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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의 눈]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누구인가.."수영연맹 쿠데타도 잘 진압했던 사람"

박동희 기자 입력 2019.01.15. 14:26 수정 2019.01.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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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의 사퇴 요구에 직면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사업가 출신으로 체육계 진출, 대한체육회장 자리까지 올라
-대한수영연맹 시절부터 논란 끊이지 않았던 ‘트러블 메이커’
-태광그룹 골프 접대 의혹 ‘허브’ 지목… 체육 권력 사유화 비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둘러싼 체육 권력 '사유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사진=MBC)
 
[엠스플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4)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 공분을 사는 체육계 성폭력과 관련해 대한체육회와 이기흥 회장 책임론이 불거진 까닭이다.
 
이 회장이 논란의 장본인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한수영연맹 회장 시절부터 박태환 포상급 지급 거부, 관리단체 지정 등으로 숱한 비판을 받았던 그다. 
 
대한체육회장 당선 이후에도 이 회장은 부정선거 논란, 올림픽 자원봉사자에 갑질 논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후보 ‘셀프 추천’ 등의 부정적 이슈로 언론에 등장했다. 지난해엔 '호화 접대 골프'의 중심 인물로 등장하며 체육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됐다. 
 
골재 사업으로 자산가 등극, 재력 바탕으로 종교계와 스포츠계 진출
 
사업가 출신 이기흥 회장은 짧은 시간 만에 한국 체육계 수장 자리까지 올라섰다(사진=MBC)
 
이기흥 회장은 40대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스포츠와는 큰 관련이 없는 인생을 살았다. 1985년 신민당 이민우 총재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 회장은 1989년 레미콘 제조업체 (주)우성산업을 설립해 사업가로 활동했다. 
 
골재 사업으로 출발한 이 회장은 1990년대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건설 때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번 돈으로 사들인 땅이 나중에 택지로 개발되면서 자산 규모가 수천억 원대로 불어났다는 게 재계 인사들의 공통된 얘기다.
 
재력가가 된 이 회장은 종교와 스포츠를 통해 세력 만들기에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장으로 종교계와 인연을 맺은 이 회장은 2000년 대한근대5종연맹 부회장을 맡아 체육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이 회장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2010년부터 2016년 3월까지 대한수영연맹 회장과 아시아수영연맹 부회장, 국제수영연맹 집행위원 등을 지냈다. 2004년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았고 2010년엔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2012년엔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단장을 맡아 체육계에 이름을 알렸다. 
 
한 체육계 인사는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시절 이 회장이 체육계의 실력자로 급부상했다 강력한 불교 특정 인맥을 바탕으로 이 회장이 체육계에서 승승장구했다 고 설명했다. 
 
체육계에서 쌓은 경력과 세력을 발판으로 이 회장은 2013년 대한체육회 수석부회장을 맡았다. 그리고 2015년 4월 대한체육회 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단체 통합 작업에 참여했다. 2016년 10월. 이 회장은 사상 첫 통합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됐다.
 
금품수수, 부정선거, IOC 위원 셀프추천, 갑질까지… 논란 끊이지 않은 ‘트러블 메이커’
 
이기흥 회장(사진=엠스플뉴스)
 
이기흥 회장이 '체육계 수장'이란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동안,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2005년 이 회장은 관급공사 수주 청탁 명목으로 건설업체로부터 수억 원의 금품을 받고,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1심에선 징역 5년, 2심에선 징역 1년 6개월을 받은 이 회장은 대법원에 상고했다가 2007년 12월 돌연 상고를 포기한 채 형을 확정 받았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이 회장은 법무부의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사면 복권됐다.
 
대한수영연맹에서도 잡음이 계속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이 회장은 박태환에게 포상금 지급을 거부해 여론의 큰 비판을 받았다. 2016년엔 연맹 전무가 국가대표 선발 대가로 돈을 받아 구속되고, 이사가 공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챙기는 대형 비리사건이 터졌다. 몇몇 구성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수영연맹의 구조적, 고질적 비리가 불거진 사건이었다. 
 
결국 대한체육회는 2016년 3월 수영연맹을 관리단체로 지정했고, 이 회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전원 사퇴했다. 놀라운 건 수영연맹을 관리단체로 전락시킨 장본인 이 회장이 그로부터 7개월 뒤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 회장선거에 출마해 당선까지 됐단 점이다. 
 
체육계 인사들이 관리단체면 기업으로 칠 때 법정관리 신세가 된 것과 같다. 관리단체 출신 회장이 대한체육회장이 됐다는 건 법정관리 기업 대표가 전경련 회장이 된 것과 같은 소리 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대한민국 체육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고 한탄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대한체육회장 당선 이후엔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선거인 명부에 등재된 1405명의 선거인 가운데 380명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었고, 동일한 주소지로 등재된 선거인도 160여 명이나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낙선한 후보는 법원에 회장 직무정지 및 직무 대행자 선임 가처분 신청과 선거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2017년 7월 원고 패소 판결이 나오면서 이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2017년 6월엔 IOC 위원 후보 ‘셀프추천’ 논란이 일었다. 대한체육회 이사회가 이 회장에게 IOC 위원 후보 추천 권한을 위임한다고 의결한 뒤, 이 회장이 자신을 후보로 추천하면서 불거진 논란이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많은 사람과 의논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권유하는 절차를 거쳤다”는 해명을 내놨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선 ‘갑질’ 논란이 터졌다. 올림픽 자원봉사자 및 계약직 운영인력들의 익명 커뮤니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게시물이 발단이었다. 
 
