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잔혹동화였던 '팀 킴'의 겨울동화

김희선 2018. 11.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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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희선]
기적 같은 은메달과 '컬링 신드롬'을 낳았던 '팀 킴'의 '겨울동화'는 알고 보니 '잔혹동화'였다.
김은정(28) 김영미(27) 김선영(25) 김경애(24) 김초희(22·이상 경북체육회) 등 5명의 '팀 킴' 선수들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선수들이 경기장이 아닌 마이크 앞에 나선 이유는 단 하나였다. '팀 킴'은 지난 6일 대한체육회와 경북체육회, 의성군 등에 호소문을 보내 김경두(62)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감독에게 폭언과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팀 감독이자 김민정 감독의 남편인 장반석(36) 감독이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하자 '팀 킴' 선수들이 직접 재반박에 나선 것. 국내외 취재진 100여 명 앞에 모습을 드러낸 '팀 킴' 선수들은 "최근 감독단에서 반박한 내용을 보면 우리 호소문이 전부 거짓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우리가 왜 호소하게 됐는지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 감독단의 반박에 대해 진실을 말씀드리고, 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는지 다시 한 번 말씀드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한다"고 설명했다.
폭로, 반박, 재반박으로 얼룩진 '겨울동화'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이었던 '팀 킴'은 성공리에 끝난 2018 평창겨울올림픽의 대표적인 스타였다. 감독부터 출전 선수 4명은 물론이고 후보 선수까지 모두 '김씨'로 구성돼 '팀 킴(Team Kim)'이라는 이름으로 외신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고, "영미~!"라는 구호 때문에 '영미 열풍'을 일으켰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매 경기에서 명승부를 연출하며 온 국민을 '컬링 신드롬'에 빠뜨린 '팀 킴'의 지난 2월은 말 그대로 겨울동화처럼 아름다웠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난 지 채 1년이 지나기도 전에 '팀 킴'의 겨울동화는 감독단의 전횡과 이에 대한 선수들의 폭로전으로 추하게 얼룩졌다. 선수들은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장반석 감독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팀 일정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고, 욕설과 폭언도 자주 들었다고 폭로했다. 또 "선수들을 개인 소유물로 이용하려는 생각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2015년부터 국제 대회에서 획득한 상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회장 측은 선수들의 폭로에 반박하며 이들의 사인이 들어간 공동 명의 통장 등을 공개했으나 국민의 반응은 싸늘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선수들은 이 부분에 대해 "2015년에 상금 통장으로 사용할 통장을 개설한다고 선수들에게 통보했을 뿐"이라며 "사전에 김경두 교수님 명의로 진행한다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동의를 요구한 적도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반석 감독(왼쪽부터),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직무대행, 여자 컬링 김선영 선수, 김영미 선수, 김민정 코치
스킵 김은정은 "올림픽 이후 힘든 분위기였다. 한두 달, 1년을 기다리면 지도부도 변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대화로 풀어 보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건 '너희가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았는지 아냐'는 말뿐이었다. 더이상 운동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어 호소문을 냈다"고 설명했다. 또 선수들은 "호소문을 작성한 가장 큰 이유는 팀을 분열시키려는 감독단과 더는 함께 운동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선수들이 밝힌 요청 사항은 세 가지다. ▲팀을 분열시키려 하는 감독단과 더이상 함께 운동할 수 없으니 감사에서 모든 것을 철저히 밝혀 달라 ▲컬링을 계속할 수 있도록 경북 의성 컬링훈련원을 감독단 가족의 개인 소유물이 아닌 선수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분리하라 ▲운동을 계속하고 베이징올림픽에서 더 큰 목표에 도전할 수 있도록 팀을 제대로 이끌어 줄 감독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선영. 정시종 기자
김은정은 "우리도 (감독단과 함께) 가족으로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성장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며 "(김경두) 교수님이 원하는 정도만 성장하면 그 이후에는 방해했다. 조직보다 선수들이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특히 팬들이 준 선물과 편지를 모두 포장이 뜯긴 상태로 받았다고 폭로하며 "팀에 온 선물은 이해할 수 있으나 선수 개인에게 온 선물과 편지를 다 뜯어서 감독님이 먼저 확인하고 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막는 것은 물론, 편지까지 통제하려 한 것이 자신들을 외부와 차단시키고 이용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다. 평창겨울올림픽을 위해 2016년 1월 '팀 킴'에 합류, 3년 동안 이들을 지도했던 피터 갤런트(60·캐나다) 코치도 입장문을 통해 '올림픽을 앞두고 지도부(감독단)로부터 말도 되지 않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지도부는 소통이 없었고 미팅에도 참석하지 못해 팀에 관한 내용을 공유받지 못했다'며 '김민정 감독은 팀에 관한 내용을 다른 누구와도 얘기하지 못하도록 집착했다"고 감독단을 비난했다. 갤런트 코치는 입장문 마지막에 '팀 킴을 100% 지지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겨울동화가 사실은 감독단의 전횡 속에서 만들어진 '잔혹동화'였던 셈이다.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던 '팀 킴'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팀 킴을 지켜 달라'는 청원이 게재됐고, 논란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공동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특정감사는 문체부의 총괄 아래 문체부 2명·경북도 2명·체육회 3명 등 총 7명이 합동 감사반을 구성해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3주에 걸쳐 15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필요할 경우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이번 감사를 통해 문체부는 '팀 킴' 호소문의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경북체육회 컬링팀·대한컬링경기연맹·의성 컬링훈련원 운영 등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선수들도 "감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 우리도 감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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