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떠나 톈진 가는 최강희 감독..한 시대가 끝났다 [공식발표]

입력 2018. 10. 22. 14:54 수정 2018. 10. 2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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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전북 현대의 한 시대가 끝났다. 최강희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전북 구단은 22일 오후 3시 경 "최강희 감독이 14년간 잡았던 전북의 지휘봉을 내려놓고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의 감독 제의를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전북은 최 감독과의 계약기간(2020년)이 남아 있지만, 새로운 무대에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도전을 결심한 최강희 감독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

톈진 취안젠은 현재 팀의 강등위기를 극복하고 상위권 도약을 위해 아시아 최고의 명장으로 증명된 최강희 감독을 팀의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특히 최강희 감독의 강점으로 꼽히는 과감한 공격 전술과 용병술 등 선수단 운용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시즌 전북은 상하위 스플릿을 2경기나 앞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그야말로 적수가 없었다. 결국 최강희 감독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팀을 떠나려고 한다는 소식이 돌았다.

중국의 구단들이 최강희 감독에게 고액의 연봉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루머는 더욱 구체적으로 떠돌았다. 최강희 감독이 팀을 떠난다는 소식이 돌자 전북 팬들이 나서 만류하는 소동도 있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2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 이후 거취 문제에 대해서 "지금은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계약기간이 남아있다. 중요한 경기를 마무리 했기 때문에 단장님과 빨리 매듭을 짓겠다"고 답했다.

결국 정상의 자리에서 최강희 감독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해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을 넘어 K리그 전체에서 최고의 업적을 남겼다. 지난 2005년 조윤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임하자, 후임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FA컵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최강희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지도력을 발휘하며 K리그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전북의 행진을 이끄는 최강희 감독의 모습에 중국 언론이 ‘강희대제’라는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2008년 성적 부진으로 인해 팬들 사이에서 경질설이 돌기도 했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 홈페이지에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라는 글을 올리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전북을 지키고 싶다. 우리 유니폼 가슴에 별을 달고 축구판을 호령하는 모습. 팬들의 영원한 숙제 리그 우승도 꿈꾸고, 다시 ACL 우승도 노린다. 그런 꿈을 꾼다”고 솔직한 모습으로 팬들을 설득했다.

최강희 감독의 호소에 팬들도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결국 최강희 감독은 극적인 성적 반등으로 보답했다. 이어지는 2009 시즌 성남에서 건너온 ‘애제자’ 이동국을 앞세워 전북에 사상 첫 리그 우승을 안겼다.

이후 최강희 감독과 함께 전북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으로 도약했다. 2011년부터 잠시 대표팀 감독으로 팀을 떠나긴 했지만 최강희 감독의 마음 속 고향은 언제나 전북이었다.

결국 ‘봉동 이장’ 최강희 감독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2013시즌 중반 위기에 빠진 팀에 복귀해 리그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강희 감독과 함께 전북은 2014, 2015시즌 2년 연속 K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확고한 K리그의 1강으로 자리잡았다. 2016시즌에는 리그는 준우승에 그쳤으나, ACL에서는 2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북은 2017, 2018시즌 다시 한 번 K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특히 2018시즌은 상하위 스플릿이 정해지기 전 조기 우승을 확정지으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강희 감독과 함께 전북은 K리그 최고의 명문으로 성장했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에 K리그 우승 6회, ACL 우승 2회, FA컵 우승 1회를 선사했다. 그를 한국의 퍼거슨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

전북과 함께 모든 영광을 누린 최강희 감독이지만 점점 중압감이 그를 억눌렀다. 홀로 외롭게 정상에 선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감독직의 어려움에 대해서 '바늘로 찌르는 것'같다고 표현하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최근 최강희 감독은 '이제는 바늘로 찌르면 아프다'고 자신의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결국 그는 스스로 전북의 지휘봉을 내려 놓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한 용단을 내렸다. 

최강희 감독의 자진 사퇴로 인해 전북의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 최강희 감독의 지휘 아래 전북은 K리그를 대표하는 리딩 클럽으로 성장했다. 이제 전북은 최강희 감독 없이 살아남는 법에 대해서 터득해야만 한다.

한편,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2018 K리그1 잔여 스플릿 라운드를 모두 마칠 때까지 팀을 이끌 예정이며 구단의 이미지에 부합하고 팀을 훌륭히 이끌어갈 후임 감독을 빠른 시일 내에 선정하여 2019년 시즌 운영에 차질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연 K리그 1강으로 군림하던 전북이 최강희 감독의 부재에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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