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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사상 극도로 어려웠던 13개의 라이

입력 2019.01.2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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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 로리의 아부다비 첫날 5번 홀 상황.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셰인 로리(아일랜드)가 최근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HSBC챔피언십에서 막판 역전극으로 유러피언투어 4승째를 올렸다. 대회 첫날 10언더파 62타의 코스 레코드를 세우면서 경기의 흐름을 리드한 것이 승리를 견인했다고 할 만하다. 골프 대회를 보면 공은 어쩌면 그렇게 기기묘묘한 곳까지 찾아들어간다. 그리고 선수들은 온갖 기량을 동원해 그곳에서 필사적으로 탈출하려 애쓴다. 골프 역사상 특이했던 라이와 그걸 극복하거나 좌절한 13건의 사례를 소개한다.

로리는 첫날 최악의 라이에서 샷을 해 파를 잡으면서 우승에 큰 모멘텀을 얻었다. 5번 홀(파4 468야드)에서 드라이버 샷이 쓰레기 더미로 향했다. 로리는 공이 굴러 떨어진 계곡으로 내려가서 간신히 공을 찾았다. 그나마 칠만한 곳에 놓여 있는 공을 보다가 로리는 차분하게 셋업을 한 뒤에 두 번째 샷을 했고 천만다행으로 이 홀에서 파를 지켰다. 그리고 로리는 이날 이 코스의 최저타인 10언더파 62타를 작성했다.

로열 버그데일 16번 홀에 새겨진 아놀드 파머의 샷을 기리는 동판.


파머 1961 디오픈: 아놀드 파머가 1961년 7월14일 디오픈이 열린 잉글랜드 로열버크데일 1라운드 16번 홀에서 한 티샷은 모래 도랑이 있는 블랙베리숲 밑으로 떨어졌다. 파머는 6번 아이언을 들고 과감하게 휘둘렀다. 무지막지한 힘으로 내려친 덕에 공은 도랑에서 빠져나와 그린을 향했다. 그리고 3일 뒤에 파머는 다이 리스를 한 타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후에 골프장은 파머가 위기를 탈출한 지점에 동판을 새겨 오늘날까지 기리고 있다.

세베 1979년 디오픈: 역대 최고의 샷 감각을 가졌다는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가 1979년 로열리덤&세인트앤에서 열린 디오픈 마지막날 2타차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살짝 방심한 탓일까 16번 홀에서 티샷이 강한 바람에 휘면서 홀 왼쪽의 갤러리용 자동차 주차 구역에 빠졌다. 자동차는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이다. 바예스테로스는 거기서 구제를 받아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잘 안착시켜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과감하면서 한편 무모하기 이를 데 없는 샷을 한 그는 위기를 우승 기회로 활용한 천재였다.

오스틴 2007 프레지던츠컵: 2007년 9월29일은 캐나다 로열몬트리올GC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둘째날이었다. 43세의 베테랑 우디 오스틴(미국)의 두 번쌔 샷이 14번 홀 그린 옆 워터해저드로 향해 경사가 급박한 곳에 공이 멈춰 있었다. 승부에 몰두하던 오스틴은 거기서 샷을 했으나 급경사였던 터라 균형을 잃고 몸이 거의 180도로 회전하면서 물에 빠졌다. 갤러리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하지만 오스틴은 이어진 16번 홀부터 세 홀에서 결정적인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상황을 뒤집었다. 그는 다음날 물안경을 끼고 나타나서 다시 한번 갤러리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매킬로이 2011 마스터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011년 마스터스 마지막날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대로 선두를 유지하면 처음으로 그린재킷을 입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반이 시작된 10번 홀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지는 훅 샷이 나오면서 공은 오두막 앞의 화단으로 날아갔다. 정원에서 두 번째 타수를 맞은 매킬로이가 탈출에는 성공했으나 결국 트리플 보기로 그홀을 마쳐야 했다.

가르시아가 나무 위로 올라가 한 손으로 클럽을 거꾸로 쥐고 샷을 시도하고 있다.


가르시아 2013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 2013년 올랜도 베이힐에서 열린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의 티샷이 코스 왼쪽 나무로 향하더니 땅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가서 살펴보니 갈라진 가지 사이에 떨어져 있었다. 주변에 있던 갤러리의 부축을 받아 나무 위로 올라간 가르시아는 왼 팔로 나무를 잡고 지지한 뒤 왼 손으로 클럽을 거꾸로 잡아서 쳐내 페어웨이로 공을 보냈다. 만약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더라면 벌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르시아는 현명하게 위기를 모면했다.

