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여기 뭐하러 왔어!" 전광인을 깨운 최태웅 감독의 한 마디

이석무 2018. 9. 1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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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의 입에서 평소 듣기 어려울 정도로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최태웅 감독은 전광인을 질책한 이유에 대해 "아직 같이 있었던 시간이 일주일 밖에 안된다. 밖에서는 현대캐피탈 배구단이 그냥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만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안에서 피땀 흘려 준비하기 때문에 경기에서 밝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전)광인이가 우리 팀에 대해 더 알아가야 하는 단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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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사진=KOVO
[제천=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전광인! 너 뭐하러 여기 왔어”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의 입에서 평소 듣기 어려울 정도로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전광인 본인은 물론 다른 선수들조차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한 선수가 분위기를 바꾸려고 “집중하자!”라고 고함을 쳤지만 전광인의 얼굴은 한참이나 굳어 있었다. 그 한 마디는 전광인과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잠자고 있던 승부욕을 자극했다.

현대캐피탈은 13일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천·KAL 남자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KB손해보험에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 내리 세 세트를 따내 세트스코어 3-2 역전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1, 2세트에 범실을 잇따라 쏟아내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특히 전광인이 맡은 레프트 쪽에서 계속 리시브가 불안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전광인도 코트 위에서 갑갑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플레이가 생각처럼 안 되니 공격도 풀리지 않았다.

최태웅 감독은 평소 작전타임에서 선수들을 거의 다그치는 법이 없다. ‘명언 제조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차분하게 선수들을 격려하고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달랐다. 2세트 도중 경기가 계속 안 풀리자 선수들에게 충격요법을 썼다.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지 얼마 안 된 전광인을 콕 집어 강하게 질책했다. 3세트 초반에는 아예 벤치로 불러들이기까지 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핵심선수로서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있었던 전광인으로선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3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의 집중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잠시 벤치에 있다가 3세트 중반 다시 코트로 복귀한 전광인 또한 더욱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며 공격과 수비에 힘을 보탰다.

이날 전광인은 14점에 공격 성공률 68.42%를 기록하며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기록 자체가 이름값이 걸맞는 정도는 아니었다. 범실도 8개나 범했다. 하지만 팀에 적응하는 과정임을 감안 하면 나름 좋은 평가를 받을만 했다.

최태웅 감독은 전광인을 질책한 이유에 대해 “아직 같이 있었던 시간이 일주일 밖에 안된다. 밖에서는 현대캐피탈 배구단이 그냥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만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안에서 피땀 흘려 준비하기 때문에 경기에서 밝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전)광인이가 우리 팀에 대해 더 알아가야 하는 단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광인 본인도 당시 상황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플레이가 잘 안 되니 그런 얘기를 들은 것 같다”고 부진함을 인정했다. 이어 “난 배구를 배우러 왔다. 내가 부족하거나 안되는 부분은 분명한 다그침이 필요하다”며 “감독님이 얘기한 부분을 감사히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광인은 “내가 아직 팀에 스며들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빨리 팀에 흡수돼서 같이 하는 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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