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DUGOUT People] SK 와이번스 한동민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01.03. 10:59 수정 2019.01.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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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밖에 없는 남자

“야구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영화 ‘머니볼’에 나온 명대사다. 야구는 모두가 확신한 것이 실패로 돌아가고 예측하지 못한 순간 반전이 쓰인다. 그래서 우리는 야구를 드라마고, 인생이라 부른다. 지난 2018년 11월 12일 한국시리즈 6차전 SK 와이번스는 모두가 예상한 두산 베어스의 승리를 뒤엎고 그해 최고의 드라마를 쓰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포스트시즌 내내 빈타에 허덕이던 한동민이었다. 선수도 팬도 모두 지쳐있던 연장 13회, 그는 천금 같은 1점 홈런을 잠실야구장 우중간 담장으로 쏘아 올렸다. SK 팬들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이래서 한동민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최윤식 Location 인천SK행복드림구장


#시즌이 끝나고 난 뒤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동민입니다. 치열했던 한국시리즈가 끝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저는 요즘 8년 만에 팀이 우승해 불러주는 데가 많아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팬 카페 회원분들과 팬 미팅도 했고요. 축승회 때도 야구장에 다 같이 모일 수 있어 기뻤어요. 시즌이 끝났음에도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바쁜 최근이에요. 동료 선수들이 장가를 많이 가고 있거든요. (웃음) 주중에는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주말에는 결혼식장을 가다 보니 지난 한 달 동안 딱 하루 밖에 쉬지 못했더라고요. 그래서 시즌보다 살이 너무 빠져서 고민이에요. 한국시리즈 종료 후에도 체중이 줄었는데 더 빠졌더라고요.

하지만 잊지 못할 새로운 경험을 해서 행복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상파 방송국에도 갔어요. 처음이라 긴장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편안했어요. 베테랑 진행자분들이 잘 이끌어주셔서 저는 거기에 따라갔던 것 같아요. 살면서 또 하나의 즐거움을 쌓은 시간이었어요.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장소에 내가 서 있다니! 그래도 내가 올해 많은 성장을 했구나’라고 스스로 자부심도 느끼게 됐어요. (하하) 그리고 라디오 녹음도 해봤답니다.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듣는데 제 목소리가 나오는 게 어색하더라고요. 최대한 열심히 했는데 모니터링을 해보니까 ‘이것밖에 안 나오나. 말을 좀 더 조리 있게 하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또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정말 준비를 잘해서 만족할 수 있는 인터뷰를 하고 싶어요.


최근에는 수상의 영광도 누렸어요. 2018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플레이오프 5차전 끝내기 홈런 때 찍힌 사진으로 골든 포토상을 받았거든요. 태어나서 그렇게 큰 시상식은 처음이었어요. 방송 출연 때도 긴장을 안 했는데 시상식 단상에 올라가서 수상 소감을 말할 때는 정말 떨렸어요. 소감을 어떻게 말할지 다 생각해놨는데 막상 올라가니 머리가 하얘지더라고요. 평소에 ‘(최)정이 형은 상도 많이 받은 사람이 왜 저렇게 말을 못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정이 형의 마음이 이해되더라고요. (웃음) 사진을 따라 자세를 취하는 것도 곤욕이었어요. 나름대로 액자 방향이랑 똑같이 맞춰 자세를 취했는데 주변에서 ‘정면을 보고해야지 왜 옆을 봤어’라며 핀잔을 들었어요. (속상) 그래도 그때의 사진과 영상을 보면 아직도 포스트시즌이 새록새록 기억나요. 소름도 돋고, 때로는 혼자 뭉클해지기도 하고요. 이 감정은 당분간 계속 갈 거 같아요. 시즌 초에는 모든 팀이 우승을 목표로 잡고 시작하는데 사실 저희는 진짜 우승을 하게 될지 몰랐거든요. 힘든 건 있었지만 그게 무엇이든 감수할 수 있을 만큼 값진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포스트시즌 이야기를 했으니 가을 야구에서의 제 활약상에 관해 얘기해볼까요? (웃음) 시리즈를 앞두고 2주라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는 시즌처럼 똑같이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했어요. 그런데 막상 플레이오프에 딱 들어가니까 단기전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잊지 못할 포스트시즌

