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을 국감장에 세웠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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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선동열은 오른 어깨 건초염으로 등판할 수 없었다.
대회 초반 졸전을 거듭하자 팬들의 비난 수위는 도를 넘었다.
당시 허웅의 득점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수비력은 출중했다.
그러나 어떤 종목이건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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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국감 증인 출석할 일인가
도덕적 비난과 법률적 심판은 별개
[한겨레]
해태 선동열은 오른 어깨 건초염으로 등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상대팀은 선동열이 불펜에서 몸 푸는 시늉만 해도 벌벌 떨었다. 마치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의를 내쫓은 격이었다. 선동열은 37년 역사의 국내 프로야구를 통틀어 통산 평균자책점이 유일한 1점대(1.20)다. 대학 시절엔 두차례 출전한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최우수선수에 선정됐고, 선수 막바지 일본에 진출해 ‘나고야의 태양’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분명 한국에서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투수였다.
‘국보’로 존경받던 그가 10일 국회 국정감사 증인석에 앉았다. 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은메달 따라”는 야구팬들의 조롱에 시달렸다. 대회 초반 졸전을 거듭하자 팬들의 비난 수위는 도를 넘었다.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파장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정치권으로 튀었고, 급기야 10일 선 감독이 국감 증인석에 앉았다. 국회의원들은 ‘병역 비리’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소매를 걷어붙였지만 예상대로 알맹이가 없었다. “(대표 선발) 청탁이 있었느냐”는 밑도끝도 없는 질문만 이어졌다.
체육인들은 혀를 찬다. 감독의 잘못된 선수 선발에 대한 비판은 할 수 있지만 정치권이 별다른 증거도 없이 ‘비리’로 치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8년 전, 허재 전 농구대표팀 감독의 아들 허웅이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여론은 허 감독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급기야 국정감사 도마 위까지 올랐다. 당시 허웅의 득점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수비력은 출중했다. 그런데도 국회의원들은 눈에 드러난 수치만 추궁했다. 허웅은 곧 실력으로 국회의원들의 넌센스를 입증했다.
오지환 등 일부 선수들이 병역을 미루며 아시안게임에서 ‘한탕’을 노린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어떤 종목이건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그 뒷감당은 마땅히 감독이 짊어진다. 도덕적 비난과 법률적 심판은 엄연히 별개의 문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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