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발 스타일' 류현진, FA 시장서 주가 오른다

이용균 기자 2018. 11. 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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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몸값 비싼 ‘이닝이터’ 대신
ㆍ짧고 굵게 던지는 투수 선호
ㆍ부상으로 출전 이닝 줄어든 류
ㆍ시장서 단점 아닌 장점 될 수도

2016시즌을 앞둔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는 ‘이닝이터 선발’의 가치가 높았다. ‘압도적 에이스’가 아니라면 ‘소화 이닝’이 중요한 가치였다. 214이닝을 던진 제프 사마르자는 샌프란시스코와 5년 9000만달러에 계약했다. 192이닝을 던진 마이크 리크도 세인트루이스와 5년 8000만달러에 계약했다.

지난겨울 선발 FA 시장은 찬바람이 불었다. 186.1이닝을 소화한 랜스 린은 미네소타와 1년 1200만달러에 사인했다. 105.1이닝을 던진 아니발 산체스는 미네소타와 250만달러에 헐값 계약했다가 방출된 뒤 애틀랜타에서 뛰었다. 알렉스 콥은 시즌 시작 직전 어렵게 볼티모어와 4년 5700만달러에 합의했다. 다르빗슈 유(6년·1억2600만달러), 제이크 아리에타(3년·7500만달러)가 에이스급 가격이었다.

메이저리그의 ‘선발 투수 개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닝이터 스타일’은 매력적이지 않다. 구단들은 선발 투수가 타자들과 3번 만나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불펜 의존도를 높인다. 탬파베이는 일명 ‘오프너’라 불리는 스타일을 시즌 내내 유지했고, 가을야구에서 이를 사용하는 팀들이 늘었다. LA 다저스 역시 선발 투수를 일찍 마운드에서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디 어슬레틱의 제이슨 스타크는 8일 ‘지금까지의 야구는 4·5선발의 무게감이 팀 전력을 가르는 요소였지만, 이제 4·5선발 자리에 여러 명의 선수들을 돌려 넣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비싼 ‘이닝이터 선발’ 대신 짧고 굵게 던지는 투수, 확실하게 5이닝만 막아주는 투수가 더 가치가 높다. 불펜 등판이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양’보다는 ‘질’이 FA 선발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는다는 얘기다. 스타크는 ‘82.1이닝을 던진 류현진과 171.1이닝을 던진 데릭 홀랜드 중 누가 더 가치가 높을까’라고 질문한 뒤 ‘팀 승리 기여로 따지면 둘의 가치는 비슷하다’고 전했다. 류현진의 조정 평균자책(100을 중간값으로 한 평균자책)은 198, 홀랜드는 109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팬그래프의 승리가치당 연봉으로 계산하면 둘 모두 연간 1600만달러가 조금 넘는 가치를 지녔다.

류현진이 최근 부상 때문에 출전 이닝이 줄어든 것은 FA 시장에서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스타크에 따르면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이제 32~33경기 선발 등판해 6~7회를 버텨주는 투수보다 20~25경기만 나서더라도 확실하게 5이닝을 막아주는 투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 1.98은 이를 증명하는 기록이다.

선발 시장에 찬바람이 불지만 ‘요즘 선발 스타일’인 류현진에게는 훈풍이 불 수도 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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