드뷔송 2014 엑센추어매치플레이: 빅터 드뷔송(프랑스)은 2014년 애리조나주 마라나에서 열린 엑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제이슨 데이(호주)를 만나 동점으로 정규홀을 마쳤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드뷔송의 두 번째 샷이 그린 너머 선인장 바로 밑으로 공이 흘러갔다. 하지만 거기서 한 세 번째 샷이 절묘하게 홀에 붙으면서 승부는 올스퀘어 상태가 되어 연장 홀로 넘어가게 됐다. 물론 네 번째 홀까지 가는 연장승부 끝에 데이가 우승했으나 드뷔송의 러커버리는 두고두고 기억될 만했다.

필 미켈슨이 VIP갤러리석에서 샷을 하고 있다.


미켈슨 2014 바클레이스: 미켈슨은 지난 2014년 미국 뉴저지의 리지우드CC에서 열린 바클레이스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5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너무 길어서 VIP 관람석(호스피탤리티 텐트)으로 날아갔다. 공을 찾긴 했는데 카페트가 깔린 라운지 위였다. 골프룰 상 관람석은 대회를 위해 설치된 임시 장애물이므로 무벌타로 구제받고 드롭할 수 있었다. 미켈슨은 거기서 서드 샷을 했으나 벙커에 빠졌고 결국 보기로 홀아웃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다음날도 미켈슨의 공이 비슷한 곳에 떨어졌다.

미켈슨 2016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필 미켈슨은 2016년 애리조나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에서 열린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18번 홀에서 세 번째 샷이 코스 펜스 철망 밖에 멈춰있었다. 상황을 살피던 미켈슨은 카트길 밖에서 웨지 샷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임팩트때 헤드와 철봉이 부딪치는 금속성 소리가 났으나 공은 원하는 방향으로 향했다. 하지만 결국 그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한 미켈슨은 잠시 후에 자신이 트러블 샷을 했던 주차장 근처로 돌아가 차를 몰고 집으로 떠났다.

코크락 2016 웰스파고챔피언십; 제이슨 코크락은 지난 2016년 5월7일 노스캐롤라이나 샤롯테의 퀘일할로우클럽에서 열린 웰스파고챔피언십 2번 홀에서 한 세컨드 샷이 VIP관람석 2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코크락은 천장을 피해 탄도가 낮은 칩샷을 했고 마침내 그린에 안착하면서 파를 잡을 수 있었다.

캘리 크래프트가 갤러리 보행 통로에서 두번째 샷을 하고 있다.


크래프트 2017 존디어클래식: 켈리 크래프트는 2017년 존디어클래식 파5 569야드의 17번 홀에서 한 티샷이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갤러리석 옆의 인조잔디가 깔린 통로에 떨어졌다. 그린까지는 아직 한참 남은 거리에서 그는 아이언을 잡고서 냅다 스윙했고 공은 좁은 통로 위를 떠올라 나무숲을 헤치고 페어웨이 방향으로 향했다.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 홀이었으나 그의 샷은 그대로 직진으로만 갈라 파를 잡아냈다.

스피스 2017 디오픈: 조던 스피스(미국)는 지난 2017년 디오픈에서 공이 왼쪽으로 휘면서 용품사들의 투어밴들이 주차해있던 곳으로 향했다. 거기서 한 진짜 위기는 13번 홀(파4)에서 찾아왔다. 전반에만 3타를 잃고 매트 쿠차(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락한 상황에서 스피스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휘어져 날아갔다. 스피스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공은 깊고 질긴 러프에 숨었다. 스피스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페어웨이 우측에서 세 번째 샷을 했다. 약 270야드가 남은 옆 홀에서 3번 아이언으로 한 샷이 그린 앞에 떨어졌고 보기로 막았다. 더블보기 이상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의 최고의 위기 극복이었다. 그날 스피스는 남은 홀에서 이글과 보기를 잡아내 클라렛 저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폴터 2018 아부다비HSBC챔피언십: 역시 아부다비에서 열린 지난주 대회 마지막날. 파4 16번 홀에서 이안 폴터(잉글랜드)의 두 번째 샷이 벙커도 아닌 나대지로 튀더니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폴터는 몸을 납작 굽혀 동굴 안으로 기어들어가더니 거기서 샷을 했다. 하지만 클럽을 제대로 백스윙 할 수 없는 지점이어서 볼은 입구 밖으로 나오는 데 그쳤다. 폴터는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적어내면서 공동 6위에 만족해야 했다.

sports@heraldcorp.com