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스스로 선택한 재수생의 길, 류현진의 FA 대박 도전

조인식 기자 입력 2019. 1. 1. 06: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A 다저스 류현진. © AFP=News1

(서울=뉴스1) 조인식 기자 = 2018년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은 평소와는 다른 의미로 특별했다. 새로운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거나 메이저리그에 있던 한국 선수가 국내로 돌아오는 일이 매년 있었는데, 2018년은 그렇지 않았다.

최근 4년간 있었던 사례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2015년에는 강정호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류현진이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이후 2년 만의 일이었다.

2016년에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하 당시 소속팀),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까지 새로운 진출 선수가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오승환 외에 모두 KBO리그로 돌아온 상태다. 2017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했던 황재균도 지금은 한국에 있다. 올해는 한국에서 가는 선수도, 한국으로 오는 선수도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의 리그 내 이적도 없다. 변수였던 류현진(32‧LA 다저스)과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소속팀 잔류가 결정됐고,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은 옵션에 의해 계약이 자동 연장됐다.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와 최지만(28‧탬파베이 레이스)은 트레이드가 일어나지 않을 시 2019 시즌에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

소속팀을 유지한 이들에게 2019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류현진, 강정호, 오승환은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스스로 선택한 재수생의 길, 류현진의 FA 대박 도전

73명 중 5명.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2017년까지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를 받은 선수들(73명) 중 이를 받아들인 선수 숫자다. 류현진은 지난 2012년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단 5명만이 걸었던 길을 선택했다.

퀄리파잉 오퍼란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에게 소속팀이 메이저리그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재계약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번 오프시즌의 경우 그 금액이 1790만 달러로, 류현진은 이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2019 시즌 200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게 된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가 다른 팀과 계약하면 원 소속팀은 신인 지명권을 받는다. 따라서 구단은 보내고 싶지 않은 선수에게 이 제안을 넣는다. 하지만 선수가 받아들이면 비싼 연봉을 지불해야 하므로 조심스럽다. 매년 10명 안팎의 선수에게만 선택권이 주어지는 이유다.

따라서 이 제안을 받았다면 대어급이라고 봐도 좋다. 류현진 포함 7명이 이번 오프시즌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는데, 류현진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6명은 시장으로 나왔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97로 찬란했으나 소화한 이닝(82⅓이닝)이 적었던 류현진의 선택은 'FA 재수'였다.

다른 대어 6명(댈러스 카이클, 패트릭 코빈, 크레익 킴브럴, 야스마니 그랜달, 브라이스 하퍼, A.J. 폴락)은 이를 거절하고 FA 권리를 행사했다. 이 6명에게는 만족할 만한 다년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저스에 남은 류현진은 새 팀에 적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선발진 경쟁이 치열해 조금만 부진하면 밀릴 수 있다는 것은 위험요소다.

류현진의 성적이 뛰어났던 덕에 부각되지 않았지만, 선발로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한 마에다 겐타가 정규시즌 중 불펜으로 가야만 했을 정도로 다저스는 선발투수가 살아남기 힘든 팀이다. 올스타에 뽑힌 로스 스트리플링 역시 마에다와 마찬가지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야 했다.

하지만 류현진에 앞서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한 5명이 모두 실패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앞선 5명(맷 위터스, 브렛 앤더슨, 콜비 라스무스, 제레미 헬릭슨, 닐 워커) 중 1년을 소속팀에서 더 보낸 뒤 FA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는 하나도 없다.

볼티모어에 있던 위터스는 2017 시즌을 앞두고 워싱턴 내셔널스와 2년 2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낮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2016년에 성적이 하락한 탓에 만족스런 금액과는 거리가 멀었고, 계약기간도 2년밖에 보장받지 못해 실패에 가깝다.

2016년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한 앤더슨은 단 4경기 등판에 그쳤고, 이듬해 350만 달러에 시카고 컵스로 가면서 몸값이 수직 하락했다. 라스무스도 같은 시기 탬파베이와 1년 500만 달러 계약에 그쳤다.

이외에 워커는 2018 시즌 전 뉴욕 메츠를 떠나 뉴욕 양키스와 1년 4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퀄리파잉 오퍼에 따라 1720만 달러를 받았던 헬릭슨은 워싱턴과 마이너 계약을 맺어 가장 초라했다.

류현진이 1년 뒤 첫 성공 사례로 소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렇게 되면 수많은 실패 사례들을 딛고 FA 재수에 성공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더 긴 기간이 보장되는 '대박 계약'도 기대해볼 수 있다.

nick@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