고발 내용은 이 회장이 올림픽 경기장 IOC 예약석에 무단으로 앉아 있었고, 자원봉사자가 이를 제지하자 ‘야! IOC 별 거 아니야’라며 ‘막말’을 했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는 언론을 통해 “이 회장의 AD 카드는 문제가 된 자리에 앉을 권한이 있는 카드였다”고 해명했다. 
 
MBC ‘스트레이트’, 태광그룹 골프 접대 의혹 핵심으로 이기흥 회장 지목해
 
MBC 스트레이트는 이기흥 회장이 골프 접대 허브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사진=MBC)
 
지난해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드러난 의혹은 그간 이기흥 회장을 향해 제기된 각종 논란과는 스케일이 달랐다. 이날 방송에선 최고급 골프장 ‘휘슬링락’의 지분 100%를 소유한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을 정조준했다. 
 
태광그룹 이 회장은 2010년 4천억 원대 비자금과 530억 원대 횡령, 950억 원의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병보석’을 이유로 보도 전까지 단 63일만 구치소에 머물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사이 이 회장의 재산은 10년 전보다 3배나 늘어난 1조 3천억 원이 됐다.
 
이는 최고급 골프장 ‘휘슬링락’을 거점으로 정관계 유명 인사들에 제공한 ‘골프 접대’와 무관하지 않았다는 게 ‘스트레이트’의 지적이다. 하루 수백만 원대 골프를 친 인사 명단에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 실장,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김종훈 전 의원,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김수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최규연 전 조달청장 등의 이름이 줄줄이 등장했다. 
 
방송에선 이들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지목했다. 이 회장은 앞에 언급된 정관계 인사 일부를 초청해 총 5차례 비용을 결제했다. 이 가운데 4번은 170만 원짜리 휘슬링락 골프 상품권을 사용했는데, 시중에 판매되지 않고 계열사에만 판매되는 상품권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1번은 태광그룹이 150만 원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계, 종교계, 체육계까지 풍부한 인맥을 자랑하는 이 회장이 골프 상품권을 이용해 태광그룹과 정관계 인사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태광 이호진 회장의 최측근이자 ‘휘슬링락’ 사장인 김기유 씨의 대학 동창이기도 하다. 
 
2016년 11월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 회장의 대한체육회장 취임식만 봐도 이 회장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당시 행사장엔 1,000여 명이 참석해 ‘초호화’ 취임식을 치렀다.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남경필 당시 경기도지사가 참석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축전 대독도 등장했다.
 
이 회장이 취임 뒤 이사회 의결 없이 만든 ‘미래기획위원회’의 면면도 화려했다. 이귀남 위원장(전 법무부 장관)과 차문희(전 국정원 제2차장), 권기선(전 부산지방경찰청장), 김용섭(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김병철(전 감사원 감사위원), 반장식(전 기획재정부 차관), 전충렬(행정안전부 인사실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이귀남 위원장은 ‘스트레이트’가 보도한 골프 접대 명단에 등장했던 인물이다.
 
관리단체 출신 회장을 대한체육회장으로 앉힌 이들은 다름 아닌 체육계 고위 인사들이었다. 이 가운데 많은 이가 기업인 경기단체 수뇌부들이었다. 엠스플뉴스는 지난해 현직 기업 대표인 경기단체 수뇌에게 법정관리 기업의 대표를 전경련 회장으로 뽑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 경기단체 수뇌는 "우리끼리니까 하는 소리"라는 묻지도 않은 단서를 달고서  말이 되는 소리냐. 누가 그런 정신 나간 짓을 하겠느냐 고 답했다. 그렇다면 “왜 재계는 안 되고, 체육계는 되냐”는 질문에 이 기업인 수뇌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한체육회가 하는 일이 뭐에요? 금메달 많이 따는 거 아닙니까. 금메달만 많이 따게 해주면 그게 관리단체 출신 회장이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때요? 이 회장 보니까 수영연맹 쿠데타도 진압 잘 했더만 뭐. 이렇게 힘 있는 사람이 회장이 돼야 체육계도 '찍' 소리 안하고 금메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거예요. 5공 때도 봐요. '확' 눌러버리니까 우리 경제가 얼마나 잘 돌아갔는지.  
 
이것은 실화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체육 카르텔의 진심일지 모른다. 대한민국 체육계는 여전히 '금메달이 아니면 죽음'이란 식의 쌍팔년도 '태극전사 프레임'에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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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희,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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