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출신' 60대 할배 축구단, 초등 최강팀에 석패

임기환 2018. 10. 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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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출신' 60대 할배 축구단, 초등 최강팀에 석패

(베스트 일레븐)


전직 국가대표팀 선수로 구성된 60대 할아버지 축구단이 ‘초등부 최강’ 신정초등학교 축구부에 아쉽게 패했다.

60~70대 전직 대표팀과 실업 리그 출신으로 구성된 로얄 FC 축구단이 13일 오후 12시 서울 강남구 일원로 7번지에 위치한 중동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신정초와 친선 경기를 치렀다. 할아버지와 손주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는 25분씩 4쿼터로 진행됐다. 신정초가 7-4로 로얄 축구단을 꺾었다.

2005년 창단된 로얄 FC에는 1970년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 등과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던 김재한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김진국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 등 50대에서 70대까지 1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선수단 평균 나이는 55세로 신정초 6학년 선수들과는 42세 차이가 난다. 최고령(77세) 서윤찬 원로와는 무려 64세 차이다.

이날 로얄에선 1970년대를 풍미했던 왼 측면 공격수 김진국 전무와 한국 축구 골키퍼 계보에 빠트려선 안 될 김황호 원로 등이 선발로 나섰다. 이밖에 실업 출신도 끼어 있어 ‘볼 좀 찬다’는 일반 동호회를 상대로도 거의 지지 않는 구성으로 스타팅이 꾸렸졌다.

그러나 손자들은 강했다. 함상헌 감독이 이끄는 신정초는 지난해 전국대회 3관왕(칠십리배·소년체전·화랑대기)에 빛나는 초등부의 절대 강자. 올 초 칠십리배 춘계유소년연맹전 12세 이하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차범근 축구상 대상을 수차례 배출한 초등부 명문으로, 최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미친 세이브’를 펼친 조현우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문선민 등을 배출했다.


이날 6학년 주전급이 대거 나선 신정초는 등번호 10번을 단 에이스 강주혁이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로얄 격파의 선봉에 섰다. 강주혁은 최근 FC 서울 산하 유스팀 오산중학교 입단을 확정한 한국 학원 축구의 기대주다. 이밖에 미드필더 정승윤과 배성호도 할아버지들 앞에서 멋진 활약을 펼쳤다.

할아버지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현역 때 크로스만큼은 차범근 전 감독보다 정확하기로 정평 난 김진국 전무는 이날 홀로 두 골을 터트리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김진국 전무는 165cm의 단신이지만 스피드와 기술이 좋아 상대 수비로선 경계 대상 1호였다. 1970년대 한국 축구는 좌진국 우범근이 공식이었다. 크로스를 센터링이라고 표현하던 시절, 김진국 전무가 올리면 190cm의 장신 공격수이자 김신욱 원조 격인 ‘키다리’ 김재한 전 부회장이 마무리하는 패턴이 일상이었다.

그러나 신정초는 ‘요즘 아이들’답게 성인 못잖은 체격을 지닌 선수들도 더러 있었고, 볼 간수 능력 또한 뛰어나 경기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한국 역대 골키퍼 중 최소 실점을 자랑한 명수문장 김황호 원로가 골문을 지켰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인 손자들에게 일곱 골을 내주고 말았다. 김황호 원로는 1976년부터 1981년 사이 A매치 42경기에 출전해 23골을 내줬다. 경기당 평균 실점이 0.55골로 이운재나 김병지보다도 실점율이 적었다. 그러나 역대급 거미손도 시대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이날 로얄 축구단은 경기 후 유망주들을 격려하고 낫소에서 제공한 축구공을 선물했다. 로얄 축구단 측에서 마련한 식사 자리를 통해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원로와 유망주들이 담소를 나눴다. 최재익 로얄 축구단 회장은 경기 후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무럭무럭 자라서 한국 축구의 미래로 커나갔으면 좋겠다”라는 격려사를 남겼다.

한편, “60대 할배들이 아직도 건강하게 뛸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라는 모토로 생활 축구계에서 ‘무(모)한 도전’을 펼쳐나가고 있는 로얄 축구단은 여자 연령별 대표팀, 20~30대 생활 축구팀 등과 친선 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신정초등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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