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독점 영상] "하빕, 생일주 말아줄게"..영업력 빛난 '술상무' 맥그리거

박대현 기자 2018. 9. 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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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너 맥그리거(사진)는 탁월한 영업력을 보여줬다. 다음 달 7일(한국 시간) UFC 229 메인이벤트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라이트급 타이틀을 놓고 주먹을 맞댄다. 이 경기는 스포티비나우(www.spotvnow.co.kr)에서 시청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콩트 한 편을 찍는 분위기였다.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 러시아)에게 '생일주'를 건넸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그딴 술은 안 마신다"며 거부했다.

두 파이터가 정식으로 얼굴을 맞댔다. 맥그리거와 누르마고메도프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UFC 229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뜨거운 '입씨름'을 벌였다.

남자들끼리 만남에 술이 빠질리 없었다. 맥그리거는 최근 자신이 론칭한 아일랜드산 위스키 '프로퍼 트웰브(Proper Twelve)'를 들고나왔다. 자리를 가리지 않는 빛나는 영업력을 보여줬다.

맥그리거는 "모두와 한 잔 하려고 가져왔다. (경비가 삼엄해) 큰 병은 못 가지고 나오게 할 것 같아서 작은 병을 가져왔다(웃음). 내 뒷주머니에 뭐가 들었는진 경비원도 몰랐을 거다. 여기 모인 좋은 사람들과 프로퍼 트웰브로 축배를 들이키고 싶다. 나는 병나발이라도 불 거다. 기분 최고니까"라며 호기롭게 운을 뗐다.

이어 "위스키 1병을 다 비우고 나면 여기 옆에 멍청하게 앉아 있는 사람(누르마고메도프)과 무슨 일을 벌이지 나도 모른다. 장담할 수 없다(웃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들 잘 알지 않나. 그러니 뒤에 있는 사람들, (내가 열받지 않도록) 플라스틱 컵이라도 좀 가져다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왼쪽)과 코너 맥그리거는 기자회견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위협적인 1차 영업을 끝냈다. 이후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와 술잔을 부딪혔다. 흡사 CEO 회동 같았다. 맥그리거는 "정말 고맙다. 늘 당신에게 신세를 진다. 우린 앞으로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건배사를 외쳤다.

얼근한 취기를 느끼는 듯했다. 맥그리거 두 뺨에 분홍빛 물이 들었다. 그러자 누르마고메도프에게도 거푸 잔을 권했다. 현 라이트급 챔피언이 입을 열 때마다 말허리를 끊고 위스키를 건넸다.

맥그리거는 "오늘(21일) 생일을 맞은 누르마고메도프와 나, 그리고 화이트 대표가 함께 프로퍼 트웰브를 맛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떻겠는가"라고 제안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자기 말을 이어 가는데 집중했다. 그는 "나는 맥그리거를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케이지에 들어가서는..."이라고 말하는 순간, 맥그리거가 또다시 끼어들었다.

맥그리거는 "왜, 마음에 안 드는가? 오늘(21일)은 하빕, 너의 생일이지 않나. 생일 축하한다, 하빕. 한잔해!"라고 소리쳤다.

▲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표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굳어졌다.

누르마고메도프가 거절했다. "나는 술을 안 마신다"며 굳은 표정으로 거부 의사를 보였다. 맥그리거는 끈질겼다. 왜 마시지 않느냐고 익살스런 표정으로 빈정댔다. 원래 술을 안 먹는다는 답이 돌아오자 "파티 열면 제일 잘 놀게 생겼으면서 괜히 튕긴다. 싱거운 녀석!"이라며 비아냥 수위를 더 높였다.

더는 참지 못했다. 누르마고메도프가 발끈했다. "그런 (저질) 술은 입에도 안댄다"며 맥그리거가 론칭한 위스키를 '디스'했다.

맥그리거는 자타공인 UFC 최고 '광대'다. 상대가 미끼를 덥석 물자 이때다 싶어 달려들었다. 표정을 싹 바꾸고 몸동작을 큼직하게 하며 소리쳤다. "넌 나한테 걸리면 죽는다, 하빕! 네가 안 마신다니 그럼 여기 화이트와 내가 대신 마셔주겠다. (화이트를 바라보며) 내 술을 거부하는 나쁜 녀석들은 우리가 해치워줍시다"라며 무대에서 과장된 즉석 연기를 펼쳐 보였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짧게 한숨 쉬었다. 이 자리가 얼른 끝나길 바라는 듯했다. 기자진과 질의응답이 끝나고 파이팅 포즈를 취할 때도 어떤 액션도 보이지 않았다. 빠르게 연단 아래로 내려갔다. 맥그리거는 끝까지 빈정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하빕, 너 어디 가니. 겁먹은 거니"라며 누르마고메도프 등을 향해 소리쳤다. 화이트 대표는 중간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 편의 코미디 콩트 같았던 UFC 229 프레스 콘퍼런스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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