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베미춘' 한가현, "두산에 푹 빠져 살았어요"

김민경 기자 2018. 12. 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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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현 베어스포티비 리포터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상암동,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상암동, 김민경 기자] "벌써 마지막 활동이에요."

한가현 베어스포티비 리포터는 지난 6일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진행한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한 리포터를 상암동 SPOTV 본사 회의실에서 만나 두산 베어스와 한 시즌을 함께한 소감을 들었다.

베어스포티비 3대 리포터라는 수식어보다 '베미춘'이라는 별명이 더욱 친근하다. 베미춘은 베어스 미스 춘향의 줄임말이다. 한 리포터는 2017년 미스 춘향 출신인데, 차민호 베어스포티비 PD가 이 점을 살려 별명을 붙여줬다.

한 리포터는 "'미춘'이가 뭔가 촌스럽긴 한데 친근한 느낌이 든다. 한가현 리포터보다는 베미춘으로 살아서 더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아나운서 지망생인 한 리포터는 베어스포티비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다. 한 리포터는 "엄청나게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 같진 않지만, 적성에는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하면서 정말 즐거웠다"고 이야기했다.

베어스포티비 리포터는 1년 단위로만 활동하고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기는 걸 원칙으로 한다. 한 리포터는 "1년 동안 두산 베어스에 정말 푹 빠져서 살았다. 매순간 함께해 주시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 두산 베어스 마스코트 철웅이와 함께한 한가현 베어스포티비 리포터 ⓒ 한가현

다음은 한가현 리포터와 일문일답.

-베어스포티비 리포터로 활동한 소감은.

멋모르고 시작했다. 올해 2월에 일본 미야자키 갔던 게 어제 같은데 빨리 지나간 것 같아서 아쉽다. 이것저것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 재미있고 좋았다.

-베어스포티비 리포터를 지원한 이유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유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원래 사람이 잘 모르면 자신감이 넘친다(웃음). 동생이 야구를 하기도 하고, 아버지도 두산 팬이시니까. 부담 없이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침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을 때 공고를 봐서 내가 선택하려는 직업과 맞는지 확인할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활동해 보니까 잘 맞는 것 같나.

엄청나게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 같진 않다(웃음). 그래도 재미있게 할 수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 때 인턴 생활도 했었는데, 인턴 때보다 즐거웠다. 재능은 없어도 적성에는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힘든 적은 없었나.

'TMI'랑 '애프터게임' 코너를 주로 촬영했는데 나랑 잘 맞았다. 적응하기 힘들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촬영하면 조금 더 잘할 수 있는데, 조금 더 재미있게 찍을 수 있는데, 이렇게 표현하면 내용이 더 잘 전달됐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은 자주 들었다.

▲ 관중석에서 촬영하고 있는 한가현 베어스포티비 리포터 ⓒ 한가현

-베어스포티비 리포터라는 걸 실감한 건 언제부터였나.

정수빈 선수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역전 투런포를 쳤을 때다. 그때 직캠을 찍고 있다가 '제가 질 것 같지 않다고 했잖아요'라고 말했다. 찍을 때는 분위기에 취해서 몰랐는데 나중에 영상 볼 때 얼굴이 이상하게 나와 놀라긴 했지만, '내가 베어스포티비 리포터가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분들 반응도 가장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변 사람들은 '제가 질 것 같지 않다고 했잖아요'라고 따라 하면서 놀렸지만(웃음).

-분위기에 취했다고 했는데, 당시 영상을 촬영할 때 보니까 울고 있더라.

원래 나를 찍으려던 영상이 아니었다. 인천 원정 경기였는데, 잠실구장에서 응원하는 팬분들 영상은 많이 나갔지만 3루에서 응원하는 영상은 많지 않았으니까. 오늘도 많은 두산 팬분들이 와주셨다는 걸 다양하게 찍고 있었다.

그러다 정수빈 선수 응원가 부르는 장면을 찍고 있었는데, 마침 홈런을 쳐서 '아 여기서 내가 한마디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처럼 '정수빈 선수가 역전 홈런을 쳤습니다~ 와~' 이런 멘트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감격한 나머지 '질 것 같지 않다고 했잖아요'라는 말이 먼저 나와버렸다.

-베어스포티비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이루고 싶었던 목표가 있었나.

정말 하고 싶었던 건…, 우승하는 장면을 전달하고 싶었다. 베어스포티비의 목적이 팬들이 더 많이 베어스를 사랑해주고, 선수들을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더 많은 응원을 해주실 거라고 생각했고, 그런 기운들을 모아서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통합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규 시즌 1위를 한 것만으로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선수들, 팬분들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니까.

-애프터게임은 선수들과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선수들과 편하게 인터뷰하기까지 과정은 어땠나.

처음에는 PD님께서 선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선을 지켜야 한다고 하셔서 멀리서만 찍었다. 4월쯤에는 말 걸기도 힘들었는데, 선수들을 가까이서 계속 보면서 똑같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도 잘 응해 주셔서 점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장 고마운 선수나 구단 관계자가 있다면.

다들 감사한데, 차 PD님이 가장 감사하다. 홍보팀 분들도 딸처럼 다들 잘 대해주셨다. 박치국 선수는 제가 버벅 거리던 시기에 인터뷰를 잘해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유희관 선수도 늘 밝게 대해 주셔서 기억에 남는다. 허경민 선수도 마찬가지로 잘해 주셨다. 김강률 선수는 처음부터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마지막에는 편하게 인터뷰할 수 있게 마음의 문을 열어줬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마지막까지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친동생이 야구 선수라서 야구 선수에 대한 환상은 없었다. 그래도 프로 선수는 '우주 대스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리포터로 생활하다 보니까 다 똑같은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었다. 옆집 오빠, 친구, 동생 같은 느낌이 들게 해주셔서 감사했다.

-3대 베어스포티비 리포터 한가현은 어떻게 기억됐으면 좋겠나.

친근한 리포터로 남고 싶었는데 지금 '내가 그랬나' 생각해보고 있다. 평소 잘 웃는 편이니까 내가 다가가기 힘든 사람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가가기 쉬운, 어디에나 있을 법한 옆집 언니 같은 리포터로 남았으면 좋겠다. 늘 잘 웃고 긍정적이어서 좋은 에너지를 준 리포터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 한가현 베어스포티비 리포터는 '베미춘'으로 불린 올해 정말 행복했다고. ⓒ 한가현

-1년 동안 '베미춘'이란 별명으로 더 자주 불렸던 것 같은데. 한가현에게 베미춘이란.

차 PD님이 지어 준 별명인데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미춘'이가 뭔가 촌스럽긴 한데 친근한 느낌이 든다. 한가현 리포터보다는 베미춘으로 살아서 더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한가현과 베미춘이 다른 사람이냐는 질문도 있었다. 베미춘이라는 별명 덕분에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베미춘이 아닌 한가현으로 돌아올 시간이 됐다. 어떻게 지낼 예정인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올해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한 해였다. 국문과라서 기억에 남는 시가 하나 있다. 고은 시인의 '그 꽃'이라는 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그 시가 요즘 와닿는다. 올라갈 때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그저 열심히 성실하게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한국시리즈까지 다 끝나고 보니까 내가 허둥지둥 하면소도 즐겁게 일했다는 걸 되돌아보게 됐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는 모르겠다. 순간순간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얼 하든 즐기면서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년 동안 두산 베어스에 푹 빠져 살았다. 매순간 함께해 주시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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