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Dream] 넥센 히어로즈 김혜성

조회수 2018. 10. 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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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 갑자기 등장한 뛰어난 사람

누군가에게 야구는 취미고, 누군가에게 야구는 직업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추억이고 어떤 이에게는 그저 하나의 공놀이일 것이다. 그리고 욕심 많은 이 선수는 야구가 희망이라고 말한다. 혜성처럼 등장해 그 이름처럼 빛나고 있는 김혜성은 자신의 미래가 야구에 걸려있다고 한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신수빈  Location  고척스카이돔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온다


흔한 이 말은 이번 시즌 김혜성에게 적중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주전 2루수 서건창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되자 김혜성은 그 빈자리를 빠르게 차지했다. 주축 선수의 부상은 신인 선수의 기회라고 했던가. 한 행성의 창조자이자 파괴자인 혜성의 이면처럼 사라진 자리에서 자신의 자리를 창조했다.


혜성이라는 이름이 참 특이해요.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셨어요. 지혜롭게 살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예쁜 이름을 지어주셔서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응원가에도 혜성이라는 단어가 나와요. (김혜성의 응원가에는 ‘저 하늘 빛나는 혜성처럼’이라는 가사가 주를 이룬다)

응원가 자체가 신나고 발랄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응원가는 마음에 드나요. 송성문, 김규민 선수와 함께 응원가가 나왔잖아요.

처음에 가편집본으로 들었을 때 제 응원가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지금은 편곡이 되면서 조금 변했죠. 좋기는 한데… (머뭇) 조금 아쉬워요. (송)성문이형 응원가는 가편집일 때 그저 그랬는데 막상 편집된 응원가는 신나고 좋더라고요. 사실 (김)규민이 형 응원가는 제 스타일 아니에요. (웃음)




응원가를 이렇게 금방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못했을 텐데요. 예기치 못한 활약이었어요. 이번 시즌 본인의 야구에게 몇 점 정도 주고 싶나요?

100점 만점에 50점을 주고 싶어요. 타격도 수준 미달이고, 수비도 부족해요. 정말 어려운 타구는 놓칠 수 있지만, 쉬운 타구는 처리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쉬운 타구를 몇 개 실책 한 게 있어서 화가 많이 나요. 저는 아직 50점밖에 안 돼요.


자기 자신에게 박한 것 같아요. 장정석 감독님도 ‘수비는 최고 수준’이라고 칭찬하셨잖아요.

그래도 수비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평범한 타구를 자주 실수해서 마음에 걸려요. 달리기가 꽤 빠르다 보니 어려운 타구는 잘 쫓아가서 잡는데, 평범한 정면 타구에서 실책이 나오면 정말 한심하죠. (시무룩)


엄격하네요. 이번 시즌 수비에 중점을 많이 두었나 봐요.

지난 시즌 1군에서 총 16경기를 나갔어요. 대부분이 수비 위주였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만일 1군에 올라가게 된다면 수비를 잘해서 팀에 보탬이 되자’고 생각했어요. 준비를 많이 했고, 실력이 올라오다 보니 이렇게나마 기회가 돌아온 것 같아요.


선배들이 많은 조언을 해줬을 것 같은데요.

(박)병호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올해 처음으로 1군에서 제대로 된 시즌을 치르고 있지만 욕심이 많이 생겨요. 그래서 실책이나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을 때 자책을 많이 해요. 그럴 때마다 병호 선배님이 ‘괜찮다. 너는 올해 처음 뛰는 거고 못해도 욕할 사람 없다’며 다독여주셨어요. 그때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선배님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웃음)




팀 내에서 박병호 선수는 정말 대선배잖아요.

처음에는 정말 무섭고 딱딱한 분이신 줄 알았는데 반대셨어요. 성격도 밝으시고 후배들도 따뜻하게 챙겨주셔서 좋았습니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나 봐요. 넥센의 트레이드마크인 원팀(one team) 세레모니가 돋보여요. (넥센은 안타를 치면 손을 포개는 행동으로 팀워크를 강조해 이슈가 되었다)

원팀 세레모니가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됐어요. 팀이 안타를 치면 팀 전원의 사기가 상승하잖아요. 그 좋은 기분을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으니까 분위기가 더 올라오더라고요.


