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스토리' 김병현은 4번째 공을 던졌다

서장원 2018. 12.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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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 김병현(39·멜버른 에이시스)의 커리어는 호주에서 이어지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두 김병현의 프로 생활 커리어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김병현은 자신의 입으로 공식 은퇴 발표를 하지 않았다.

2016년 8월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실전 경기에 나선 김병현은 실전 공백이 무색하게 1이닝 동안 2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한·미·일 무대를 거쳐 호주에서 4번째 공을 던진 김병현의 '네버엔딩 스토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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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프로야구리그 멜버른 에이시스에서 뛰고 있는 김병현. 캡처 | 멜버른 에이시스 SNS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BK’ 김병현(39·멜버른 에이시스)의 커리어는 호주에서 이어지고 있다.

김병현의 전성기 시절 커리어는 화려하다. 1999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 애리조나에 입단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두 차례나 경험하며 두 개의 우승반지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선수는 김병현이 유일하다. 박찬호와 류현진이 월드시리즈에 출전한 경험은 있지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진 못했다. 그만큼 김병현의 우승 경험은 희귀하다. 이후 보스턴, 콜로라도, 플로리다(현 마이애미), 피츠버그 등 많은 팀을 전전한 김병현은 일본으로 건너가 라쿠텐에서 한 시즌을 뛴 뒤 KBO무대로 복귀했다. 박찬호, 오승환과 함께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선수 생활 말미에 돌아온 만큼 KBO리그에서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넥센에서 2시즌을 보낸 후 고향팀 KIA로 이적한 김병현은 2시즌을 더 뛴 후 2016년 방출 통보를 받고 팀을 떠났다. KBO리그 4시즌 동안 78경기에 나서 11승 23패, 방어율 6.19의 성적을 기록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두 김병현의 프로 생활 커리어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김병현은 자신의 입으로 공식 은퇴 발표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을 더 던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며 도전을 이어나갔다. 지난 겨울엔 도미니카로 건너가 현지 팀에 입단해 뛰기도 했고 모교 광주일고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면서도 꾸준히 몸관리에 신경썼다.

그런 그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준 곳이 바로 호주였다. ML의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는 호주프로야구리그(ABL)는 한국 선수들로 구성된 질롱 코리아를 비롯해 총 8개 팀이 자웅을 겨룬다. 김병현은 멜버른을 연고로 두고 있는 멜버른 에이시스에 입단했다. 질롱 코리아에서도 입단 제의가 왔지만 김병현은 멜버른을 택했다. 멜버른 구단은 “가장 위대한 한국 야구 선수 중 한 명을 영입했다”며 큰 기대를 드러냈다. 김병현은 입단 후 자신의 SNS에 질롱 코리아 구대성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선전을 다짐하기도 했다.

김병현의 ABL 공식 데뷔전은 공교롭게도 질롱 코리아였다. 지난달 29일 1-3으로 뒤지던 6회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2016년 8월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실전 경기에 나선 김병현은 실전 공백이 무색하게 1이닝 동안 2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구속은 130㎞ 대 머물렀지만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를 제압해나가는 모습은 여전했다. 지난 1일 질롱 코리아와 경기에도 네 번째 투수로 출전한 김병현은 역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제 임무를 완수했다.

김병현의 도전정신은 국내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병현 역시 베테랑에 대한 한파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팀을 떠나야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찾아나섰고 결국 호주 무대에 둥지를 틀었다. 경기에 나서기 위해 베테랑이 내세워야 하는 건 자존심이 아니라 열정과 의지라는 것을 김병현이 몸소 보여줬다. 한·미·일 무대를 거쳐 호주에서 4번째 공을 던진 김병현의 ‘네버엔딩 스토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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