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DUGOUT Story] 롯데 자이언츠 오현택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8.12.10. 11:08 수정 2018.12.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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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를 맞은 오현택의 비상

10월 14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에 1-0으로 앞선 6회 1사 상황. 오현택이 마운드에 올랐다. 단 한 타자만 상대했지만, 그의 임팩트는 강렬했다. 전날까지 넥센 히어로즈의 이보근과 함께 홀드 선두 경쟁을 하던 오현택은 자신의 시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고 홀드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데뷔 후 개인 첫 타이틀을 획득했기에 본인에게도 의미가 있는 마운드였다. 올 시즌 부산에 새 둥지를 튼 오현택은 불펜의 핵심 요원으로 자리매김하며 부산 갈매기를 춤추게 했다.

Photographer 황미노 Interview 김세연 Editor 표권향 Location 대단한미디어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 아나운서 김세연입니다. 2018시즌 프로야구의 긴 여정이 끝난 지금, 어떻게 지내시나요? 야구 없는 이 시간이 벌써 무료하게 느껴지시나요? 저 역시 야구장에서의 열정적인 응원과 함성이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아 지난 시간이 그립고 또 내년이 기대되네요.

이번 호에서는 개인 통산 처음으로 타이틀을 거머쥔 롯데 투수를 만나보겠습니다. 바로 오현택 선수입니다. 2017년 2차 드래프트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오현택 선수는 이적 후 시즌 내내 흔들림 없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롯데의 마운드를 지켰는데요. 올 시즌 25홀드로 데뷔 첫 홀드왕을 차지했습니다. 홍성민-배장호에 이어 ‘사이드암 애니콜’이라는 별명을 얻은 롯데 불펜 핵심 요원 오현택 선수! 파란만장했던 그의 스토리를 들어볼까요?

데뷔 첫 홀드왕 축하드려요. 수상 소감 부탁드려요.

하고 싶었던 것을 해서 좋은데, 올해보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년에 더 잘 해서 또 홀드왕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습니다.

이적 첫 등판에서 롯데 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어요. 당시 마운드에 오를 때 어떤 각오를 다졌나요?

첫 등판 때는 1군 마운드에 처음 올라갔을 때랑 거의 비슷했던 것 같아요. 엄청나게 떨렸고, 어떻게 던졌는지 잘 모르겠어요.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였는데, 어떤 상황에서 올라갔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예요.

그럼 내려올 때 기분은 어땠어요? 조금 홀가분했을 것 같아요.

한시름 놨죠.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롯데 팬분들이 무서웠던 것도 있고요. (웃음) 절실함이 제일 컸어요.

이번 시즌 롯데에서 보여준 임팩트가 강렬했어요. 이적 후 이런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요.

간절했어요. 두산에서 있던 2년의 공백기 동안 절실함이 가장 컸어요,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해 롯데에 오게 됐고 새로운 계기를 만들고자 했던 것 같아요.

2008시즌 두산 신고선수로 입단했어요.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예상했나요?

아뇨. 이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용 된 거죠. (웃음)

오랫동안 두산에 있으면서 좋은 추억이 많았을 것 같아요.

제 힘이라기보다, 두산 투수코치이신 권명철 코치님의 도움을 제일 컸어요. 코치님 덕분에 자세를 수정하면서 1군에 올라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김경문 감독님의 믿음 덕분에 1군 선수 생활을 쭉 할 수 있었고요.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어요.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했어요.

재미있는 일도 있었어요. 2013년 첫 올스타전에 출전해 상을 휩쓸었어요. 물론 “나가고 싶다”라고 강하게 의사표출을 했지만요.

대놓고 얘기했어요. 2군 올스타전은 나가봤는데 1군 올스타전에는 안 나가봤으니까요. 나가고 싶은 선수들이 많을 텐데, 제게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은지 물어보길래 당연히 가고 싶다고 했죠. 그러면서 “류중일 감독님, 꼭 뽑아주십시오!”라며 감독님 추천이라 해도 상관없으니 꼭 뽑아달라고 했는데 진짜 감독님 추천으로 나가게 됐어요. 그때 류중일 감독님께서 기사를 봐서 뽑은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감사했죠. 덕분에 가서 오만 상을 다 따왔어요. (웃음)

올스타전에서 상을 타오기 쉽지 않은데 당시 퍼펙트 피처상 2위, 본 경기에서는 승리투수가 돼 우수 투수상을 수상했어요. 그때 상금만 400만 원이었죠?

(전)준우 덕분에 상을 하나 더 탔죠. 동점 상황에서 준우가 역전 홈런을 쳐서 제가 승리투수가 됐으니까요. 당일에도 감사 인사를 전했고 롯데에 와서도 고맙다고 말했어요. 준우 네 덕분에 상 탔다고요.

조심스러운 질문이지만, 2017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 보호명단에서 제외됐어요. 그때 많은 말이 있었어요.

