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UAE까지 동행한 의무팀 직원, 'KFA와 불화'로 사직..'의무팀 혼란 야기'

최용재 2019. 1.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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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용재]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호가 '부상병동'이 됐다.

나상호(FC 도쿄)가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 기성용(뉴캐슬)이 오른쪽 햄스트링에 부상을 당했고, 이재성(홀슈타인 킬)도 오른쪽 엄지발가락 부상에 신음했다. 권경원(톈진 콴잔) 역시 허벅지 통증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을 치르기 위해 UAE에 입성한 뒤 단 한 번도 23명 전체가 함께 훈련하지 못했다. 벤투호는 '부상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 명의 낙마자가 발생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0일 "기성용의 부상 회복이 더딘 것으로 확인돼, 소속팀 복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기성용의 회복 속도가 빠르다며 낙관하던 이들은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왜 대표팀에 이런 일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역대 메이저 대회에 참가한 대표팀 중 이토록 부상에 시달린 대표팀은 없었다.

일각에서 주치의가 흉부외과 의사라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꼭 정형외과 의사가 아니더라도 주치의는 할 수 있다. 예전에도 정형외과 의사가 아닌 이가 했고 큰 탈이 없었다. 전문 분야가 아닌 다른 부위에 부상이 생기면 다른 분야 전문가와 상의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UAE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표팀 의무팀에 '큰 혼선'이 있었다. 일간스포츠의 취재 결과, 의무팀 직원 A씨가 UAE까지 동행했지만 아시안컵을 코앞에 두고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벤투호는 지난해 12월 23일 UAE로 입성했다. A씨 역시 대표팀과 함께 UAE까지 갔다. 그런데 1월 초에 갑자기 짐을 싸 대표팀을 떠났다.

의무팀은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주치의가 부상의 정도를 판단한다면 의무팀은 치료와 재활을 전담한다. 특히 재활은 의무팀의 핵심 책무다. 의무팀의 경쟁력에 따라 재활 속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런 중요한 의무팀 내부에 혼선이 있었으니 제대로 일이 돌아갈 리 없다. 특히 아시안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직원이 그만 둬 혼란의 크기는 더욱 커졌다.

더욱 큰 문제점은 A씨가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몸담았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표팀 의무팀에서 경험과 노하우에 있어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랜 기간 대표팀에 있었기에 친한 대표팀 선수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대표팀 선수들의 몸 상태와 대표팀 선수의 맞춤형 재활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의무팀은 실력과 함께 대표팀 선수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방법이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는 단기간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A씨가 의무팀에서 갑작스럽게 떠났다. 분명 대표팀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표팀 선수들도 혼선을 빚을 수 있다. 특히 부상 중이거나 재활하고 있는 선수들에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A씨는 왜 의무팀을 떠났을까. A씨는 대표팀에 큰 애정을 가진 인물이다. 대표팀과 더 오래 함께하고 싶었다. 하지만 KFA와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돈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축구 관계자는 "A씨는 정말 실력이 좋은 친구다. 대표팀에서도 오래 했다. 그가 떠난 이유는 KFA와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A씨는 대표팀에서 더 함께하고 싶었다. 그래서 UAE까지 왔을 것이다. 하지만 KFA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인사를 합류시켰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KFA에 A씨의 사직 배경을 물었다. 그러자 KFA는 "그 직원과 계약이 작년 12월 말로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추가 설명은 듣지 못했다.

KFA의 이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말에 계약이 종료됐다면 UAE까지 왜 동행했는가. 계약이 종료된 자가 굳이 10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UAE까지 갈 이유는 없다. UAE까지 갔다는 것은 대표팀과 계속 일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고, 도중에 돌아갔다는 것은 불화가 UAE에 도착한 뒤 커졌다는 의미다.

KFA는 UAE아시안컵을 앞두고 한국의 취재진에게 '2019 AFC 아시안컵 미디어 가이드북'을 배포했다. 여기에는 UAE아시안컵 파견 스태프 명단이 적혀 있다. 이 명단 안에는 A씨가 버젓이 포함돼 있다. 이는 KFA 역시 A씨와 아시안컵을 함께하고자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떻게 지난해 12월 말 계약 종료인 자를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 명단에 포함시킬 수 있나. 앞뒤가 맞지 않는다.

KFA의 아마추어적 행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A씨와 아시안컵을 함께하려면 확실히 그를 잡아야 했고, 지난해 12월 말에 계약을 종료할 것이었다면 진작 다른 대체자를 구했어야 했다. 아시안컵 직전에 핵심 의무팀 직원을 교체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의무팀의 안정화 구축에 실패했다. 경기와 훈련에만 집중해야 할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그러면서 부상자가 연이어 나왔고, 재활 속도는 현격히 느려졌다. 이재성의 부상 부위를 잘못 파악했다. 더욱 심각한 일은 기성용의 햄스트링 부상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그를 정상 훈련에 참가시켰다는 것이다. 기성용은 끝내 낙마했다. 이것이야말로 전문성 부족이다.

물론 선수들이 부상당하고 재활 속도가 느린 이유를 A씨의 사직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KFA가 큰 대회를 앞두고 파견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큰 혼란이 야기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두바이(UAE)=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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