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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LB Interview]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8. 08. 22. 11:58 수정 2018. 09. 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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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올스타' 지금은 추신수 시대


미국 텍사스 현지 언론 ‘댈러스모닝뉴스’는 추신수의 첫 올스타전을 보도하며 한국의 ‘한(恨)’을 ‘깊은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미국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한을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알리기 위해 그의 여정에 비유했다. 낯선 타지에서 세계 최고의 야구인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때론 외로움과 서러움에 맞서 싸워야 했던 추신수. 메이저리그 데뷔 13년 만에 그는 이제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영원히 기억 될 ‘판타스틱 맨’이 됐다.


<Q&A는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날(17일) 현지 인터뷰와 기자와 이전에 진행됐던 개인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Kwonhyang Pyo   Location  Nationals Park


#.오늘 밤 주인공은 ‘추추’


지난 7월 18일 워싱턴D.C. 내셔널파크에 최고의 스타들이 출동했다. 메이저리그 30개 팀에서 팬들의 선택을 받은 스타플레이어들! 그들 가운데 추신수가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 가운데 유일했으며, 2009년 라울 이바녜즈 이후 첫 올스타로 선정된 최고령 선수였다.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출전은 박찬호, 김병현에 이어 코리안 빅리거로는 3번째다. 그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인 출신 야수로는 최초이기 때문이다. 2000년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가 눈물 젖은 빵으로 견뎌낸 결실이다.


ESPN이 발표한 ‘올스타전 출전 선수 중 예상치 못한 올스타 6인’에 이름이 오르기는 했지만, 그의 기록을 보고 ‘올스타 추신수’를 의심할 이는 없을 것이다. 역사를 중요시 하는 메이저리그에서 대기록의 사나이가 뽑히지 않았다면 누가 출전한다는 말인가. 만약 추신수의 이름이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면 오히려 팬들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의심했을 것이다.


추신수의 2018시즌 전반기는 찬란하고도 굉장했다. 90경기에 출천해 타율 0.293 18홈런 43타점을 기록했으며, 볼넷(62개)와 출루율(0.405)는 아메리칸리그 3위에 랭크됐다. 자신의 시즌 전반기 최다홈런 기록을 경신하며 51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 베이브 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현역 최다 연속경기 출루를 이어가고 있다. (인터뷰 이후 후반기에 돌입한 추신수는 지난 7월 22일 아이러니하게도 친정팀에게 발목이 잡히며, 연속 출루 기록을 ‘52’에서 마감하게 됐다.)


미국 현지는 물론 한국에서도 그의 출전여부에 관심이 쏠렸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이 발표된 순간, 미국은 물론 한국 야구팬들은 축제 분위기였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기뻐하며 기사의 댓글을 통해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다.


한국인 출신 야수로서 첫 올스타로 선정됐다.

영광이다. 꿈에 그리던 올스타전에 와서 정말 기쁘다. 아직도 믿을 수 없다.


한국에서 영웅이 된 것 같다.

과찬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에서 축하 메시지를 많이 보냈는가.

몇 백 개의 문자를 받았는데, 아직 많은 분들에게 답장을 못 했다. 답장하면 또다시 문자가 오고. 너무 많았다. (웃음)


올스타전에 간다는 소식은 누가 전해줬는가.

경기 한 시간 전에 팀 미팅에서 코치가 내 이름을 부르면서 악수했다. 모든 팀원들이 축하해주며 안아줬다.


첫 올스타전이면 하루 이틀 전까지 실감하지 못한다고 하던데, 이곳에 오니까 어떤 느낌인가.

맞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유니폼을 입고 있는 다른 선수들을 보니 실감나기 시작했다.


올스타전을 보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특히 어린 선수들이 추신수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것 같다.

나로서는 정말 영광스런 일이다. 나 역시 어렸을 때 한국 프로야구의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보면서 자랐다. 어린 선수들이 나를 보면서 야구에 대한 큰 꿈을 키운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왔노라! 싸웠노라! 이겼노라!


미국 언론은 이번 올스타전을 보며 추신수의 과거를 회상했다. ESPN의 데이비드 쇼헨필드는 고교시절 ‘투웨이 스타’였던 추신수를 기억했다.


2000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이었던 추신수는 그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입문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가난과도 싸워야했다. 그는 5달러짜리 피자 한판으로 3일을 버텼으며, 첫째 무빈이의 기저귀 값을 위해 구단에서 지급된 하루 원정비 12달러를 모았다.