포스트시즌 데뷔 타석에 병살타를 치면서 첫 단추를 잘못 끼웠어요. 한 타석 한 타석 들어갈수록 결과가 안 나오니까 쫓기는 거예요. 얼토당토않은 공에 자꾸 헛스윙하고 점점 위축되기 시작했어요. 시즌 중에는 투수의 성향에 따라서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갔지만 그런 판단을 하기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추운 날씨에도 응원해주고 있는 팬들과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죠. 이제 와 돌이켜보니 준플레이오프에서 올라온 팀을 상대로 2위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게 압박으로 다가와 제 기량을 펼치는 데 방해물이 된 것 같아요. 그때 SK 왕조 시절을 이끈 선배들이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선배들의 위로 덕분에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비우고 ‘작지만, 팀에 보탬이 될 만한 것들을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죠.

그랬더니 정말 기회가 찾아왔어요. 플레이오프 5차전 10회 말 (김)강민 형님이 동점 홈런을 치고 제 차례가 됐죠. 당시 ‘결정적인 한 방으로 경기를 끝내야지’라는 생각보다 무조건 살아나간다는 말만 되뇌었어요. 그런데 좋은 코스에 공이 왔고 후회 없이 배트를 돌린 게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짓는 끝내기 홈런이 됐답니다. 그 순간 미친 망아지처럼 베이스를 돌아왔어요. 홈까지 3초 만에 도착한 것 같아요. (하하) 부진으로 저를 짓누르고 있던 무거운 짐들이 일순간에 날아가는 기분이었어요. 무엇보다 팀을 위해 제 역할을 한 번이라도 했다는 것에 한시름 놓을 수 있었어요.


한국시리즈 6차전도 마찬가지였어요. 정규 이닝에 승부를 내지 못하고 13회까지 가서 선수들이 모두 지쳤어요. ‘누가 하나만 쳐줬으면 좋겠다’라고 속으로 말했어요. 저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타격 슬럼프를 극복을 못 한 상황이었으니까요. (시무룩) 그런데 결국 저한테까지 차례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공 3개 휘두르고 나오자!’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초구에 실투가 들어왔어요. 이 공을 못 치면 더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냅다 돌렸어요. 그리고 그 공이 담장 밖으로 넘어갔어요. 6차전 홈런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꿈같았어요. 다 꿈같았죠.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니! 믿기지 않아서 볼을 세게 꼬집어봤어요. 너무 아프더라고요.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어요.

8년 만의 우승만으로도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인데 한국시리즈 MVP라는 영광도 누렸어요. 중간에서 튼튼한 허리 역할을 했던 (김)태훈이와 (정)영일이 형의 공이 제일 커서 제가 선정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어요. 타자 중에서 뽑는다고 하더라도 베테랑 형들이 잘했고 또 정이 형도 9회 때 조쉬 린드블럼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홈런을 쳤고요. 저도 결승 홈런을 치긴 했지만, 시리즈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과정이 너무 안 좋아서 스스로 아쉬움이 남았거든요. 그저 우승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는데 제 이름을 딱 호명되길래 깜짝 놀랐죠. 예상치도 못한 결과에 일단 좋았죠. (웃음) 기뻐서 손도 번쩍 들고 샴페인 먹고 했는데 이후에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잘한 것도 없는데 동료 선수의 값진 상을 뺏은 게 아닌가 싶어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태훈이를 한동안 피해 다녔어요, (하하) 지금은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이야기도 잘해서 말끔히 해결했어요. 이 자리를 빌려 태훈이에게 팀에 빛과 소금 같은 역할을 해줘서 고맙고, 요즘에 여기저기 행사 다니느라고 정신없을 텐데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태훈아 사랑한다!


