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정원 감독 49일만의 복귀에 축구계 "황당하다"

윤태석 2018. 10. 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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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오라고 하는 구단이나, 돌아오란다고 오는 감독이나." 잔뼈 굵은 축구 지도자가 한심한 듯 혀를 찼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 삼성은 15일 "서정원(49) 감독이 복귀했다"며 재선임 사실을 발표했다.

수원 홍보팀은 "구단이 그 동안 서 감독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었다"며 이번 복귀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8월 28일 수원은 서정원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는 내용과 함께 '구단은 만류 중'이라는 문구를 보도 자료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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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5일 경남과 홈경기에 서정원 감독과 구단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건 수원 홈 팬들. 서정원 감독은 이후 8월 28일 사임했으나 49일 만인 10월 15일 다시 복귀했다. 축구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다시 돌아오라고 하는 구단이나, 돌아오란다고 오는 감독이나.” 잔뼈 굵은 축구 지도자가 한심한 듯 혀를 찼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 삼성은 15일 “서정원(49) 감독이 복귀했다”며 재선임 사실을 발표했다. 축구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서 감독은 지난 8월 27일 사임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다음 날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이후 이병근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다. 물러났던 사령탑이 49일 만에 다시 돌아오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번 조치는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감독이 물러날 당시 수원은 3연패에 빠지는 등 다소 부진했지만 4위로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 일부 팬들이 서 감독을 향해 도가 지나친 비난을 하고 가족들의 SNS에까지 욕설을 퍼붓자 서 감독이 결국 사임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서 감독이 사표를 던진 가장 큰 이유는 박창수 단장과 불편한 관계 때문이었다. 박 단장이 오래 전부터 서 감독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는 이야기는 축구계에서 이미 파다했다.

수원에서 물러난 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하던 서 감독의 복귀를 요청한 건 박찬형 대표이사였다. 수원 소식에 밝은 관계자는 “박 대표가 이병근 감독대행으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해 서 감독을 간곡히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단장과 서 감독의 앙금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어설픈 봉합으로 삐걱대는 팀이 정상 궤도에 오르겠느냐”고 했다.

수원 홍보팀은 “구단이 그 동안 서 감독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었다”며 이번 복귀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상식 밖이다.

지난 8월 28일 수원은 서정원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는 내용과 함께 ‘구단은 만류 중’이라는 문구를 보도 자료에 포함했다. 진짜 감독을 만류할 생각이라면 보도 자료를 내기 전 설득하고 최종적으로 설득에 실패한 뒤 사임한다는 보도 자료를 내는 게 상식적이다. 이에 대해 당시 한 언론은 “부부가 이혼은 했는데 아직 설득 중이라고 말한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서 감독은 이번 복귀에 앞서 구단을 통해 “연내에 남아있는 중요한 경기들을 책임감 있게 마무리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복귀를 희망하는 구단의 요청을 받고 결심을 내렸다”라고 배경을 전했다. 구단은 서 감독에게 계약기간인 2019년까지 팀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서 감독은 일단 올 시즌까지만 팀을 지휘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축구인은 “서 감독의 결정은 지도자로서 배짱도 없고 자존심도 버린 처사”라며 혀를 찼다. 한때 K리그를 호령했던 수원의 현주소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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