4일 "기자들은 박용택이 3번 치는 것을 싫어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박용택 기용에 대해 말을 꺼냈다. 박용택이 일시적인 슬럼프에서 벗어나 타격감이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지명타자로 박용택 만한 타자가 없다"며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3번타자를 칠 선수도 없다. 박용택이 아닌 3번으로 누구를 내겠는가"라고 되물었다. 7월 중순 가르시아가 복귀한 뒤로는 박용택이 3번에서 5번으로 옮겼는데,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빠지고 박용택이 다시 3번으로 올라갔다.

주전들의 체력 안배에 대해서도 "다른 선수들이 지명타자로 들어가려면 박용택이 수비로 나가야 한다. 그럴 상황이 아니다"며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몇 경기 남지 않았다. 그때까지 버티면 된다"고 말했다. LG의 외야는 3할타자들인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으로 기용하기 위해 좌익수 김현수를 1루수로 기용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8일 롯데전에서 좌완 선발 레일리 상대로 좌타자 박용택을 선발에서 제외시켰다. 양석환을 3번에다 뒀고, 1루수로 우타자 김재율을 기용하면서 김현수를 지명타자로 돌렸다. LG는 이날 레일리를 공략하지 못했고 단 2안타에 그치며 1-2로 패했다. 박용택도 8회 대타로 나와 삼진으로 물러났다. 

지난해 우승팀 KIA의 부진이 최원준을 한 포지션에 고정시키고 출장 기회를 많이 주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다. 박용택이 후반기 부진하지만, 후반기 LG의 추락에 그의 몫은 일부분이다. 팀 성적이 나쁜 상황에서 비난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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