#2018 KBO리그를 정복하다

포스트시즌 이야기를 했는데 정규시즌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죠. 2018년은 정말 뜻깊은 한해였어요. 발목 부상 후 보내는 첫 시즌이라 이렇게 잘 치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그냥 안 아프고 끝까지 잘하자는 목표만 가지고 시즌을 시작했어요. 2017년 부상을 돌이켜 보면 아직도 아찔해요. 응급차를 타고 병원에 가는 도중에도 발에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이대로 야구를 할 수 없는 건가’라는 불안감이 저를 괴롭혔어요. 병원에 함께 갔던 트레이닝 코치님에게 “저 야구 할 수 있죠 코치님?”이라고 계속 말했어요. 이제야 조금씩 빛을 보고 있는데 이렇게 끝나면 정말 억울하고 미칠 것 같았거든요. 다치고 나니까 건강한 몸의 귀중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대단한 각오보다는 건강한 1년을 보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초반에 성적이 안 좋아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작년에 크게 다쳐서 역시 안 되구나’라며 자책했어요. 상실감이 컸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격감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안 되더라고요. 심지어 스트라이크와 볼 구분도 안 됐어요. 그때 아내가 없었더라면 부침이 더 길어졌을 거예요. 2017년에 결혼했는데 아내가 워낙 긍정적인 성격이라 힘들고 지칠 때면 따뜻한 말 한마디로 크게 위로해줬어요. 맛있는 밥도 해주고 대화도 나누면서 곁에서 내조를 잘 해줬기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그때부터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야구를 할 날은 많으니까 올해는 얼마나 못하는지 그냥 해보자’ 하고 욕심과 불안을 내려놓았죠. 눈에 띄게 기록이 향상된 건 아니지만 5월부터 야금야금 성적이 올라갔어요. 그렇게 시즌이 끝나고 보니 홈런은 41개가 돼 있었고 타점도 115타점으로 단일시즌 구단 최다 타점 기록을 갈아치웠어요. 뭐든지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너무 앞서도 독이 되는 것 같아요. 야구가 안 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좋은 경험을 했어요.

41개의 홈런은 제게 있어 희망의 메시지예요. 40개의 공을 담장 밖으로 넘긴 건 대학을 졸업한 프로 선수들 가운데 제가 최초였어요. ‘처음’이라는 단어는 늘 기분이 좋아요. 제가 40홈런을 쳤다는 거에도 스스로 놀랐어요. (웃음) 물론 금세 깨질 수 있는 기록이기에 연연하진 않아요. 요즘 신인 드래프트를 보면 고졸 선수보다 대졸 선수의 지명 확률이 너무 낮은 것 같아요. 제가 지명될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프로 야구 하나만 보고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 드래프트 확률이 낮으면 의욕이 떨어질 거예요. 이럴수록 대학 선수들이 좀 더 악착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자신을 증명해내 KBO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선수도 40홈런을 넘겼잖아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기를 바라요.

2018시즌 제 활약상이 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우여곡절 끝에 좋은 성적을 기록한 뜻깊은 시즌인 만큼 제가 직접 ‘명경기 BEST 3’을 뽑아봤어요.


2018 ‘동미니칸’ 명경기 BEST 3

1위. 한 경기 4홈런 (5월 23일 vs 넥센 히어로즈)

최악의 시즌 초를 보내고 있을 때 갑갑한 속을 뻥 뚫리게 해준 경기였어요. 소위 말하는 ‘뽀록’이었지만요. (하하) 컴퓨터 게임에서도 한 타자가 4홈런을 치긴 힘들잖아요. 근데 그 어려운 걸 해냈다는 게 참 지금도 놀랍습니다. 한 경기 4홈런을 친 건 리그 역사상 다섯 번째인데 좌타자로서는 유일하더라고요. 제가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게 기뻤어요. 그동안의 좌절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울컥했죠.

