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모리뉴가 더 수비적으로 해도 되는 이유

Thore Haugstad 2018. 12. 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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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Thore Haugstad]

팬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분명 아닐 것이다. 하지만 <포포투>는 조제 모리뉴가 가장 잘하는 전술을 구사해야 다시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모리뉴 감독이 기존 방식을 고수했다면, 맨유는 보기에 더 안 좋은 팀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실수를 피하기 위한 수동적인 압박, 기계적인 패스, 밀실공포증을 느끼게 하는 게임 플랜 등등을 접해야 한다는 소리니까. 이러한 축구로 세트피스 또는 역공으로 1-0 승리를 따낼지 몰라도 팬들이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 방식이 분명 지금보다는 더 큰 성공을 가져다줬을 것이다. 모리뉴 감독은 이 수비적인 전술로 유럽을 제패했던 몸이다. 누구도 모리뉴 감독처럼 하지 못한다. 하려고 하지도 않지만. 그랬던 모리뉴 감독이 더욱 공격적인 방식으로 스타일을 바꿨고, 실패를 맛보고 있다. 사람들은 축구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모리뉴 감독에게 변화는 곧 실패를 의미하고 있다.


수비 챔피언

축구계는 ‘모리뉴 천하’ 이래 공격적인 팀을 더 그리워하게 됐다. 모리뉴는 포르투 시절이던 2004년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지휘했다. 같은 해 그리스는 유로를 제패했다. 수비축구가 득세했다. 모리뉴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당 평균 득점이 추락한 시기에 첼시를 맡아 리그를 제패했다.

하지만 모리뉴 감독이 2010년 인테르를 이끌고 트레블을 달성했을 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가 변화의 선봉에 섰다. 공을 오래 소유하고, 후방에서 플레이를 시작하는 전술을 유행시켰다. 지금 프리미어리그 톱6 클럽 중 수비적인 마인드를 지닌 감독은 모리뉴 한 명 뿐이다. 수비 축구가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는 의미일까?

아니다. 프리미어리그 지난 4시즌 중 맨시티를 제외하면 모두 수비진을 견고하게 만든 팀이 우승했다. 안토니오 콩테의 첼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의 레스터시티(공을 소유할 마음도 없었다), 그리고 그 이전 모리뉴의 첼시를 떠올려보라. 바깥으로 눈을 돌려보자. 디에고 시메오네는 4-4-2를 기반으로 한 단단한 축구로 아틀레티코마드리드에서 기대 이상의 성취를 거뒀다. 막시밀리아노 알레그리의 유벤투스는 어둠의 예술과 깊숙한 지점에서의 수비에 최적화한 팀이다.

축구가 바뀌었다고? 사실 그렇게 많이 바뀌지도 않았다. 모리뉴 감독도 다시 예전 방식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그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마음이 있는지에 달렸다.


손쉬운 승리

모리뉴 감독은 스타일을 바꿨다. 그는 수비하는 법을 아는 감독이었지만, 그 이후로는 공격하는 법을 모르는 감독이 되었다. 승점 95점을 획득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2004-05시즌 첼시를 떠올려보자. 모리뉴 감독의 팀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피지컬, 냉소, 견고, 수비’ 따위였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미드필드 트리오 티아고, 프랭크 램파드, 클로드 마케렐레를 활용했다. 그와 함께 인테르의 역사적인 트레블을 함께한 전사들도 화려하지도, 현란하지도 않았다.

그때 이후로 모리뉴 감독의 클럽들은 하나같이 같은 요구를 했다. ‘즐길 수 있는 축구’를 하시오.

레알마드리드에서 버스를 주차할 수 없었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느꼈겠지만, 맨유 팬들도 오래된 방식에 관대하지 않았다. 모리뉴 감독이 2016년 부임했을 때, 아마도 그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때때로 모리뉴 감독은 공격이 승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지 않는 것 같았다. 2013년 12월 선덜랜드와의 리그컵 경기에서 패한 뒤, “1-0으로 이기려고 마음먹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축구에서 가장 쉬운 일”이라고 했다. 분명 그렇게 얘기했다. 하지만 과거에는 1-0을 따낼 수 있는, 확실한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시인 모리뉴

2016년 12월, 모리뉴 감독의 맨유는 첼시에 승점 13점 뒤져있었다. 기자회견에서 모리뉴 감독은 ‘맨유 경기를 보면서 가장 즐거운 점은?’ 이라는 질문을 받았다. “지배, 재능, 아름다움이다… 우리는 상대가 실수하기를 기다리며 수비만 하는 팀은 아니다. 예전에 그랬듯, 개인적으로 이런 팀을 만드는 노하우를 안다. 하지만 이러한 실용주의적인 스타일은 우리 것이 아니다. 맨유 팬, 구단주 모두 원하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원치 않는다. 이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때때로 예전 방식을 사용했지만, 대체적으로 약속을 지켰다. 현재 맨유 선수단은 그의 예전 팀들보다 더 공격적인 선수로 구성됐다. 모리뉴 감독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수비진 보호 임무를 맡겼다. 지금은 (공격 성향의)폴 포그바에게 홀딩 미드필더 롤을 부여한다. 스트라이커 성향의 앤서니 마샬과 마커스 래쉬포드가 측면 공격수를 맡고, 윙 출신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애슐리 영은 풀백으로 나선다. 첼시 시절 방출한 후안 마타를 맨유에선 중용하고 있다. 모리뉴 감독은 분명 바뀌었다.

그러나 모리뉴 감독은 아직까지 다른 감독들처럼 일종의 응집력 있는 공격을 고안해내지 못한 것 같다. 이것이 맨유를 불행한 중간 지대로 이끌었다. 그들은 즐길 수 있는 화려함이 부족하고, 또한 적절한 수비 계획을 실행할 선수들도 부족하다. 그들이 리그 7위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모리뉴 감독에게 우승이 가장 큰 목표인지 의문이 든다. 그는 지금 선수들의 동기를 끌어올리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모리뉴 감독의 스타일을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낙인 찍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를 고려할 때 불공평해 보인다.

그가 맨유를 떠나 다른 클럽에서 엔터테인먼트는 주머니 속에 넣어두고 다시 ‘1-0’ 승리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될 날이 올지 모른다. 그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정말로 특별한 기술을 까먹었는지, 그답지 않은 누군가가 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는지를 말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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