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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면박-호통' 국회의원의 포퓰리즘, SUN의 허탈감

입력 2018.10.11. 05:33 수정 2018.10.11. 05:36
자동 요약

역시나 여론의 인기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의 군미필 선수들의 발탁을 두고 비난하는 여론이 있었다.

손 의원은 "야구 관객이 선 감독 때문에 20%나 줄었으니 사과하시든지 사퇴하시든지 하라"고 호통쳤다.

'병역'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두고 KBO와 선동렬 감독이 정서적으로 여론과 공감대를 나누지 못한 잘못은 있다.

[OSEN=한용섭 기자] 역시나 여론의 인기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었다. 프로야구 이슈를 이용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는 정치인의 행태였다. 하지만 본질에서 벗어난 알맹이 없는 질문, 무지를 드러내는 질문, 맥락없이 호통과 면박으로 되려 국회의원의 자질을 놓고 비난을 받게 됐다.

선동렬 야구 대표팀 감독은 10일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의 군미필 선수들의 발탁을 두고 비난하는 여론이 있었다. 금메달을 획득하고 병역 면제 혜택을 받자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정치권에서 국정감사 증인으로 선동렬 감독을 신청했고, 스포츠계에서 현장 지도자로는 최초로 선 감독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대표팀 선발을 두고 국정감사 출석은 전례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선 감독을 증인으로 신청한 국회의원들은 병역 특혜 의혹을 지적하는 증거도 없었고, 명쾌한 질문으로 의혹을 풀어줄 답변을 끌어내지도 못했다. 

김수민 의원은 준비한 자료라고 내놓은 2017시즌 성적을 두고 A와 B 선수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강요했다. 선 감독이 어쩔 수 없이 A가 아닌 B를 언급하자, 김 의원은 "A는 오지환, B는 김선빈이다"라고 잘라 말하며, 본질을 벗어난 질문에 대한 선 감독의 부연설명을 저지했다. 선 감독은 "너무 일방적으로…"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대표팀 선발 당시인 올해 성적이 아닌 1년 전 성적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웃음거리였다.

손혜원 의원은 대표팀 선발과 무관한 선 감독의 연봉에 관해 질문했다. 선 감독이 "연봉 2억원"이라고 밝히자, 손 의원은 "KBO에서 제공하는 판공비는 무제한이라고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게다가 손 의원은 근무시간을 물으며 "너무 편하게 일하면서 많이 받는다. 너무 편한 전임 감독 아닌가"라고 면박을 줬다. 대표팀 전임 감독의 역할과 업무에 대한 이해 없이 상대방을 향한 인신 공격이었다. 축구와 야구가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은 연봉이 약 25억원이다.

손 의원은 “야구 관객이 선 감독 때문에 20%나 줄었으니 사과하시든지 사퇴하시든지 하라”고 호통쳤다. 팩트 없이 목소리만 높이는 국회의원들이 흔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엄청난 비리가 있는 것처럼 국정감사를 앞두고 보도자료를 잇따라 내보낸 손혜원 의원은 전가의 보도인 양 '적폐 청산'을 부르짖었지만, 정확한 팩트와 사실 없이 감정적인 여론몰이에 휘둘리는 모양새다.

'병역'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두고 KBO와 선동렬 감독이 정서적으로 여론과 공감대를 나누지 못한 잘못은 있다. 선발 과정에서 명확한 설명, 감독으로서 책임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성적(금메달)에만 신경 쓴 결과,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청탁 비리, 병역 비리 등 근거없는 과격한 단어로 점점 비난 여론이 커져 갔다.

그 부분에 대해 뒤늦게 정운찬 KBO 총재는 지난 9월 중순 기자회견을 열고 "기계적 성과적 주의에 매몰돼 병역 면제와 관련된 국민 정서를 반영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선동렬 감독도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분들, 특히 청년들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선발 과정에서 청탁은 없었고, 코치들과 토론을 거쳐 감독이 성적 위주로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선 감독이 이용당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선 감독과 프로야구가 국정감사와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는 정치인에 이용당했다.

/orange@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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