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K] 두산 김재환의 '멍에' 이제는 벗겨줄 때

심병일 입력 2018. 11. 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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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었다.

김재환은 2018 프로야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 호명을 받은 후 무대에 올라 가슴에 담고 있던 말을 했다.

김재환은 MVP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에 대해서는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할 생각입니다. 조금 더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제가 알아서 전달하겠습니다."라며 기부 의사를 내비쳤다.

사실 김재환이 MVP로 호명될 때 일부 팬의 야유 소리가 들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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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김재환 2018 프로야구 MVP 수상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었다.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기 때문이 아니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2018 프로야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 호명을 받은 후 무대에 올라 가슴에 담고 있던 말을 했다.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그런 책임감 같은 것을 더 무겁게 가지고 남은 인생 좀 더 성실하게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정말 많은 사람이 응원해 주시고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재환의 눈가에는 눈물이 약간 고였다. "야구장 안팎에서 정말 성실한 모습만 보여주겠습니다."

김재환은 2011년 10월 약물 검사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돼 이듬해 1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그 후 '약물 복용 선수' 꼬리표가 따라다녔고, 일부 악성 댓글에서는 '약쟁이'라고까지 조롱했다. 홈런왕(44개), 타점왕(133점)을 거머쥔 올 시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 데는 김재환 역시 책임이 있다. 경솔한 언사를 했다. 출장 정지가 해제되고 그라운드에 복귀해서 '봉인해제'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큰 실수였다.

자책과 반성, 소리 없는 선행

김재환은 2014년 12월에 결혼했다. 지금은 쌍둥이 딸을 포함해 딸이 셋인 딸 부자 아빠다.

두산 관계자들은 김재환이 아빠가 된 후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고 평가한다. 약물 복용에 대한 자책과 반성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했다. 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다. 남몰래 기부행위도 하고 있다.

그리고 생애 첫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등극. 김재환은 기쁨을 나타내면서도 야구팬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시상식 무대에서 내려와 이어진 방송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앞으로 좀 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지내라고), 모든 생활적인 면에서 저한테 반성하는 의미로 (상을) 주신 거라 생각합니다." "안 좋은 말이 많지만, 앞으로 모든 사람에게 제가 정말 열심히 살고 있구나라는 모습을 좀 더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와 같은 심정으로 있을 가족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김재환은 MVP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에 대해서는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할 생각입니다. 조금 더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제가 알아서 전달하겠습니다."라며 기부 의사를 내비쳤다.

이제는 멍에를 벗겨줄 때

정규리그 시상식장 취재진 뒤쪽에는 200여 명의 팬이 앉아있었다.사실 김재환이 MVP로 호명될 때 일부 팬의 야유 소리가 들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야유는 없었다. 축하 박수와 환호성만 있었다.

김재환은 2014년 첫 3할대를 기록했다. 그리고 2016년부터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3할-30홈런' 거포 반열에 올랐다. 올해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일조했다. 김재환은 이제 두산의 선수뿐 아니라 국가대표의 핵심 타자다.

2011년 이후 마음속의 짐이 된 '금지 약물 검출'에 대해 김재환이 진심 어린 말로 사과했다. 이제는 그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야구 팬들이 용서와 힘을 보내면 어떨까. 멍에를 벗겨줄 때가 된 듯하다.

심병일기자 (sb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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