2위. 데뷔 첫 30홈런 (9월 9일 vs 두산 베어스)

40홈런만큼 잊을 수 없는 숫자죠! (웃음) 두산과의 경기에서 린드블럼을 상대로 초반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2대 1로 지고 있었어요. 4회 말 노수광 선수가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저한테 2사 만루의 기회가 찾아왔어요. 그리고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놓치지 않고 만루 홈런으로 때려냈습니다. 제 개인 커리어 첫 30홈런을 역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하다니, 이런 드라마가 또 있을까요?

3위. 단일 시즌 구단 최다 타점 기록 (10월 13일 vs LG 트윈스)

정규 시즌 두 경기를 남겨두고 113타점으로 정이 형이 기록한 구단 최다 타점 기록과 타이를 세웠어요. 이제 1점만 더 올리면 되는데 두산전과 LG전이 남아있었어요. 두산 경기에서는 선발진에서 제외되고, 감독님과 코치님이 배려해주신 덕분에 기회 때 대타로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어요. 근데 8회 2사 2루에서 1루 땅볼로 죽었어요. 욕심은 없었는데 기회가 한 번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긴장되더라고요. 운 좋게도 마지막 LG전에서는 임찬규 선수를 상대로 첫 타석에 2점 홈런을 때려내며 115점으로 정이 형의 기록을 넘게 됐어요.


구단 최다 기록 경신도 좋았지만 최정이라는 선수는 넘었다는 게 기뻤어요. (웃음) 정이 형은 엄청난 커리어를 가지고 있고 항상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는 선수잖아요. 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죠. 근데 제가 2018시즌은 홈런과 타점 모두 정이 형을 이겼으니까 내심 좋았던 것 같아요. 사랑하는 선배지만 한 번 정도는 올라서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절대 라이벌 의식은 아니에요. (하하) 장난으로 “내가 형 기록을 한번은 깬다”라고 했죠. 꿈을 이뤘어요. (웃음) 정이 형이 부상도 있고 슬럼프가 길어져서 안 좋은 시즌을 보냈는데 아마 그게 좋은 약이 돼서 2019시즌에는 더 잘할 것 같아요. 감사한 선수가 한 명 더 있는데 (노)수광이에게도 고마워요. 1번 자리에서 출루를 잘 해줬기 때문에 기회가 많이 오고 타점도 쓸어 담을 수 있었어요. 수광이가 없었더라면 이만큼 좋은 성적으로 끝낼 수 없었죠.

수광이는 팀에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는 좋은 후배예요. 단점이 있다면 질문을 많이 한다는 것? (웃음) 후배들이 조언을 구하면 성심성의껏 문제를 파악하고 대답을 해주는 편인데 걔는 정말… 엄청나게 물어봐서 가끔 짜증이 나요. 잘하고 있는데도 혼자 걱정하면서 “형 저 잘하고 있어요?”라며 찾아오죠. 병이에요. (농담) 저도 야구에 미쳐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수광이는 저보다 더해요. 둘이 만나면 야구 이야기밖에 안 해요.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토론을 할 때도 있어요. 제가 한 살 많지만, 후배한테 배울 게 있으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2019 새로운 도약

