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셀, '현란한' 투수운영..로버츠, '틀에 박힌' 좌우놀이

2018. 10. 1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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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미국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카운셀 감독의 현란한 불펜 운영의 광란'이라는 심오한 제목으로 그의 투수 운영을 주목했다. 크랙 카운셀(48) 밀워키 감독은 절묘한 투수 운영으로 데이브 로버츠(46) 다저스 감독의 좌우놀이를 봉쇄한다고 지적했다. 투수 운영에서 카운셀이 한 수 위라는 평가. 

SI는 "밀워키 브루어스를 싫어한다면, 서스펜스 소설이나 반전 엔딩 영화도 싫어할 것이다. 밀워키 야구, 정확히는 카운셀 감독의 야구를 보는 것은 제임스 조이스(20세기를 대표하는 소설가)의 난해한 소설 첫 장을 읽는 것과 같다. 혼란스럽고 이해가 어렵지만 스릴 넘친다"고 소개했다.

밀워키 포수 스테판 보그트는 "지난 3주 동안 카운셀 감독의 불펜 운영은 내가 지금껏 본 것과는 완전 달랐다. 그런데 능수능란했고 실수가 없었다"고 감탄했다.  

5차전 선발 웨이드 마일리는 "감독이 4차전 선발 곤잘레스에게 또 2이닝만 던지게 할 수도 있다. 이상할지라도 우리 모두는 감독을 전적으로 믿는다. 우리는 대단한 불펜을 보유하고 있다. 감독은 불펜을 사용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 한 달 동안 올바른 버튼을 눌러 왔다"고 신뢰했다.

카운셀 감독은 포스트시즌(PS)에서 진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PS에서 3차례 완봉승을 매번 투수 5명 이상 기용해서 달성한 감독은 한 명도 없다. 카운셀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 6경기만에 3차례나 달성했다.

SI는 3차전에서 카운셀 감독의 예측불가 투수 운영을 되짚었다. 코리 크네블을 2-0으로 앞선 6회 등판시켰다. 크네블에게는 이번이 5번째 경험이었다. 한 박자 이상 빠른 투입이었다. 4-0 리드에서 헤이더를 등판시켰는데, 카운셀 감독은 올해 단 5번 헤이더를 그렇게 기용했다. PS에서 2차례 블론세이브와 평균자책점 7.83로 부진한 제레미 제프리스를 4-0으로 앞선 9회 등판시켜, 1사 만루 위기에도 끝까지 맡겼다. 카운셀 감독은 "오늘 경기는 (선발) 샤신이 만들었다. 그가 마스터였다"고 칭찬했다.

샤신은 지난 8월 LA 원정 경기에서 무려 9실점을 허용했다. 메이저리그에서 3번째로 오랜 역사를 지닌 다저스타디움에서 9실점 넘게 허용한 원정팀 투수는 단 4명 뿐이다. 샤신의 다저스타디움 통산 ERA는 4.96으로 6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중에서 역대 6번째 최악, 현역 투수 중에서는 가장 안 좋은 기록이다. 그만큼 다저스타디움 성적이 나쁜 샤신을 밀워키 홈 1~2차전을 건너뛰고, 원정 3차전 선발로 밀어부쳤다.

밀워키 선발 투수는 6경기에서 25⅔이닝을 던졌다. 평균 4⅓이닝인데 선발 평균자책점은 0.35에 불과하다. 경기 중반 위기가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여지없이 교체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3차전 0-1로 뒤진 5회 1사 2루에서 투수인 워커 뷸러 타석에서 대타를 기용하지 않았다. 결과는 삼진. 로버츠는 "뷸러에게 2이닝 정도 더 맡기고 싶었다. 또 벤치에 오른손 대타만 있어서 우투수 샤신 상대로 대타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SI는 "대단한 선택이 아니었다. (뷸러 대신)베테랑 데이빗 프리즈를 득점권 찬스에서 대타로 내세웠어야 했다. 로버츠 감독은 찬스를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또 "7회 뷸러가 95구째 우타자 카츠에게 밋밋한 슬라이더로 2루타를 맞았다. 우타자 아르시아, 페레즈가 줄줄이 들어서는데 불펜에서 몸을 푸는 우완 투수는 없었다"며 로버츠 감독의 늦은 투수 교체를 꼬집었다. 

좌완 곤잘레스가 4차전 선발로 예고되면서, 로버츠 감독은 1차전처럼 83홈런을 합작한 맥스 먼시(35홈런), 작 피더슨(25홈런), 야시엘 푸이그(23홈런)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킬 가능성이 높다. 좌타자 먼시와 피더슨이 대타로 나선다면, 카운셀 감독은 '무적' 좌완 조쉬 헤이더를 내세워 봉쇄할 수 있다. 

3차전, 8회 1사 후 피더슨-먼시 상대로 헤이더가 등판하자 로버츠 감독은 우타자 프리즈와 캠프를 연속 대타로 내세웠다. 연속 삼진. 헤이더의 직구에 다저스 타자들은 지금까지 28번 스윙을 했으나 15번이 헛스윙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시리즈가 길어지면 피로가 쌓이고 스윙에 익숙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지만, 헤이더의 지금 구위를 보면 다저스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하기 힘들어 보인다.

카운셀 감독은 "소리아에게 8회 1이닝을 맡기되 위기가 닥치면 헤이더를 올릴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위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좌타 라인에 헤이더를 등판시켜 상대가 우타자로 바꾼다면, 헤이더 이후로는 우완 불펜을 모두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좌우놀이로 상대 좌타자를 제거하고, 대타 카드도 소진시키는 일거양득. 

이처럼 카운셀 감독은 헤이더를 '치트키'처럼 사용한다. 1차전 3이닝 무실점, 이틀 쉬고 3차전 8개의 공을 던지며 2아웃을 책임졌다. 카운셀 감독은 3차전에 앞서 "시리즈에서 헤이더를 기용하지 않은 채 1승을 하고 싶다"는 희망도 드러냈다. 헤이더는 올 시즌 3연투는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3차전에서 8구만 던진 헤이더는 4~5차전에서도 대기가 가능하다.

카운셀 감독은 "8구만 던졌는데, 3차전은 헤이더에게 불펜에서 몸 푸는 것과 비슷했다. 상태를 보고 몇 가지 선택지가 생겼다"고 반겼다. 9회 헤이더를 빼고 제프리스를 올리는 결단은 헤이더를 4~5차전에 더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벤치 싸움에서 로버츠 감독이 확실히 밀리는 형국이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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