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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풀 레전드' 사미 히피아의 꿈 그리고 손흥민

김동환 기자 입력 2018.09.1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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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 리버풀이 한국을 찾아왔다.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에서 스탠다드차타드와 함께하는 `LFC WORLD` 행사가 개최된다.

리버풀의 축구를 보기 위해 안필드까지 날아갈 수 없는 팬들을 위해 리버풀이 레전드와 함께 전세계 팬들을 찾아가는 이벤트다. 서울에 앞서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자카르타, 두바이 등지에서 개최 되었다. 서울에는 히피아 뿐만 아니라 루이스 가르시아, 제이슨 맥아티어 등 `이스탄불의 기적`을 비롯해 수 많은 영광을 이끈 레전드가 함께했다.

`풋볼리스트`는 13일 `핀란드의 빙벽; 히피아와 마주 앉았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리버풀 수비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주인공이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리버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그의 주장 완장은 스티븐 제라드가 물려받았다. 현역 은퇴 후에는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바이어레버쿠젠에서 감독 생활을 할 당시 함부르크에서 뛰던 손흥민을 영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서울에 찾은 레전드 3인방 중 최전방에 선 히피아는 한국 팬들과 소통 하고, 새로운 팬들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했다. 선수 시절 리버풀에서 보여줬던 강한 책임감은 여전했다. 다음은 히피아와 가진 일문 일답.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 리버풀이 한국을 찾은 것은 단순히 팬들을 만나고, 경기를 함께 관전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목표로 한국을 찾았나?

안필드에 올 수 없는 팬들을 위해 리버풀이 한국을 찾았다. 혼자 온 것이 아니라 파트너인 SC제일은행을 비롯해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왔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팬들과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에 참가할 수 있어 너무나 즐겁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정말 많은 팬들이 있는데, 대다수는 안필드에 직접 갈 기회가 쉽지 않다. 많은 팬들에게 리버풀이 먼저 다가가는 좋은 기획이라고 본다.

리버풀을 아직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새롭게 우리의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만나고 이야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함께 온 레전드들 모두 즐기는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마음이다. 서울을 찾은 우리의 작은 말, 행동이 많은 이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클럽을 대표하는 만큼, 선수 시절 만큼 책임감이 대단한 것 같다.
이곳에 와서 느끼는 책임감이나 부담은 현역 선수 시절이나, 감독 시절과는 다른 종류다. 조금 마음이 편안하다고 할까. 사람들의 눈을 최대한 많이 바라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은퇴 후 축구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한국에 와서 K리그 레전드들과도 경기를 소화했다.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스스로도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책임감을 느끼기 전에 즐거움부터 느끼고 있다. 내가 한국에 와서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영광이고 행복이다.

지금도 행복하다고 했지만, 리버풀에서 뛰던 시절은 어땠나? 전세계 팬들이 아직도 2009년 5월 24일,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기억하고 있다.
오랜 시간 리버풀에서 생활하고 마침표를 찍는 순간은 매우 감정이 휘몰아쳤다. 경기가 끝나고 정말 복잡했다. 10년을 보낸 장소, 사람들을 모두 남겨두고 나만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순간이었다. 물론 프로인 만큼 경기 중에는 최대한 집중을 했다. 경기 전에는 마지막이라는 사실과 상관 없이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 순간이 리버풀에서 나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좋은 순간을 보냈다. 어떤 순간이 제일 빛나는 순간이었냐고 묻는다면, 쉽게 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 너무나 좋은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생생하고 가슴 벅찬 순간은 처음 리버풀에 입단하기 위해 계약서에 서명을 하던 순간이다.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었던 꿈과 목표가 이루어지던 순간이고, 새롭게 무언가가 시작되는 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리버풀에서 몇 번의 경기에 나섰고, 몇 번의 승리를 거두었고, 몇 번의 우승을 차지했는지 솔직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이후에는 그냥 열심히 뛰었다. 100%를 쏟지 못할 것 이라면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10년 동안 동료들 덕분에 뛸 수 있었다. 리버풀에서 빛나는 순간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수 많은 동료들 덕분이다.

