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완투는 옛말? 불펜이 운명 쥔 빅리그 포스트시즌

윤세호 2018. 10. 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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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포스트시즌은 불펜투수 놀음이다.

꾸준히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고 있는 클리블랜드 테리 프랑코나 감독과 시카고 컵스 조 매든 감독도 불펜투수의 비중을 크게 둔다.

프랑코나 감독은 2016 포스트시즌서 좌완 불펜투수 앤드류 밀러를 4회에 투입해 긴 이닝을 맡기는 파격을 선보였다.

지난해 휴스턴이 선발투수 랜스 맥컬러스를 포스트시즌에선 불펜투수로 돌려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강팀들은 불펜진 업그레이드에 혈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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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랜스 맥컬러스 | 휴스턴 애스트로스 공식 트위터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빅리그 포스트시즌은 불펜투수 놀음이다. 2015시즌 정상에 오른 캔자스시티를 시작으로 불펜야구 열풍이 가을야구를 집어 삼키고 있다. 선발투수 역할을 5~6이닝으로 제한하되 다수의 필승조 투수를 보유해야 월드시리즈 우승에 닿을 수 있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14일까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7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발투수는 4명 밖에 없다. LA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가 디비전시리즈 2차전서 8이닝을 던졌고 류현진이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 7이닝, 휴스턴 게릿 콜이 디비전시리즈 2차전서 7이닝, 보스턴 네이선 이발디가 디비전시리즈 3차전서 7이닝을 기록했다. 강한 불펜이 우승 가능성의 척도가 됐고 빠른 선발투수 교체는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대로라면 포스트시즌에선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기준을 5이닝 1자책점으로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불펜투수의 가치가 상승했다. 41년 전인 1977시즌에는 포스트시즌 15경기에서 선발투수의 완봉 횟수가 9번에 달했다. 당시만 해도 감독들은 선발투수가 모든 면에서 불펜투수보다 뛰어나다고 봤다. ‘불안한 제구력, 많은 볼넷 허용’이 불펜투수에게 붙은 고정관념이었다. 그러나 캔자스시티 네드 요스트 감독을 시작으로 포스트시즌 마운드 운용의 틀이 바뀌었다. 2014시즌과 2015시즌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캔자스시티는 켈빈 에레라, 웨이드 데이비스, 그렉 홀랜드로 구성된 필승조 3인방의 활용폭을 극대화했다.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선발투수의 역할을 5~6이닝으로 제한하고 가능한 이른 시점에 필승조를 투입해 승기를 잡았다.

꾸준히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고 있는 클리블랜드 테리 프랑코나 감독과 시카고 컵스 조 매든 감독도 불펜투수의 비중을 크게 둔다. 프랑코나 감독은 2016 포스트시즌서 좌완 불펜투수 앤드류 밀러를 4회에 투입해 긴 이닝을 맡기는 파격을 선보였다. 매든 감독 또한 108년 만에 컵스의 우승을 이끈 2016 포스트시즌 마무리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을 이닝과 관계없이 가장 중요한 순간 투입했다. 어느덧 7이닝이 선발투수가 포스트시즌서 던질 수 있는 가장 많은 이닝이 됐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특급 선발투수도 조금만 흔들리면 바로 교체된다. 디비전시리즈 2차전서 8이닝을 소화했던 커쇼는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서 3이닝만 기록했다. 류현진도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서 4회까지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지만 5회에 흔들리면서 바로 마운드서 내려왔다. 커쇼와 류현진은 각각 74개, 72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보스턴 크리스 세일도 올해 두 차례 포스트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각각 5이닝과 4이닝만 소화했다.

정규시즌과는 180도 다른 마운드 운용이다. 선발진의 두께보다 불펜진의 두께가 중요하다. 우승을 노리는 팀들은 정규시즌 막바지 불펜진에 포함시킬 선발투수를 두고 고심한다. 지난해 휴스턴이 선발투수 랜스 맥컬러스를 포스트시즌에선 불펜투수로 돌려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강팀들은 불펜진 업그레이드에 혈안이 됐다. 휴스턴은 이번 포스트시즌서도 정규시즌 22경기 선발 등판한 맥컬러스를 불펜진에 넣었다. 다저스는 선발투수 마에다 겐타를 8월 중순부터 불펜진에 넣었다. 마에다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서도 불펜투수로 전향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면서 어느덧 포스트시즌 선발 완투가 사라졌다. 샌프란시스코 매디슨 범가너가 2016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완봉승을 올린 게 가장 최근이다. 강한 불펜진 없이는 월드시리즈 우승도 없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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