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태 박치기 논란'..스포츠는 스포츠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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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축구 가시마 앤틀러스의 골키퍼 권순태(34)가 '박치기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가대표를 지낸 골키퍼 권순태는 지난 3일 저녁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전반 43분 수원 삼성의 임상협과 충돌했다.
권순태는 임상협에게 박치기 위협을 가하는 등 감정을 드러냈고, 경고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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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비난 빗발..'친일파' 비아냥까지
권순태 경기중 대응 지나친 측면 있지만
스포츠를 스포츠 자체로 보는 지혜 필요
[한겨레]
일본 프로축구 가시마 앤틀러스의 골키퍼 권순태(34)가 ‘박치기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가대표를 지낸 골키퍼 권순태는 지난 3일 저녁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전반 43분 수원 삼성의 임상협과 충돌했다. 임상협은 권순태가 공을 더듬는 사이 골을 넣으려고 바짝 달라붙었고, 위기를 벗어나려는 권순태는 임상협의 접근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권순태는 임상협에게 박치기 위협을 가하는 등 감정을 드러냈고, 경고 징계를 받았다.
권순태는 나중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인지하고 있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닛칸스포츠) “상대가 한국의 팀이었기에 지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 있었다. (경고 상황은) 좋지 않은 장면이기는 했지만 우리 팀에 스위치를 넣기 위해선 필요했다.”(재일동포 프리랜서 김명욱)라고 해명했다. 한국의 팀은 프로팀 수원 삼성을 뜻할 것이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수원에 2골을 내줘 잠잠하던 가시마 응원단의 목소리는 권순태의 감정 폭발 이후 커지기 시작했고, 경기가 뒤집혔다. 가시마의 우치다 아쓰토는 역전승(3-2) 뒤 “권순태 덕분에 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국내 누리꾼들의 반응은 매우 격앙됐다. 개천절과 경기를 연결하거나, ‘친일파’라는 비아냥까지 민족주의 코드로 경기를 해석하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졸지에 권순태는 ‘매국노’가 돼 버렸다. 권순태의 에이전시는 “거친 댓글이 하도 많아 에스엔에스(SNS) 계정을 막았다”라고 말했다.
스포츠는 놀이가 제도화된 허구다. 그라운드에 선을 긋고, 규칙과 경쟁으로 트로피를 정하자고 약속한 창조물이다. 그래서 감정이 상한다고 주먹을 휘두르면(현실의 개입) 제재를 받고, 반대로 죽일 듯이 상대와 싸운(허구의 세계) 뒤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함께 어울릴 수 있다.
프로로서 소속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험난한 일본 리그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권순태가 보인 행동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한·일간의 역사적 갈등이나 감정을 자극하는 민족주의나 ‘국뽕’의 시각으로 상황의 맥락을 바꾸어 버리면 스포츠가 설 자리가 없다.
권순태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치른다. 스포츠를 ‘스포츠 그 자체’로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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