리버풀에서 마침표를 찍었다고 했지만, 여전히 레전드로 활동하니 마침표는 아닌 것 같다.
리버풀은 무언가 특별한 클럽이다. 나에게도 특별하다. 오랜 시간을 보냈고, 팀에서 떠난 지도 오래되었지만, 가족으로 느낀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나를 기억하고, 나도 리버풀에서 보낸 순간들을 기억하고 있다.

많은 어린 선수들이 리버풀처럼 대단한 클럽에서 뛰는 날을 꿈꾼다. 당신처럼 은퇴 후에도 여전히 한 클럽의 레전드로 남을 수 있다면 가장 아름다울 것 같다. 당신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지난 해 세상을 떠난 의사가 한 명 있다. 핀란드 사람인데, 주로 포뮬러원 드라이버들을 만히 돌봐줬다. 그는 "모든 것에 완벽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어제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자주 말했다. 어린 선수들, 더욱 성장하고 싶은 선수들 그리고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들에게 그 말을 전하고 싶다. 완벽한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무엇을 하든지 말이다. 언제나 실수는 한다. 어제보다 단 하나라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그 하루가 모여 더욱 멋진 자신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모든 것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른 사람들 혹은 외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끼치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분명 누구나 그런 시기가 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담았던 간절함이 그런 고난과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프로 선수가 되고 싶고, 더욱 빛나는 축구를 하고 싶은 사람들, 꿈을 가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마음 속의 간절함으로 매일 생활하고, 훈련하고, 그라운드에 나서서 매일 한 가지, 한 걸음씩 전진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어린 시절 동경했던 리버풀에서 활약한 당신은 꿈을 이룬 사람인가?
솔직히 이야기를 하자면, 목표는 늘 현실적이었던 것 같다. 꿈과 목표는 조금 다르다. 꿈은 추상적일 수 있지만, 목표는 추상적이다 어린 시절에는 핀란드 1부 리그에서 뛰는 것이 목표였다. 그 다음에는 외국에서 뛰고 싶었다. 그 다음에는 최고의 클럽에서 뛰고 싶었다. 리버풀은 목표라기 보다는 잡을 수 없는 막연한 꿈이었다. 꿈은 가슴에, 목표는 일상에 담고 매일 조금씩 노력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리버풀이 먼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순간 리버풀은 꿈이 아닌 목표가 되었다.

레전드와 만나면 늘 찬란한 과거의 이야기를 주로 한다. 현재와 미래는 어떻게 바라보나?
은퇴 후 감독을 했고, 지금은 잠시 쉬어가고 있다. 나름 즐겁고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가 보지 못했던 곳, 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 아내와 두 아들이 있다.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아이들이 14살, 11살인데, 성인으로 자라나는 과정에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함께 시간을 더 보내려 한다. 물론 소파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나름 바쁜 삶을 보내고 있다. 아마도 언젠가 다시 지도자의 길을 갈 것이다. 당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상황은 아니다. 만약 내일 좋은 제안이 온다면 덥석 수락할 수도 있다(웃음). 일단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재의 일상을 즐기고 싶다.

마지막 질문이다. 리버풀 선수 시절 마지막 상대가 토트넘이었다. 리버풀의 주말 상대이기도 하다. 레버쿠젠 감독 시절 영입한 손흥민이 현재 뛰고 있다. 흥미로운 인연이기에 더욱 기대가 될 것 같다. 출전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수비수 출신으로 리버풀 선수들에게 손흥민을 막을 비법을 전수한다면?
당시 레버쿠젠은 주전 공격수였던 안드레 쉬얼레가 첼시로 이적하며 새로운 전력이 필요했다. 우리는 양발을 모두 사용할 수 있고 드리블 능력도 좋은 손흥민을 점찍었고 그는 훌륭한 실력으로 우리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지금은 손흥민이 훨씬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나도 뿌듯하다.

리버풀은 아마 분석을 철저히 했을 것이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대단한 분석가다. 상대의 세밀한부분도 분석하고 파악하려 한다. 대단한 지도자다. 리버풀 선수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다. 물론 손흥민도 좋은 선수다. 좁은 공간에서의 능력, 역습, 드리블, 패스, 슈팅 대단하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도 견인하지 않았나. 주말 리버풀과 토트넘의 대결에 손흥민이 출전한다면 그가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리버풀이 4골을 넣는 결과가 나왔으면 좋을 것 같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웃음)

사진=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