2005년 메이저리그로 승격됐지만 스즈키 이치로, 데이비드 델루치 등에 밀려 기회를 잡지 못하고 다시 짐을 싸야했다. 이 악물고 견뎌낸 자에게 준 선물일까. 200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된 후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8년 드디어 주전을 꿰찬 추신수는 98개 안타를 때려내며, 최희섭(86개, 2004 LA다저스)이 세운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FA로 지금의 텍사스에 둥지를 텄다.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에 계약해 ‘1억 달러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텍사스에서 5번째 시즌을 맞은 2018년. 추신수는 전반기 대기록들을 만들어 냈다. 앞서 언급한 51경기 연속 출루를 포함해 지난 5월 2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경기에서는 연장 10회 말 극적인 홈런으로 개인 통산 176번째 아치를 그려냈다. 이 홈런은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의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인 175홈런을 넘어서는 대기록이었다.


마쓰이의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을 넘었다. 소감이 궁금하다.

나는 홈런을 치는 선수가 아니다. 마쓰이는 나보다 짧게 선수생활을 했지만, 나와 같은 시간 동안 했으면 나보다 더 많이 쳤을 것이다. 비록 홈런이 아니라도 항상 열심히 하고, 잘하고 싶다.


언제 메이저리그에서 뛰기에 충분하다고 깨달았는가?

고등학생 때였다. 스스로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고, 미국 야구를 경험하고 싶었다.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마이너리그에서 뛰면서는 메이저리그에 승격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


미국에 왔을 당시, 많은 점들이 달랐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투수였기에 공을 치는 방법을 잘 몰랐다. 시애틀에 와서 본격적으로 타자를 시작했다. 팀에 에드가 마르티네즈 같은 굉장한 선수들을 보며 많이 배웠다.


마이너리그에서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가.

대화가 가장 힘들었다. 다른 선수들은 스태프가 항상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 사람은 많이 없었기에 힘들었다.


한국선수로서 오랜 시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영광이다. 한국과 나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에서 왔을 당시 나는 18살이었는데,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최고의 선수들과 한 필드에서 경기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자 동기부여였다.


추신수하면 ‘출루’가 떠오르듯 선구안이 뛰어나다. 볼에는 절대 배트를 휘두르지 않더라.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 11년을 메이저리그에서, 7년 반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다양한 타입과 스타일의 투수들을 많이 봐왔고 배웠다. 공을 보고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메이저리그의 노블레스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 누구도 추신수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그의 위상이 오른 이유도 있지만, 유창한 영어실력과 끝없는 열정 그리고 따스한 인품을 칭찬했다.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바뀌었지만 추신수라는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해 하루를 시작했다. 경기 전 훈련도 성실하게 소화했다. 라커룸에서도 쉬지 않고 손과 발을 움직이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언제나 꾸준한 추신수를 동료들은 존경했고, 기자들은 관심을 보였다. 데릭 홀랜드는 흰 양말에 태극기를 그려 이마에 묶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한국을 홍보했다. 당시 텍사스 담당 일본기자들은 무뚝뚝한 다르빗슈와 다르게 다정다감한 추신수의 인성을 치켜세웠다. 신시내티 시절 팀 동료였던 조이 보토 역시 추신수 칭찬에 한몫 거들었다. 그는 추신수를 ‘플레이어스 위크엔드’에 ‘쫓아갈 수 없는 토끼’라고 비유했다. 추신수는 첫 올스타전에 절친과 함께 출전하게 됐고 그에 대해 “항상 따라가고 배우고 싶은 선수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프리랜서인 기요코 기자는 "추신수의 플레이를 보며 한국의 초·중·고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어떻게 하면 추신수와 같은 거물급 선수를 발견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일본의 교토 TV 나오코 기자는 "추신수는 최고의 선수이기도 하지만 처음과 같이 늘 친절하고 상냥하다. 그래서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영어를 아주 잘 하는데 어디서 배웠는가.

팀원들에게 많이 배웠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영어를 못해서 2년 동안 통역사가 있었는데 영어가 늘지 않았다. 그래서 3년 차부터 통역사 없이 혼자 영어하며 팀원들과 시간을 보냈다. 저녁을 같이 먹고 대화하다 보니 점점 늘었다.


미래의 선수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는가. 한국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추신수를 존경하고 있다.

