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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마차도가 하퍼보다 더 나은 FA인 이유

이현우의 MLB+ 입력 2018.11.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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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 마차도(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선수는 단연 브라이스 하퍼(26)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 워싱턴 내셔널스가 제안한 10년 3억 달러(약 3352억 원)을 거절했다는 소식부터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MLB 네트워크 라디오에 출연해 "하퍼는 1루 수비도 가능하다. 그를 영입하는 팀은 여러 포지션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까지 하퍼의 계약을 둘러싼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만큼 현역 메이저리거 가운데서도 하퍼는 특별한 존재다. 이런 하퍼의 유명세는 2009년 만 16세의 나이로 미국 유력 스포츠 잡지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표지를 장식하고, 이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됐을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타율 .330 42홈런 99타점 WAR 9.3승으로 NL MVP를 수상한 2015년의 활약을 통해 하퍼는 그에 대한 기대치가 결코 과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입증해냈다. 현지 대부분 주요 매체에서 하퍼의 몸값으로 최소 3억 달러 이상을 예상하며, 그를 2019년 FA 랭킹 1위에 올려놓은 이유다. 하지만 모든 매체에서 그런 것은 아니다.
 
 
 
현지 유력 매체 가운데 CBS 스포츠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하퍼가 아닌 다른 선수를 FA 랭킹 1위로 선정했다. 바로 매니 마차도(26)다. 실제로 '타격 잠재력'을 제외하고 냉정하게 현재까지 거둔 성적만 놓고 보면 마차도가 하퍼보다 낮은 평가를 받아야 할 까닭이 없다.
 
따라서 필자는 올겨울 하퍼보다 마차도가 더 많은 돈을 받고 계약을 맺는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비슷한 통산 성적과 더 뛰어난 최근 성적, 그리고 '꾸준함'
 
매니 마차도의 통산 성적(자료=팬그래프닷컴)
 
하퍼는 2018시즌까지 7시즌 동안 통산 927경기에 출전해 184홈런 521타점 75도루 타율 .279 OPS .900 wRC+(조정 득점창출력) 140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30.7승을 기록했다. 반면, 마차도는 2018시즌까지 7시즌 동안 통산 926경기에 출전해 175홈런 513타점 53도루 타율 .282 OPS .822 wRC+ 120 WAR 30.2승을 기록했다.
 
확실히 OPS와 wRC+ 등 타격 비율 성적 면에선 하퍼가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수비 포지션 대비 공격력과 수비에서의 기여도를 더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퍼는 수비 난이도가 높은 중견수로도 184경기를 소화했지만, 주로 우익수(600경기)와 좌익수(194경기)로 경기에 나섰다. 반면, 마차도는 커리어 내내 3루수(731경기)와 유격수(199경기)로 출전했다.
 
이를 고려하면 마차도의 포지션 대비 공격력은 하퍼에 못지않다. 한편, 올 시즌을 제외하면 하퍼 역시 외야수로서 수준급 수비 실력을 선보이긴 했지만(올해는 UZR -16점), 마차도는 무릎 수술 이후에도 3루수로서 최상급 수비수이자 유격수로서도 나쁘지 않은 수비수였다. 공격과 수비를 통한 기여도를 모두 반영한 WAR에선 두 선수의 차이가 0.5승밖에 나지 않는 이유다.
 
브라이스 하퍼의 통산 성적(자료=팬그래프닷컴)
 
중요한 점은 이는 어디까지나 통산 성적에서의 얘기라는 것이다.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162경기 37홈런 107타점 14도루 타율 .297 wRC+ 141 WAR 6.2승을 기록한 마차도의 성적이 159경기 34홈런 100타점 13도루 타율 .249 wRC+ 135 WAR 3.5승을 기록한 하퍼를 압도한다. 게다가 이는 비단 한 시즌에서의 일이 아니다.
 
통산 출전 경기수는 1경기 차이에 불과하지만 마차도는 최근 3년간 평균 158경기에 출전한 반면, 하퍼는 139경기 출전에 그쳤다. 한편, 마차도는 7시즌 가운데 4시즌을 WAR 5.0승 이상을 기록했으나, 하퍼는 2015년을 제외하면 한 번도 단일시즌 WAR 5.0승을 기록한 적이 없다. 즉, 내구성과 꾸준함 면에서도 마차도가 하퍼보다 나은 선수였다는 것이다.
 
하퍼가 마차도보다 나은 점, 그러나...
 
 
 
지금까지 다룬 내용을 부문별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마차도와 하퍼의 통산 성적은 공격과 수비를 모두 고려했을 때 동급이다. 2. 그러나 최근 3년간 더 뛰어난 성적을 펼친 선수는 마차도였다. 3. 최근이 아닌 커리어 전체를 놓고 봐도 마차도가 더 꾸준한 선수였다. 따라서 성적만 놓고 봤을 때 두 선수 가운데 더 나은 FA는 하퍼가 아닌 마차도다.
 
게다가 결정적인 요소가 하나 더 있다. 하퍼(1992년 10월 17일 생)와 마차도(1992년 7월 7일 생)는 둘 다 1992년생으로 둘의 나이 차이는 3개월에 불과하다. 하퍼가 다른 FA 선수에 비해 우월한 점인 나이 면에서도 마차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계약은 단순히 성적만으로 정해지진 않는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 내에서 하퍼의 인지도 및 인기는 (좋은 쪽으로든 안 좋은 쪽으로든) 마차도를 훨씬 앞선다. 한편, 마차도는 상대팀에게 배트를 던지거나 주루 도중 고의로 충돌을 하는 등 '매너 없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하퍼는 팀 동료(조나단 파펠본)에게 목을 졸리거나 별 이유 없이 보복구(헌터 스트릭랜드)를 맞을지언정 먼저 나서서 문제를 만든 적은 잘 없다.
 
하퍼와 마차도의 홈/원정 성적 비교
 
브라이스 하퍼
통산 [홈] 타율 .284 92홈런 275타점 OPS .912
통산 [원정] 타율 .274 92홈런 246타점 OPS .887
2018 [홈] 타율 .266 17홈런 50타점 OPS .932
2018 [원정] 타율 .231 17홈런 50타점 OPS .844
 
매니 마차도
통산 [홈] 타율 .295 106홈런 266타점 OPS .887
통산 [원정] 타율 .271 69홈런 247타점 OPS .761
2018 [홈] 타율 .329 24홈런 54타점 OPS 1.037
2018 [원정] 타율 .272 13홈런 53타점 OPS .794
 
또한, 양쪽 무릎 인대 수술을 받았다는 점이나, 홈/원정 성적 차이가 크다는 점 역시 마차도가 하퍼에 비해 위험 요소가 높은 선수로 평가받을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이런 모든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객관적인 성적먼 놓고 봤을 때 현 시점에서 마차도가 하퍼에 비해 더 나은 선수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외부 요소로 인해 하퍼가 더 많은 연봉 총액을 받게 된다고 할지라도, 올해 FA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수가 마차도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오프시즌의 진정한 승자는 마차도를 영입하는 구단이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물론 두 선수가 팀 동료가 된다면 이런 비교는 무의미해지겠지만 말이다(필라델피아 필리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