자신이 했던 첫 원팀 세레모니는 기억나나요?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세레모니를 할 수 있게 되어 뿌듯했던 감정은 또렷해요. 저는 시즌 초부터 주전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항상 벤치에서 ‘나도 안타를 치고 나가서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원팀 세레모니만큼이나 끝내기 때도 팀워크가 잘 보이던걸요. (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김)재현이 형의 끝내기예요. 전 아직 끝내기를 한 번도 쳐보지 못해서 그런지 시즌 초 재현이 형이 쳤던 그 끝내기가 뇌리에 가장 남더라고요. 전 구경하고 있었거든요. 정말… 부럽고 멋있었어요.




화성에서 온 남자


현재의 그에게 가장 욕심이 나는 것,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1군에 있다는 것’이다. 시즌 초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며 주춤했던 넥센이었지만, 우려와는 정반대로 빠르게 전력을 재정비했다. 김혜성과 같은 퓨처스리그 선수들이 그 정비의 바탕이었다. 올해 김혜성은 134경기에 출장하여 5홈런 45타점, 30 도루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화성에서 온 남자의 반격이었다.


넥센은 화성 히어로즈에서 좋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등장해요. 비결이 있을까요?

스스로 운동하는 문화가 도움이 됐어요. 퓨처스리그에 있다 보면 간절해지는 점도 있고요. 화성의 경우 항상 실내연습장이 열려있어요. 그래서 야간 운동이 없는 날에는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각자에게 필요한 운동을 자유롭게 하고 있어요.


2군에서는 숙소 생활을 했을 텐데 요즘은 어디서 다니나요?

집에서 출퇴근하고 있어요. (집이 가깝나 봐요.) 일산에 있어요, 멀지 않아서 다행이죠. (웃음) 차가 없어서 저희 집 옆에 사는 트레이너님과 같이 출퇴근을 하고 있어요.


트레이너님이 좋은 분이시네요. (웃음) 그렇다면 아마추어 시절 이렇게 도움을 많이 줬던 지도자가 있나요?

정재준 코치님이요. 제가 고등학교 전까지는 내야수를 해본 적이 없어요. 포수, 투수, 외야수까지 포지션 이동만 계속하고 있었죠. 그러다 동산고등학교에 진학 했는데 2루수가 공석이었어요. 당시에 타격감이 좋아서 시합을 뛰어야 했고, 자연스럽게 제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됐어요. 그때 정식으로 내야수를 시작했죠. 경험이 없다 보니 수비가 영 어설펐어요. 그때 정재준 코치님과 펑고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웃음) 정말 힘들었는데 그 연습이 저를 지금의 자리로 인도해 줬다고 생각해요.




수비만큼이나 도루도 잘하는 선수예요. 보통 단독 도루인가요? 아니면 지시에 따른 건가요?

코치님이 뛰지 말라고 하시는데 도루를 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요. (웃음) 네가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으면 뛰라고 하세요. 그런 상황에서 타이밍이 맞으면 뛰는 스타일이에요. 저만의 비결이나 감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저도 모르게 ‘이때다!’ 하면 성공하더라고요. 주루 코치님께서 사인을 주실 때 뛰면 100% 성공이죠. (웃음)


예전 인터뷰에서 롤모델이 김하성 선수라고 밝혔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물론 모든 선배님을 존경하죠. 하지만 (김)하성이형은 저와 나이도 비슷하고, 제가 그리는 목표와 가까워요. 저 역시 어릴 때부터 꾸준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하성이 형을 제 롤모델로 삼고 있어요.


지금 그 롤모델과 키스톤 콤비로 뛰고 있어요. 사적으로 만나니까 박병호 선수처럼 많이 달랐나요?

네, 하성이 형도 카리스마가 있으시잖아요. 생긴 것도 날렵하게 멋있으시고요. 그런데 확실히 나이가 어리시니까… 아! 물론 제가 더 어리지만 (웃음) 통통 튀는 매력이 있어서 재밌어요. (사적으로 친해졌나요?) 아직 많이 친하지는 않아요. 집이 멀어서….


같은 팀의 송성문 선수와는 많이 친하다고 들었어요.

다들 옆에서 사귀는 거 아니냐고 하세요. (웃음) 저랑 (주)효상이 형이랑 성문이 형이 함께 몰려다니니까 그런 말들을 듣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선수가 같은 포지션에서 활약하고 있어요. 라이벌 의식은 안 생기나요?

