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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People]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8.12.03. 12:06 수정 2018.12.0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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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섭(兒葉), '땅 위에서(葉) 최고인 아이(兒)'

구도(球都) 부산에 있는 롯데 자이언츠. 그곳에는 ‘무쇠 팔’ 故 최동원부터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까지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줄지어 나왔다. 그리고 그들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손아섭. 데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롯데의 대표 선수로 거듭났다. 타격, 빠르기, 주루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그는 누구보다 큰 노력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리고 수많은 노력이 어떤 결과물을 만드는지 직접 보여줬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서충식 Location 사직야구장

<2018시즌 손아섭>

‘꾸준함’ 팀에게는 무엇보다 반가운 단어다. 그리고 꾸준함에서 나오는 전 경기 출장은 안타, 타점, 홈런 등의 기록에 비교해 주목이 덜하지만, 그 가치는 선수들이 입을 모아 칭찬한다. 모 선수는 “전 경기 출장의 가치는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안다. 그만큼 선수들 사이에선 인정받는 기록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일하게 2016, 2017 두 시즌 연속 전 경기에 출장한 손아섭은 그 가치에 부응하는 선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라고 했던가. 부상으로 인해 2018시즌 전 경기 출장 기록이 무산됐다. 누구보다 아쉬워하는 이는 손아섭 본인이었다.

만나서 반갑다. 정규시즌 종료 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2주 정도 푹 쉬었다. 11월부터는 재활 운동을 시작해 시즌 중에 안 좋았거나, 다쳤던 부위를 치료하고 있다.

안 좋았던 부위라면 어디를 말하는 것인가?

허리, 허벅지 뒤 근육 등 많은 부위가 좋지 않았다. 다음 시즌 시작에 맞춰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재활 운동을 빨리 시작했다.

2018시즌 손아섭 본인을 총평하자면?

다들 좋았다고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으로 실패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애착이 컸던 전 경기 출장을 못 하게 돼 아쉽다. 나머지 부분도 시즌이 시작하기 전 목표로 삼았던 것에 많이 미치지 못했다. 홈런 개수가 늘어난 것만 유일하게 만족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본인에게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몇 점인가?

음… 7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실패한 시즌이라고 하기에는 후한 점수다. (웃음) 홈런, 2루타, 3루타와 같은 장타 기록을 보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요 몇 년간 어떤 변화를 준 것인가?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이 장타가 늘어난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장타를 날리기 위해 시즌 중에 많은 변화를 줬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나는 일이 많았다. 지금은 변화를 주기 보단 다치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자고만 생각한다. 그럼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

그 결과 2년 연속 20홈런-20도루(통산 50번째, 역대 10번째)를 기록했다. 세 시즌 연속 달성에 가장 근접한 타자로 꼽히고 있다.

다음 시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20홈런-20도루는 이제 내가 매년 달성해야 하는 기본 의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기록한다면 우선 나에게 좋은 일이지만, 팀에게도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앞으로 20홈런-20도루는 기본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혹시 최장기간 20홈런-20도루를 한 선수가 누구인지 아는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박재홍 위원의 96년부터 98년까지의 세 시즌 연속이 최장 기록이다. 손아섭 선수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 고맙다. (웃음)

외에도 선수 생활 동안 달성해보고 싶은 기록이 있다면?

기록은 아니지만, 정규시즌 MVP를 받아보고 싶다. 받게 된다면 롯데도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같은 모습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투수를 노려보는 타격 자세는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 궁금하다.

의식적으로 그런 자세를 만들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투수를 이기려고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일부러 노려보는 것은 아니다.

시즌 중에 타격 자세를 바꾼다는 기사를 많이 본 것 같다.

자주 바꾸는 편이다. 사실 이게 좋은 행동은 아니다. 하는 부분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하루빨리 나만의 확실한 자세를 찾아서 한 시즌 동안 꾸준히 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생각처럼 잘 안 된다.

지금의 타격 자세가 아직 완성된 자세가 아니라는 말인가?

