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13년 만에 떠오른 '잠수함'.. 내 야구에 포기란 없다

성진혁 기자 입력 2018.12.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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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령탑 오른 이강철 KT 감독, 프로시절 언더핸드로 이름 날려

이강철(52) KT 신임 감독은 최근 "내 인생엔 엘리베이터가 없다"고 말했다. "야구인으로 살면서 수직 상승은 경험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한 계단씩 밟아 올라왔죠."

그는 프로 시절 잠수함 투수(언더핸드)로 이름을 날렸다. 광주일고와 동국대를 거쳐 1989년 해태(현 KIA)에서 데뷔하자마자 15승(8패)을 올렸다. 1996년 한국시리즈에선 2승1세이브를 거두며 팀 우승을 이끌어 MVP(최우수선수)로 뽑혔다.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1989~1998년), 통산 다승 3위(152승), 통산 탈삼진 2위(1749개)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난 선동열 선배에 이어 2인자였다"고 했다. '무등산 폭격기'로 통했던 선동열에 비해 카리스마도 부족했다. 이 감독에게도 '싸움닭' 기질은 있었다. 그는 "타자 몸쪽으로 던지는 공의 90%쯤은 직구였다. 예전엔 완투를 하거나 7~8회 이상 긴 이닝을 던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경기 막판 힘이 떨어져 홈런도 많이 맞았다"며 웃었다.

프로야구 3개 팀 코치로 13년을 일하다가 처음 사령탑에 오른 이강철 KT 신임 감독은 “감독이 될 때가 되어서 된 모양”이라고 말했다. /조인원 기자


이 감독은 2005년 은퇴(KIA)하고 나서 지도자로 변신했다. 3군 코치, 1군 코치, 2군 감독, 1군 수석 코치 등을 두루 지냈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13년 동안 한 번도 '경력 단절'은 겪지 않았다.

2012시즌을 마치고 나선 KIA 투수코치에서 넥센 수석코치로 스카우트됐다. 넥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염경엽(50·현 SK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고교 2년 후배를 보좌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염 감독이 꼼꼼하게 일을 잘한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KIA 코치를 할 때 염 감독이 정리해 놓은 외국인 스카우팅 리포트나 선수 관리 자료를 얻어서 도움을 받은 적도 있었고요. 적지 않은 나이에 팀을 옮기는 게 불안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에게도 '감독 자리'에 대한 갈망은 있었다. 2014년 가을 넥센이 LG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을 무렵 선동열 KIA 감독이 물러났다. "주위에서 'KIA 감독으로 가는 거 아니냐'고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군요. 솔직히 저도 KIA에서 불러주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KIA는 또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김기태 감독을 선임했다. "선수 때도 2인자였는데…. 나는 안 되는 건가 싶더군요. 뭐, 감독 못해도 상관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넥센은 그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2위를 했다. 염경엽-이강철 체제에선 4년 연속(2013~2016년)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이 감독은 2016시즌 후 두산 코치로 옮겨갔다. 2군 감독을 거쳐 1군 수석코치로 김태형 감독을 도왔다. 두산은 2018시즌을 정규 리그 1위로 마쳤다. 이 감독은 두산이 SK와 한국시리즈를 시작하기 전 KT로부터 감독 제안을 받고 수락했다. 그는 "넥센, 두산에서 5년간 수석코치를 했는데, 팀이 좋아서 나에 대한 평가가 올라간 것 같다. 염경엽·김태형 두 감독 덕분에 플러스가 됐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신뢰와 소통'을 자신의 덕목으로 꼽았다. "제가 해태 출신이지만 강한 이미지는 아니죠. 선수 때부터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는 말 많이 들었습니다. 지도자가 되고 나선 리더십을 바꿔야 하나 고민했는데, 안 바꾸길 잘한 것 같아요."

KT는 창단 후 3년 동안 최하위에 그치다 올해 9위를 했다. 이 감독은 내년 시즌엔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내년 2월 미국에 차릴 스프링캠프에선 선발투수감을 많이 만들 작정이다. 유격수 백업(후보) 선수를 키우고, 앞서는 경기를 확실히 잡을 '필승 계투조'를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KT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만들 겁니다.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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