스스로 제 자리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2차 수술까지 했고. 두산에 변진수, 박치국 등 좋은 옆구리 투수들이 있어 제외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급하게 재활하는 것이 아니라, 2017년 한 시즌을 재활 기간으로 길게 잡았어요. 제외될 수도 있지만, 두산에 남게 되면 다시 복귀해서 아프지 않고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결국, 팀을 옮기게 됐지만, 이번 시즌 행복했을 것 같아요.

2018시즌을 치르면서 인터뷰할 때마다 똑같은 말을 반복했어요. “1군에 올라와 공을 던질 수 있어서 행복하다”, “안 아프고 세게 던질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는 말이요. 정말 행복한 시즌이었어요.

롯데의 응원 문화는 설명이 필요 없어요. 부산에서 만난 롯데 팬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착하면 엄청 착하고 무서우면 엄청 무서운 팬이 롯데 팬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선수들이 그간의 경험을 얘기해주는데, 부산은 연예인보다 인지도가 높은 게 야구선수라고 했어요. 다른 팀에 있을 때 롯데 팬들은 마냥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롯데에 와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다른 팀에 있을 때 어떻게 무서웠어요?

두산에 있을 때 잠실에서 롯데랑 시합하는데, 1루 주자를 견제하면 막 외치잖아요. 안 좋은 욕을 좀 섞어서 하시더라고요. “마!”만 하는 게 아니라 앞에 용어를 붙여서 연결하시는데, 그때 진짜 무섭다고 생각했었어요. (웃음) 롯데에 와서는 팬들이 격려도 많이 해주시는데 아직 강한 이미지가 뇌리에 남아 있어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팬들이 ‘꿀현택’이란 별명을 붙여줬어요. 부드러운 인상과 친절한 팬서비스로 팬심을 녹였다던데.

팬들이 사인을 요청하면 해주는 것이 맞고,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면 당연히 찍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급하게 들어가야 하는 부득이한 상황에서는 못 해줄 때도 있어요. 그래도 웬만하면 다 해드리려고 노력해요. 팬이 있어야 프로야구가 있고, 선수들도 팬들의 응원과 사랑으로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본인의 가치가 더 높아진 사건이 있었어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중 무면허 음주운전 뺑소니범을 추격해 경찰이 체포할 수 있도록 도왔어요.

멀리서 본 것도 아니고 바로 앞에서 봤어요. 나도 모르게 따라가면서 신고했어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

요즘 시대에 남의 일에 무관심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나왔나요? 또 야구선수이기에 신분이 알려졌는데 이후 걱정은 안 됐나요?

보는 즉시 그 차를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먼저 경찰에 신고해서 위치를 알려줬어요. 범인을 잡고 잘 처리돼 다행이었어요. 긴장이 풀렸을 땐 사실 무서웠어요.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네’하며 웃었어요.

이적한 팀이지만, 롯데가 어색한 팀은 아니에요. 평소 친분 있는 선수들이 많아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 같아요.

투수 파트라서 그런지 (이)명우 형도 그렇고 (송)승준이 형, 두산에 있을 때 같이 생활한 (노)경은이 형과 (김)건국이도 있었어요. 덕분에 다른 선수들과 친해지는데 수월했어요.

특히 누구랑 친해요?

경은이 형이랑 제일 친하다고 하면 명우 형과 승준이 형이 좀 그렇지 않을까요? (웃음) 형과는 두산에 있을 때 6-7년 동안 룸메이트를 했으니 제일 친해요. 또 스프링캠프 때부터 올 시즌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줬어요. 다음 시즌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해주고 있고요. 계속 함께 롯데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얘기를 많이 해주나요? 주로 조언을 듣는 편인가요?

다음 시즌을 위해 쉬는 동안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부터 올해 부족했던 점이 어떤 것이었는지, 충족 못 했던 것을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등 시즌 들어가서도 계속 보충해야 할 점들을 조언해줘요. 팩트로만 딱 집어서요.

몸 상태를 위해 본인의 몸을 사릴 필요도 있는데, 왜 스스로 강하게 다루나요?

제가 혹사를 당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상황에 따라 나갔고, 저 또한 나가서 던질 수 있었으니까요. 전 괜찮은 데 팬들이 혹사라고 하니까…. 1군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전 좋았어요.

5월에 한창 분위기가 좋았는데,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어요?

아시안게임 전까지 정말 좋았어요.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나서 뜻대로 잘 안 되니까 아쉬운 결과를 낸 것 같아요. 너무 균형이 안 맞았어요. 저희 자신도 잘못 돼가고 있다고 느꼈어요.

롯데가 시즌 마지막까지 5강 싸움을 했어요.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팀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작년에 했기에 올해도 순위권에 들어가서 해보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잘 안 됐어요. 아쉬움이 제일 컸죠.

시즌을 치르는 동안 ‘조금 무리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진 않았나요?

중간에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몸이 힘들었다기보다는 구속은 줄어들고 피홈런과 실점이 많아져 힘들었어요. 그때 감독님과 코치님이 상태를 잘 파악해 관리해주신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어요. 도움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항상 감사드려요.