물론이다. 변화를 거듭해 완성됐다고 생각을 한 뒤, 며칠 지나면 안 좋은 부분이 또 생긴다. 이번 시즌에도 이랬다저랬다 타격 자세를 많이 바꿨는데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정립된 타격 자세를 빨리 만들고 싶다.

타격 자세를 자주 바꾸는 것에 비교해 긴 슬럼프가 없는 듯하다. 비결이 있을 것 같다.

비결은 따로 없지만, 굳이 꼽자면 내가 가지고 있는 루틴을 지키는 것이 슬럼프 극복에 도움이 됐다. 일어나서부터 잠들기까지의 일과를 항상 해오던 것처럼 지키려고 노력했다. 슬럼프가 와도 루틴을 지키며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니 금방 좋아졌다.

노력파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루틴이 없을 것 같았다.

아니다. 생각보다 루틴에 예민한 편이다.

재미있는 루틴이 있다면 하나 소개해줄 수 있는가?

재미있는 루틴은 없다. 경기 시작 한두 시간 전에는 꼭 잠을 잔다든지, 명상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일 등 평범한 루틴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절대 빼먹지 않는다. 그 순간만큼은 몸도 마음도 차분해지고, 스트레스 날릴 수 있어 정신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역시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는 소문이 맞았다. 시즌 중에 꼭 지키는 것이 있는가?

기본적으로 술과 담배는 절대 안 한다. 물론 비시즌에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한다. 탄산음료처럼 달거나 몸에 좋지 않은 음식도 웬만하면 멀리한다.

자타공인 노력파다. 이렇게까지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어릴 때부터 야구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 내가 해온 야구로써 꼭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런 마음이 운동할 때 자연스럽게 나온 게 아닐까?

<사람 손아섭>

팬들은 좋아하는 선수의 사람다운 면모에 팬심이 더욱더 깊어진다. 손아섭은 과거의 행적을 파헤쳐볼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양파 같은 매력이 있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개명을 했다는 일화부터 대표 흑역사로 돌아다니는 중학교 시절 건전한(?) 다짐과 함께 올린 셀카, 나날이 발전해가는 차림새와 외모까지 야구 선수가 아닌 사람 손아섭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지금부터는 가벼운 질문을 해볼까 한다. 예전 일이지만, 야구선수 개명에 불을 지핀 장본인이다. 올해는 전국체전에 참가한 박태건 선수(개명 전 박봉고)가 손아섭 선수가 개명한 작명소에서 이름을 바꾸면서 육상 MVP를 수상했다고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이러한 예처럼 스포츠 선수가 개명할 때 항상 언급된다.

좋은 일에 언급이 된다니 기쁘다. 앞으로도 이름을 바꾸고 잘되는 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다만 이들의 노력이 개명 하나로 판단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좋은 결과를 만든 계기 중의 하나인 것은 맞지만, 이름을 바꾸면서까지 잘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깔려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 정도의 간절함과 열정이 있다면 개명을 안 해도 언젠가는 성공하리라 장담한다. 나 역시 야구로 꼭 성공하겠다는 바람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개명은 수많은 노력 중 하나일 뿐이다.

선수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말을 해줬다. 개명은 본인이 원한 것인가?

어머니의 권유로 바꾸게 됐다. 당시에 무엇이라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머니의 의견을 따랐다.

우연의 일치일까. 등 번호도 63번에서 31번으로, 휴대전화 번호도 수차례 바꿨다고 들었다.

그것도 어머니께서 나와 맞을 번호로 바꾸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해주셨다. 바꾼 등 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역시 수많은 노력 중에 하나다. (웃음)

본인에게 맞는 것을 찾기 위한 노력이 대단하다. 그렇다면 본인에게 맞는 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응…? (뜬금) 흰색이랑 빨간색? 특별한 이유는 없고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색이기에 선택했다.

<거인의 심장>

한 팀에서 오랫동안 그리고 좋은 모습으로 꾸준히 활약한 선수에게 ‘심장’이라는 애칭이 붙곤 한다. 대표적으로 LG 트윈스에서 2002년부터 17년 동안 활약하고 있는 박용택이 ‘LG의 심장’이라 불리고 있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심장이 있다. 바로 손아섭이다.

