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애매한 성적과 100만달러 사이..KIA, 외국인 선수 누굴 남길까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입력 2018.10.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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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헥터 노에시, 로저 버나디나, 팻 딘. KIA 타이거즈 제공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끝으로 시즌을 마친 KIA가 이제 겨울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에서 5강 턱걸이로 추락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단히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가장 큰 과제는 역시 외국인 선수 구성이다.

통합우승 직후였던 지난 겨울에는 무조건 셋 다 재계약을 결정해 다른 고민이 없었다. 최고의 성적으로 우승까지 했으니 몸값도 두둑히 올려줄 수 있었다. 결국 세 명이 모두 한꺼번에 잔류해 KIA는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겨울에는 재계약 여부 자체가 상당히 큰 고민이다. 셋 다 지난해에 비해 올시즌 활약이 떨어진 데다 신설된 외국인 선수 연봉 100만 달러 상한 제도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KIA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공식적으로는 헥터 노에시(31), 팻딘(29), 로저 버나디나(34) 모두 재계약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일단 올시즌 성적으로 판단할 때 팻딘의 재계약은 쉽지 않아 보인다. 팻딘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선발로 버티지 못해 불펜으로 이동했다. 선발 투수로서 가치는 매우 낮아졌다. 불펜으로 이동한 뒤 시즌 후반에는 대활약해 5강 싸움 기로에 놓였던 KIA를 5위로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2명 출전 제한’ 규정이 있는 이상 외국인 투수를 불펜 투수로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

헥터는 몸값이 고민이다. 지난해 20승을 거두며 KIA를 우승으로 이끈 헥터는 올해 연봉 2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KBO 규약에 따라 외국인 선수 재계약 시에는 전년도 연봉의 25%까지만 삭감할 수 있다. KIA는 내년 헥터와 재계약하더라도 최소한 150만 달러는 줘야 한다. KIA가 내년 헥터의 가치를 150만 달러로 판단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KIA가 헥터를 포기하고 새로운 투수를 찾으려면 100만달러 제한이 적용된다. 100만 달러로 헥터만큼 안정된 투수를 영입할 수 있느냐를 고려해야 한다. 헥터는 이번 시즌 11승10패 평균자책 4.60을 기록했다. 2016년 KIA 입단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그럼에도 3년 동안시즌 10승은 보장할 수 있는 투수라는 점을 보여줬다. 2년 연속 200이닝을 넘긴 헥터는 올해는 약간의 기복을 겪어 174이닝(6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도 여전히 이닝소화능력은 보여주었다.

KIA는 헥터에게 최소 150만 달러를 투자할지, 돈을 좀 더 아끼되 새 투수의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올해 외국인 세금 문제로 낭패를 본 헥터가 대폭 삭감안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KIA가 가장 깊이 고민하는 선수는 의외로 버나디나다. 성적이 준수한 가운데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버나디나는 2년 동안 평균 이상의 타격을 보여줬다. 성공한 외국인 타자다. 올시즌 타율 3할1푼 20홈런 70타점에 도루도 32개나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서는 저조하다. 지난해 버나디나는 타율 3할2푼 27홈런 11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성적이 워낙 좋았기도 하지만 올시즌 타점 생산 능력은 상당히 떨어졌다.

버나디나가 지난해 KIA 입단 당시 최고 장점으로 평가받은 부분은 기동력이었다. 빠른 발로 베이스러닝은 물론 수비범위도 넓어 안정적인 외야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입단 이후에는 기대 이상의 장타력까지 보이며 KIA 타선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올해 최장점인 기동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도루실패율이 상당히 높았다. 지난해 7개였던 도루 실패가 13개로 폭등했다. 결정적인 순간 베이스러닝에서 실수해 흐름을 끊는 장면도 여러 번 나왔다. 버나디나의 장타율은 4할8푼7리다. 괜찮은 기록이지만 지난해(0.540)보다는 역시 떨어졌다. 발로 만드는 장타가 많은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간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KIA는 버나디나의 실수가 눈에 띄게 잦아진 원인을 나이로 보고 있어 내년 모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고민하고 있다. 올해 연봉은 110만 달러였다. 재계약하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선수와 구단의 눈높이가 많이 다를 수도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