시즌 종료 후 부산에서 회복 훈련을 하고 있어요. 현재 몸 상태가 어떤가요?

10월 29일부터 (구)승민이랑 (김)원중 그리고 (진)명호와 같이 훈련에 들어갔어요. 시즌 끝나고 휴식을 너무 잘 취해서 몸무게가 4kg 정도 쪄서 걱정이에요. 더 찌면 안 되니까 빨리 운동을 시작했어요. (웃음)

어떻게 쉬면 그렇게 살이 찔 수 있나요?

그냥 먹고 자고! 배 터지도록 먹었더니 4kg이 순식간에 찌더라고요. 고기도 먹고, 몸에 좋다는 건 다 먹었어요. 승민이랑 원중이도 좀 쪘다는 것 같아요. (웃음)

같이 운동하는 선수들과 나이 차가 조금 있는데, 특히 구승민 선수와 친해 보여요.

승민이가 약간 괴롭히고 싶은 상이에요. 승민이한테 물어보면 “형도 괴롭히고 싶은 상”이라고 해요. 서로 투구 자세를 놀리듯이 따라 하면서 장난을 많이 쳐요. 지나가면서 툭 치고 때리고 도망가기도 하고요.

선수로서 올해와 내년의 온도 차가 다를 것 같아요.

확실히 달라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고 주변에서 많이 얘기해주고 있어요.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해 다음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어요.

이제 부산이 제2의 고향으로 느껴질 것 같아요.

두산에 있을 때 롯데와 경기하면 응원 문화가 조금 달라 ‘롯데라는 팀에서 야구를 해도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했어요. 한 번쯤 뛰어보고 싶은 팀이었는데, 2차 드래프트로 롯데에 오게 돼서 신기했어요. 매 경기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응원 덕분에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더 재미있어요.

부산에서 일 년을 지냈어요. 부산은 어떤 곳인가요?

부산이 살기 좋다는 걸 확실히 알았어요. 여름에는 덥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요. 살기 좋은 도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롯데 그리고 부산은 어떤 의미인가요?

야구 인생을 연장할 수 있게 해준 팀. 그리고 제2의 고향!

서울에 있을 땐 쉬는 날마다 아들 민준이랑 시간을 많이 보냈잖아요. 지금은 어떻게 소통하고 있어요?

영상 통화나 문자를 많이 해요. 서울이나 수원 경기마다 아빠를 보기 위해 야구장에 꼭 와요. 이번 여름 방학 때는 민준이가 부산에 내려와서 며칠 지내고 갔어요.

아빠가 야구 선수인 거 알아요?

그럼요. 홀드왕으로 상 받는 것도 알고 있어요. 올스타전에 나갔을 때 사진을 보고는 뭐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얘기해줬어요.

아빠를 자랑스러워할 것 같아요.

친구들한테 아빠가 야구 선수라고 말한대요. (웃음) 지난번 뺑소니범을 잡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도 얘기했대요.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 것 같아 뿌듯해요.

홀드왕을 했으니 다음 더 큰 목표를 생각할 것 같은데.

‘올해보다 좋은 점만 유지하자’예요.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언제인지 아니까 잘 관리하려고요. 원활하게 시즌을 치르고 좌타자와의 승부에서 밀리지 않는 게 목표예요.

그래도 타이틀을 달았는데 개인적인 욕심은 없어요?

팀을 옮긴 뒤 첫 시즌을 치렀어요. 개인 성적은 좋았지만, 팀이 아쉽게 가을 야구를 눈앞에서 놓쳤어요. 언제까지 야구를 할지 모르지만, 그만두기 전까진 꼭 롯데에서 우승하고 싶어요.

‘홀드왕’을 하면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춤을 춘다고 공약했는데.

여기서? 준비도 안 됐는데? 갑자기? 사실 연습도 안 했어요! (크게 연습이 필요한 안무가 아니에요.) 제 대답과 상관없이 무조건해야 하는 건가요? 방송할 때 괜히 얘기해서…. (울음) 다는 몰라요. 모두가 알고 있는 중간 춤만 알아요. 난감하네요.

이후에도 오현택 선수의 변명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클리닝 타임에 음악이 나오잖아요. 몸 풀다가 잠깐 췄는데 팬분들이 계속 시키실 것 같아요. 연습을 좀 해야겠어요!”

다소 흥분한 오현택 선수가 회피하기 위해 주저리주저리 말을 이어갈 때 음악이 켜졌습니다. 음악을 튼 표권향 기자님은 “미안해”를 외치면서도 음악 볼륨을 높였고, 김지형 편집장님은 오현택 선수에게 춤 상태와 편집 등으로 달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는 후문입니다. 오현택 선수의 공약은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SNS를 통해 보실 수 있으십니다. 개봉박두!

마지막으로 응원해준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2018시즌 동안 많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92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8년 92호(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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