우승의 감격은 충분히 누렸으니 새로 부임하신 염경엽 감독님과 2019시즌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예정이에요. 감독님과 언론사를 돌아다니며 대화를 많이 나누는데 저에 대한 기대감이 크시더라고요. 먼저 저에게 주문하신 것은 5번 타순 고정이었어요. “2번에 있기는 좀 아깝다. 펀치력이 좋으니까 중심 타선에서 잘해보자”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뭐 어디서든 상관없어요! 일단 5번 타자로 쓸 거라는 말은 저를 시합에 내보내 주신다는 큰 의미가 있잖아요. 그것만으로도 감사하죠. 다만 걱정스러운 건 계속 감독님께서 부담을 주시네요. (근심) 감독님도 우승 이후에 바통을 이어받은 거라 걱정이 크실 것 같아요. 인터뷰에서도 ‘부담이 크시겠어요’라고 많이 묻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제가 옆에 앉아 있으면 ‘동민이가 해줄 거예요. 동민이가 우승시켜줄 거예요’라고 하세요. 저한테 거시는 기대가 큰 것 같아 걱정돼요.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해지만 개선할 부분도 많아요. 타격에서는 좌투수에 대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그래서 좌완이 선발로 나오면 시합을 못 나갔어요. 이를 보완해서 좌투수를 상대로도 강점이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요. 타구 분포도도 만족스럽지 않아요. 잡아당기는 타구가 많아서 고르지 못했죠. 조화로운 타구 분포를 위해서 투수의 바깥쪽 공을 어떻게 공략할 건지 타격 코치님과 상의해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수비도 출장 경험이 쌓이면서 늘었다고 하지만 수비는 절대 무너지면 안 되잖아요. 외야는 타구가 맞는 순간의 판단이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제가 아직 부족해요. 베테랑 선수들도 한해를 치르고 다음 시즌에 더 좋아지려고 연구하는데 저는 아직 선배님들 따라가려면 발톱의 때만큼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그래도 정이 형과 (이)재원 형이 함께한다니 다행이에요. 둘 다 빠지면 전력이 약해지는데 남아줘서 고마워요. 형들이 있었기에 우승을 할 수 있었고 2019년에도 다시 정상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연히 저도 한 몫 거들 거고요. 좋은 계약으로 팀에 남게 된 걸 축하하고 저는 FA가 당장 앞에 안 보이지만 2019년에도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FA에 대해서는 아직 감흥도 없어요. 예전에는 미래를 그려보곤 했는데 그렇게 사니까 피곤하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다가올 거대한 사건들은 점점 다가올 때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우선, 제가 야구장에서 잘해야죠! FA는 스스로가 얼마만큼 하냐에 따라서 몸값이 좌우되잖아요. 지금 제가 얼마를 받고 싶다고 상상하는 것은 무의미하죠. 가장 먼저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된 이후에 좋은 금액으로 계약을 하고 싶어요. 단장님 보고 계시죠? (하하)


야구란 저에게 신의 한 수예요. 어린 시절 장래희망이 체육 선생님이었거든요. 체육을 워낙 좋아했고 야구 말고도 여러 운동 종목에서 스카우트 요청이 왔어요. 태권도 선수 제의도 들어 왔었고 육상부에서도 달리기 선수를 하지 않겠느냐고도 했죠. 지금은 제가 달리기가 느리지만 어릴 때는 달리기가 빨랐어요. (웃음) 하지만 저는 야구를 선택했죠. 사실 야구를 시작할 때도 당연히 금방 관두고 공부를 할 줄 알았어요. 야구 선수의 길을 걸을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죠. 하지만 지금은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방송할 수 있는 비주얼도 아니고… 야구를 했기 때문에 방송도 하고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도 하고 있잖아요. 특히 팬 여러분을 만났고요. 야구는 제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한 수예요.

이 한 수를 후회로 만들고 싶지 않아요. 곧 훈련에 들어갈 텐데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서 바로 실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할 거예요. 매년 한 단계씩 성장해서 완성형 타자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테니까. 2019시즌도 저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

아차차! 골든 포토상을 받을 때도 어물쩍하다가 깜빡했는데 팬분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정말 여러분이 SK 와이번스를 사랑해주신 덕분에 저희가 우승까지 할 수 있었어요. 많이 찾아주셔서 항상 고마워요. 매일 웃게만 해드리고 싶은데 제가 속도 많이 썩이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슬픔) 2019년에도 지난 해 못지않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앞으로도 지금처럼 응원해주세요. 제 이름 많이 연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해요!


더그아웃 매거진 93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93호(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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