다시 야구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포스트시즌 경기는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11월 6일 인터뷰)

최대한 챙겨 보려고 하는데 시즌이 끝나고 이런저런 바쁜 일이 겹쳐 못 볼 때가 많다.

본인 생각대로 포스트시즌이 흘러가고 있는가?

‘저 팀이 이기겠지’, ‘누가 잘하겠지’ 이런 생각을 애초에 안 했다. 오히려 한국시리즈를 보고 ‘나는 언제 저 무대에서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경험할 때마다 정규시즌과는 다른 짜릿함과 설렘을 느꼈다. 한국시리즈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또 다른 짜릿함이 있을 것 같다. 그런 기대 때문인지 경기 예상보다 뛰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 소망이 이뤄지길 바란다. 비시즌에는 어떤 점을 보완할 생각인가?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게 목표다. 부상 없이 최상의 몸 상태로 경기에 뛰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2018시즌 달성하지 못한 전 경기 출장을 다음 시즌에는 꼭 하고 싶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건강한 몸만들기가 최우선이다.

2019시즌 팀 우승 외에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알고 싶다.

금방 말했듯이 전 경기 출장이 최우선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빠져있을 때 경기장 안에서 팬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다는 게 소중한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보내는 함성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 문제다. 성적을 숫자로 정해 무작정 이루려고 욕심내기보단 경기에 꾸준히 나가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직접 느끼고 경험한 내용이다.

목표에 대해 하나만 더 물어보겠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후배 선수, 야구 관계자, 야구팬 등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고 경기장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이번에는 조금 어려운 질문이다. 손아섭 본인이 생각하는 ‘노력’의 정의는 무엇일까?

노력의 정의라…. 정의를 내리기 전에, 사실 내가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야구로 성공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서 나온 행동들이라 이야기하고 싶다. 무언가를 얼마만큼 가지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노력의 정도로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보여주려는 노력이 아니라 성공하겠다는 절실한 마음에서 나온 노력이 팬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인 것 같다. ‘성공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이라고 정의하겠다.

손아섭에게 롯데 자이언츠는 어떤 존재인가?

지금은 가족보다 더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존재다.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 느낌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한 번도 이곳을 떠나본 적이 없는데, 나의 인생을 함께하고 있는 동반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나를 지켜주고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지금의 손아섭이라는 선수를 있게 해준 곳이다.

역시 롯데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다. 혹시 이대호 선수가 주장 자리를 물려준다면 받을 생각이 있는가?

언젠가는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으므로 물려준다면 피할 생각은 없다. 야구를 시작하고 한 번도 주장해본 경험이 없어 어색할 수 있지만, 부딪혀볼 생각이다. 기회가 온다면 영광스럽게 받도록 하겠다.

공식 질문이다. 손아섭에게 야구란?

내 인생의 전부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야구가 아닌 다른 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은퇴하고서도 무조건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할 생각을 가졌을 정도로 크나큰 존재다. 야구가 없는 내 삶은 생각하지도 않았고, 해볼 생각도 없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이번 시즌 팬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을에 야구장에서 같이 호흡할 기회를 만들어드리지 못한 점도 죄송합니다. 저 자신도 아쉬움이 많았기에 팬들의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올해만 야구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지금의 실망감은 짧게 끝내고 다음 시즌에 대한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노력해서 2019시즌에는 가을까지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올겨울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 시즌 좋은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섭(兒葉). ‘땅 위에서(葉) 최고인 아이(兒)’란 뜻이다. 그리고 이름대로 희망하던 그라운드 위에서 최고인 선수가 됐다. 어쩌면 본인에게는 ‘아섭’이라는 이름이 동화 속에서 생각과 소망이 실현되는 주문으로 외치는 ‘비비디바비디부’ 같은 주문이 아니었을까.


더그아웃 매거진 92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8년 92호(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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