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하라, 한국여자프로골프의 밀레니엄 신인들

성호준 2018. 12. 10.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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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즈음 태어난 99년, 2000년생
KLPGA 개막전에서 톱 10에 4명 포함
박현경, 조아연, 임희정, 이가영 등
한국 여자골프의 차세대 주역 꼽혀
박현경. [KLPGA 박준석]
베트남 호치민 인근 트윈 도브스 골프장에서 9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9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 박지영(22)이 우승했다.

기대를 모았던 신인들도 선전했다. 박현경(18)과 이지현(20)이 첫날 공동 선두에 올라 파란을 일으키더니 박현경과 조아연(18)이 공동 6위, 임희정(18)과 안지현(19)은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공동 10위까지 12명 중에 신인이 4명이었다.

올해는 주목 받는 신인들이 유난히 많다. 국내 72홀 최소타 신기록(29언더파 259타)을 가지고 있는 박현경, 아마추어 세계선수권 개인전 우승자 조아연,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인 임희정(18), 주니어 시절 경쟁이 유난히 치열했던 대표팀에서 3년간 붙박이로 활약한 이가영(19) 등이다. 지난 시즌 2부 투어 상금왕 이승연(20)과, 시드전 3위와 4위를 기록한 안지현과 성유진(18)도 유망주로 꼽힌다.

조아연. [KLPGA 박준석]
뛰어난 신인이 많은 것은 1999년생과 2000년생의 엘리트 선수들이 동시에 KLPGA 무대에 나왔기 때문이다.

KLPGA 전략마케팅팀 임정수씨는 "일반적으로 1999년생이 2부 투어를 거쳐 1부 투어 신인으로 들어올 때지만, 올해는 2000년생 4명이 국제대회 등의 성적으로 KLPGA 자격시험을 면제받고 시드전에서 상위권을 석권하면서 가장 빠른 경로로 KLPGA 투어에 입성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혜진(19)이 그랬던 것 처럼 일종의 조기졸업, 조기입학이었다.

매니지먼트사인 스포츠 인텔리전스 그룹 김명구 대표는 2000년생들이 뛰어난 이유를 밀레니엄 베이비론으로 설명했다. “한국 여자 골프에서 가장 화려한 88년생은 골프를 시작하던 때인 열 살 무렵 박세리의 US오픈 우승에 영감을 받기도 했지만, 올림픽이 열린 해에 태어나 부모들이 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아이를 선수로 키우려 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생 선수들은 새 천년의 시작이라고 시끄러웠던 밀레니엄 직후 태어난 아이들로 부모는 특별하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2000년생 선수 뿐 아니라 1999년생도 밀레니엄 세대라고 부를 만 하다. IMF 위기를 끝낸 후 새로운 천년을 맞아 부푼 희망 속에 태어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임희정. [KLPGA 박준석]

밀레니엄 세대에는 지난 시즌 신인으로 KLPGA 대상을 탄 최혜진(19), 미국 2부투어에서 뛰는 성은정(19)까지 포함시킬 수 있다. 골프계에서는 박인비, 신지애, 최나연, 김인경, 이보미 등 호화 멤버의 1988년생들과 비교하기도 한다.

박현경은 밀레니엄이 바뀐 후 가장 빠른 2000년 1월 7일 생이다. LPGA 투어에서 뛰는 역전의 여왕 김세영처럼 몰아치는 능력이 있다. 2016년 최혜진, 박민지와 함께 세계여자아마추어 팀선수권에서 2위와 21타 차로 우승할 때 한 축을 담당했다. 지난해 송암배 아마추어 골프선수권에서는 29언더파로 우승했다. 프로골퍼인 박세수씨의 딸로 기본기가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아연은 지난 9월 아마추어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우승했고 KLPGA 시드전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가장 뜨거운 기량을 보이고 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는 장타를 치고 페어웨이에서는 남자처럼 찍어 쳐 공을 잘 세워 어려운 코스에서 더 빛을 발하는 스타일이다.
이가영. [KLPGA 박준석]

시드전에서 2위를 한 임희정은 안정적인 경기력과 강인한 정신력이 장점이라고 대표팀 김주연 코치는 평가했다. 이가영은 지난해 호주 애번데일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1,2라운드 합쳐 20언더파를 치면서 우승하는 등 폭발력이 있다.

밀레니엄 세대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또래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지냈다. 2019년 KLPGA 투어에서는 이들의 신인왕 경쟁이 불꽃 튈 것으로 보인다.

KLPGA는 밀레니엄 세대가 한국 여자 골프의 새로운 얼굴이 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아마추어 골프계의 한 관계자는 “대성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지 완성된 선수는 아니다.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 아직은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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