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상금 받자마자 돌려준 박항서.."베트남 위해 써달라"
베트남 축구를 10년 만에 ‘2018 아세안축구연맹 대회’(스즈키컵) 최정상 자리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이 현지 기업에서 받은 우승 축하금 전액을 베트남 축구 발전 등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16일 베트남 뉴스통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 자동차 기업인 타코(Thaco) 그룹은 이날 오전 베트남 중부 꽝남 성에서 스즈키컵 우승 축하금으로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20억동(약 9740만원), 박 감독에게 10만 달러(약 1억1300만원)를 각각 수여했다.
쩐 바 즈엉 타코 그룹 회장에게 상금을 전달받은 박 감독은 “제 개인에게 주어진 축하금은 베트남 축구발전과 불우이웃을 돕는 데 써달라”며 곧바로 타코 그룹에 기탁했다.
타코 그룹 현지 법인 설립 15주년 기념식을 겸한 이날 행사에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푹 총리는 인사말에서 “어젯밤 온 나라가 베트남 국기로 뒤덮였고 감동이 넘쳤다”며 “최선을 다해 스즈키컵에서 우승한 박 감독과 선수들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박 감독이 이끈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5일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열린 스즈키컵 결승 홈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대 0으로 꺾고 1‧2차전 최종합계 3대 2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베트남 현지를 비롯한 외신은 베트남이 2008년 이후 10년 만에 동남아 최정상 자리에 올랐다며 베트남 축구 열풍과 박항서 신드롬을 소개했다.
베트남 현지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이 역사를 썼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환희로 들끓어 온 국민이 잠들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베트남 보딕(우승)’을 외치며 온 나라가 기뻐 날뛰고, 서로를 끌어안으며 자축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보도했다.
박 감독에 대한 기사도 쉴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베트남 웹더사오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수석 코치로 활약했던 그의 스토리를 다루기도 했다.
동시에 박 감독의 얼굴이 담긴 티셔츠와 유니폼을 입고 나온 팬들의 모습을 통해 현지 열기를 대신 알렸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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