성문이 형은 정말 좋아하는 형이라 그런지 잘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기분이 좋아요. 성문이 형은 야구가 잘 안 되거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으면 정말 우울해하거든요. 형이 타격을 잘해야 서로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매 경기 잘 치기를 바라고 있어요. (웃음)


스트레스를 잘 받아서 경쟁 구도가 힘들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경쟁보다는 사소한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스타일이에요. 그 스트레스가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게 가장 큰 흠이죠. (한숨) 그러다가 경기에서 실수를 하면 또 스트레스 받고… (한숨) 더 잘하기 위해 잊어야 하는데 (한숨) 아직은 신경 쓰이고 악순환이 되고 있어요.


방금 질문에도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네요. (웃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따로 없나요?

한숨 푹 자고 나면 정신이 맑아져서 한결 좋아지더라고요. 그날 밤까지는 계속 신경 쓰이는데, 자고 일어나면 ‘오늘은 꼭 잘해야지’ 하고 조금 풀리는 편이에요. 잠이 보약입니다. (웃음)


아무리 힘들어도 술, 담배, 탄산음료처럼 자극적인 것들을 피한다고 들었어요.

술, 담배를 싫어해요. 탄산음료는 운동선수에게 안 좋다고 들어서 고등학교 때 이후로는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웃음) 근데 가끔 정말 간절할 때가 있어서…. (부끄)




사생활 관리도 철저하다고 들었어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야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몸에 안 좋고, 야구에 방해되는 것은 안 하고 있어요.


연습량도 많다고 들었는데 인터뷰를 하다 보니 연습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철저한 선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타고난 선수가 아니에요. 재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분들에 비해 뛰어나지도 않죠. 그래서 연습에 더 매진하고 있어요. (보통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연습을 진행하나요?) 그날 경기에서 있었던 문제점을 찾고 보완하는 것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습을 통해 얻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수비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달리기가 빠른 편이라 수비나 주루에서 칭찬을 듣고 있으니까요.


제가 장점을 하나 더 찾아줄게요. 팬서비스가 좋은 선수예요.

사인을 요청하면 다 해드리는 편이에요. (처음 사인 요청을 받았을 때 기억 하나요?) 화성에 있을 때였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사인이 없어서 그냥 이름을 쓰고 있어요. 사인을 해드릴 때마다 조금 민망합니다. (웃음) 사인을 만들 계획인데 창의력이 부족해서 아직도 연구 중이에요.




얼른 정해야겠어요. 넥센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어서 사인할 날이 더 늘었어요.

서건창 선배님도 돌아오셨고 부상을 당한 선수도 거의 없기 때문에 더 강한 넥센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습니다. 가을 야구에서 좋은 활약 기대하세요. (웃음)


첫 가을 야구가 되겠네요. 엔트리에 드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 있나요.

주전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시기상조이고, 꼭 한 번 대수비라도 나가보고 싶어요. (선발로 출전하는 모습은 상상 안 해봤나요?) 아우~ (절레절레) 선발은 아직 멀었어요.


꼭 엔트리에 들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이번 팀의 목표는 우승이겠죠.

어떤 팀이든 포스트시즌을 목전에 두면 목표는 우승이죠. 저희 팀도 역시 KBO리그 정상을 향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런 당당한 포부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아직 주전으로 뛰기에 부족한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늘 열심히 해서 팬분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니 조금 미흡하더라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김혜성의 올 시즌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한국시리즈 우승이죠. 할 수 있다면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그렇다면 야구선수로서 최종 꿈은 무엇일까요.) 골든 글러브를 꼭 받아 보고 싶어요. 2루수 골든 글러브도 좋지만 유격수 골든 글러브가 제일 탐나요. (웃음)


마지막 질문입니다. 김혜성이라는 선수는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나요.

지금은 모든 야구팬의 입에서 ‘김혜성? 걔 수비 잘하더라’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

가을야구를 향해서 설레는 눈빛을 보내는 이 어린 선수는 자신의 이름처럼 빛나고 있었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이 선수 참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선수들이 몇 있다. 김혜성도 그런 선수 중 하나였다. 자신에게 그 누구보다 엄격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왜 그가 올해 기회를 잡았는지 알 수 있었다. 실력과 동시에 인성을 강조하는 지금 가장 적합한 선수가 아닐까. 지금처럼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면 김혜성은 깜짝 등장한 혜성을 넘어 늘 빛나는 더 큰 존재가 될지 모른다.


                    더그아웃 매거진 90호(10월호)


위 기사는 대단한미디어에서 발행하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8년 10월호(90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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