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감독 "선수들 보고 복귀..올 시즌까지만 한다"

권혁진 2018. 10. 17. 20: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안 좋은 상황이라 더 용기가 났습니다." 짧은 공백을 깨고 다시 돌아온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팀이 힘든 상황을 끝까지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서 감독은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운동장에 나가니 몇몇이 소리를 질렀다. 너무 기뻤다. 어느 선수는 내가 꿈에 나타나 손을 잡아줬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FC 서울-수원 삼성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서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05.03.suncho21@newsis.com

【수원=뉴시스】권혁진 기자 = “안 좋은 상황이라 더 용기가 났습니다.” 짧은 공백을 깨고 다시 돌아온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팀이 힘든 상황을 끝까지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서 감독이 팀을 떠난 것은 지난 8월27일이다. 성적에 대한 책임감과 일신상의 이유를 들며 자진 사퇴했다. 한 달 반 가량이 흐른 지난 15일 수원은 서 감독의 복귀를 알렸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2018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 앞서 만난 서 감독은 “처음 나갈 때는 당연히 그만둔다는 생각이었다. 다시 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서 감독의 사임 소식을 전한 구단은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서 감독 만한 적임자가 아직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단주는 직접 나서 서 감독에게 다시 팀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서 감독은 “만나면 계속 (다시 돌아오라는) 요청을 하셨다. 회사에 ‘절대로 새 감독을 알아보지 말라’는 말도 하셨더라”면서 “나도 ‘아직 중요한 게임이 남아있으니 빨리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라’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구단주의 진심 어린 태도에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던 순간, 이번에는 선수들이 쐐기를 박았다. 염기훈, 신화용, 조원희, 양상민 등 고참 선수들은 서 감독의 집까지 찾아와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휴식차) 유럽으로 나가기 전 선수들이 찾아왔다. 그때부터 심적 동요가 생겼다. 유럽에서도 맘 편히 있지 못했다. 선수들이 계속 요구를 하는데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선수, 코치 때부터 동고동락한 서포터들 생각도 났다.”

결국 서 감독은 구단의 구애를 받아들였다. “나갔다가 돌아오는 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서 감독은 “안 좋은 상황이라 더 용기가 났다. 앞으로 안 좋아질 수도, 발전할 수도 있겠지만 다 감수하고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서둘러 유럽에서 돌아온 서 감독은 15일 첫 훈련을 지휘했다. 선수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서 감독은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운동장에 나가니 몇몇이 소리를 질렀다. 너무 기뻤다. 어느 선수는 내가 꿈에 나타나 손을 잡아줬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나 때문에 수원으로 온 선수도 있고, 힘들 때 연봉을 줄이면서 남은 선수도 있다. 가족들이 반대했지만 여러 상황들을 보니 동요를 안 할 수가 없었다.”

다시 벤치에 앉긴 했으나 서 감독은 이 시기만 넘기면 완전히 팀을 떠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가 밝힌 데드라인은 올 시즌까지다. 당초 계약기간인 내년까지 자리를 지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 감독은 “난 확고하다. 계약기간 끝날 때까지 남아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번 시즌만 마무리 한 뒤 나가는 것은 확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동안 구단이 내년 시즌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팬들을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했다.

“그동안 팬들 눈높이를 못 맞춰드려서 미안하고, 송구스럽다. 그래서 내가 나갔던 것이다. 그래도 올해까지는 진심 어린 응원을 해 달라. 내년에는 좋은 감독님이 오셔서 우리 팬들의 눈높이를 맞춰줄 성적이 났으면 좋겠다. 팬들이 (성적에) 목마른 것은 사실이다.”

hjkwo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