대단히 감사하다. 그러나 팁은 못 준다. 나만의 비밀이다. (웃음) 내 생각에는 경험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많은 경기를 하다보면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경험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최근 많은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한국으로 복귀를 했다. 그들에게 조언한다면?

자기의 목표와 기회를 찾아 옮긴 것이니 그것에 대해 내가 뭐라 얘기할 수 없다. 자기의 결정이고 준비가 돼서 옮긴 것이다. 미국에 진출에 욕심이 있다면, 한국으로 복귀한 선수들에게 많은 정보들을 얻고 더 많은 준비를 해서 왔으면 좋겠다.


한국으로 복귀한 선수들 다수가 이른 복귀였다. 이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어렸을 때 왔으면 다르겠지만 나이가 있었고, 기회가 보장된 한국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국에 진출하는 어린 한국선수들 역시 줄었다.

자기 나름이다. 어린 나이에 미국에 진출하려면, 어느 정도 고생을 감수해야 한다. 뭔가 큰 것을 얻으려면 어느 정도의 대가가 있어야 한다.


올스타전에 한국을 대표해서 나왔다.

올해 올스타전에 뽑힌 선수 중 한국인이 나밖에 없다.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이 들었다. A.J 힌치 감독님이 조금 전 미팅에서 나에게 농담으로 긴장감을 덜어주시더라.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늦깎이 데뷔 선수 중 내가 제일 실력이 부족하다고…. 긴장하지 말고 올스타전을 즐기라는 뜻인 것 같다. (웃음)


#위대한 이름 ‘가족’


올 시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입장 방법이 바뀌었다. 자가용으로 등장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레드카펫을 밟으며 팬들과 마주했다. 영화제를 방불케 하는 열기 속에 추신수의 가족도 모습을 보였다. 추신수는 아내 하원미 씨와 자녀 무빈, 건우, 소희와 함께 입장했다. 추신수는 블랙&화이트 슈트로 한껏 멋을 부렸으며, 하원미 씨는 영화배우와 같은 미(美)를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레드카펫 행사 후 그의 가족의 사진은 랜선을 통해 전 세계로 급속히 퍼졌고 포스가 느껴지는 추신수의 가족에게 감탄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추신수의 가족사랑은 남다르다. 매일 애틋하다는 표현을 떠오르게 한다. 한국 프로야구의 대형 유망주가 메이저리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먼 이국땅으로 간다고 했을 때 하원미 씨가 함께 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쓰디 쓴 땀과 눈물을 흘리는 남편을 생각해서 혼자 눈물을 삼킨 밤이 길었다. 말 못한 스트레스로 시력까지 잃을 뻔 했다. 원정경기를 떠난 남편 없이 혼자 병원을 찾아 무빈을 낳았다. 이렇기에 추신수는 항상 아내에게 이해해줘서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추신수의 팔에는 화려한 문양의 문신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SWMGS’라고 쓰여 있다. 신수, 원미, 무빈, 건우, 소희. 추신수는 매 순간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을 팔에 새겼다. 추신수는 기자와의 2014년 인터뷰 당시 아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평생 배우자로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돈이 아주 많은 남자이고, 다른 한 명은 정말 사랑하는데 몹시 가난하다.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나는 선택을 받았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나를 아내가 끌어 안아줬다. 다시 태어나더라도 내 아내를 선택하겠다.”


올스타에 뽑혔을 때, 가족과 한국에서의 반응은 어땠는가.

한국은 가보지 못해서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다. 아마 많은 야구팬들이 좋아했을 것 같다. 가족과 부모님 모두 축하해줬다. 특히 아내가 엄청 기뻐했다. (웃음)


(하원미 씨는 추신수의 첫 올스타전 출전이 결정됐을 때 자신의 SNS에 ‘정말 오고야 말았다. 이거 꿈 아니지?♥’라는 글과 함께 초청장과 레드카펫 입장 안내판을 올려 기쁨을 나눴다.)


올스타전이 끝난 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일단 건강이 중요하다. 운동하고 연습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뛰고 싶다.


***

첫 올스타전 2-2에 맞선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밀워키의 철벽불펜 조시 헤이더의 5구째 97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때려내며 깔끔한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이 모습을 본 메이저리그 팬들은 “추신수의 비공식 52경기 연속 출루”라며 환호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추신수가 속한 아메리칸리그가 승리를 차지했다.


                 더그아웃 매거진 88호(2018년 8월호) 

위 기사는 대단한미디어에서 발행하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8년 8월호(88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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